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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6.08.23 17:04 | 수정 2016.08.23 17:04
을지연습과 징비록의 교훈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이었던 서애 류성룡 선생은 왜란이 끝난 뒤 참혹했던 전쟁을 회고하고 여러 실책들을 반성하면서 후세가 앞날을 대비하는데 교훈으로 삼고자 ‘징비록(懲毖錄)’을 저술했다.

징비록의 ‘징비(懲毖)’란 시경(詩經)의 소비편(小毖篇)에 나오는 구절로 ‘전에 있던 잘못과 비리를 경계해 삼간다’는 뜻으로 ‘평화로울 때 국방을 소홀히 하고 적 앞에서 국론이 분열되는 것은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교훈을 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400여년전 류성룡 선생이 후손들에게 남긴 징비록의 교훈을 실천하지 못하고 멀리는 병자호란, 가깝게는 구한말의 국권상실과 6·25전쟁의 참화를 겪었다.

국가비상대비훈련인 을지연습은 올해로 49회째를 맞았다.

1968년 1월 21일 북한의 청와대 습격사건을 계기로 우리의 비상대비태세를 반성하고 범정부적인 비상대비태세를 완비하기 위해 매년 실시해 오고 있다.

북한의 안보위협에 대응해 매년 그 방법과 내용이 계속 진화, 현재는 민간과 정부 그리고 군이 함께 전시상황에 대비하는 가장 대표적인 훈련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보면 을지연습은 안보위협에 대비해 징비록의 교훈을 가장 잘 실천하는 훈련이다.

올해의 을지연습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3박4일간 실시됐다.

모든 행정기관과 민간 동원업체 같은 4000여개 기관에서 48만여명이 참여해 대규모로 진행됐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다양한 안보위협을 고려해 주민대피훈련과 국가 중요시설 방호, 테러대비훈련을 포함해 유사시 대응요원 동원과 상황대처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일부에서는 해마다 반복해 실시하는 을지연습의 필요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훈련과 연습은 유사시 본능적 또는 조건반사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체득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2001년 9·11테러 때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해 있던 모건스탠리의 직원 2687명 전원이 생존했다.

이는 평소 3개월에 한번씩 매뉴얼대로 반복훈련을 한 결과라고 평가되고 있다.

전쟁과 같은 위협에 대비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우수한 무기체계나 대비계획을 갖고 있어도 실제 작동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연습과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을지연습을 매년 반복해 실시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1년 중 3박4일이라는 을지연습 시간은 국가안보를 위해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

따라서 을지연습에 참여한 요원들은 자신들의 임무를 재확인하고 대비 절차를 숙달할 수 있도록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연습에 임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들도 을지연습기간 중 민방공대피훈련을 통해 주변의 대피소 위치를 한 번 더 확인하고 비상시 행동요령을 숙달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가정과 직장에서는 비상시를 대비한 식량 및 구급약품과 같은 물자가 갖춰져 있는지, 가족과 직장동료의 안전을 위한 대비가 잘 돼 있는지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전쟁의 참화를 겪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후세에 징비록을 남긴 서애 류성룡 선생의 교훈을 되새기며 이번 을지연습을 통해 우리의 안보태세를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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