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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6.05.02 14:45 | 수정 2016.05.12 10:28
안전, 상상력을 자극하라이충호 안전보건공단 서울지역본부장

세월호 사고를 전후해 잇따라 발생하던 화학물질 누출, 화재폭발 등 대형사고가 한동안 잦아드는 추세를 보이더니 최근 사망사고 등 대형사고가 늘어나 긴장케 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조사대상 중대재해가 건설업종을 중심으로 매월 증가폭이 늘었다. 일정기간을 주기로 대형사고의 발생빈도증가가 반복되는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탓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큰 사고는 1912년 타이타닉호의 침몰일 것이다.

타이타닉호는 4만8000t의 배수량을 자랑하는 거대한 배였다.

3단 팽창 왕복엔진에 거대한 터빈엔진으로 증강돼 시속 40km의 속력으로 항해할 수 있는 배였다.

사고가 발생한 날 같은 운항로를 앞서 출발한 배를 통해 큰 빙산이 평소보다 남쪽으로 많이 내려와 있다는 정보도 타이타닉호 항해사들은 파악하고 있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타이타닉호 침몰의 원인으로 선체 동판을 연결하는 고정쇠의 강철이 불안정해 대서양의 차가운 바다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부러지기 쉬운 결함을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로 회수된 타이타닉호 강철을 시험해 본 결과 강철에 포함된 유황성분이 당시 기술력에서 요구하는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타이타닉호의 자매선인 올림픽호는 같은 재료로 건조됐는데 1930년 폐선 때까지 문제없이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면 침몰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최근 연구자료에 의하면 침몰의 원인을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기 보다는 사람에게 있었다는 견해다.

인간의 착오, 책임의 회피, 그리고 오만함에서 기인하는 자만심이 바로 원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한가지를 추가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상상력의 부재를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인간은 일상 속에서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바라볼 때 대부분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

뉴스에 나오는 사고나 사건이 본인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타이타닉호 승객은 최고의 배에 타고 여행하는 행복감에 심취해 있었다.

항해사, 선장 모두 자기들이 타고 있는 배는 최고의 창조물이라는 자부심에 빠져 있었다.

배의 주인을 포함해 이들 누구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얼마되지 않아 상상하지 못한 악몽을 경험하게 된다.

최근 발생한 중대재해 사례를 보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용접공이 가연물이 잔뜩 쌓인 지하공간에서 토치에 불을 붙인다.

수없이 많은 용접 경험에서 나오는 자만심이 기본적인 안전조치 의무를 생략하게 만든다.

전자부품제조업체 근로자가 시신경계 마비로 시력을 상실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메틸알코올을 사용해 작업을 하다 중독사고를 당했다.

근로자는 이 물질이 인체에 어떤 유해성이 있는지 모르고 사업주는 원가만을 생각해 “무슨 일 있겠어!”만을 반복했을 것이다.

오랫동안 방치된 지하 맨홀에 청소를 하러 들어간 근로자 2명이 모두 사망했다. 산소가 없으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탓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고는 불안전한 상태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보다 사람이 사고 발생 전에 한 의사결정과정과 행동에 기인한다.

드러난 위험은 이미 위험이 아니다. 잠재돼 보이지 않는 위험, 즉 사람의 불안전 행동에 기인하는 위험요인이 사고를 일으키는 근본원인이다. 이를 찾아내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안전은 상상력으로부터 시작된다(Safety begins with imagination).

안전은 나를 비롯해 내가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불행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마음속에 실체화할 때 시작된다.

이때야 비로소 ‘예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게 되고 일정주기를 갖는 사고 반복의 악습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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