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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6.09.08 07:00 | 수정 2016.09.08 17:06
재난관리자원 통합관리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전쟁에서 제대로 된 병참 또는 군수의 확보여부는 전쟁의 성패를 좌우한다.

항우와 유방이 다투고 수많은 영웅이 명멸했던 초한지와 삼국지를 보면 군량미, 화살, 말(馬)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아니면 빼앗거나 남의 것을 태워버리는 전후가 도처에 나온다. 그 만큼 전쟁의 핵심요소였던 것이다.

한(漢)나라의 시군 유방은 항우와의 전쟁에서 이긴 후 전쟁 영웅인 한신보다도 후방에서 보급을 해준 소하의 공을 으뜸으로 친 것도 군수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일이다.

병참 확보가 중요한 것은 서양에서도 그리고 최근에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잘 닦여진 고속도로망은 1950년대 아이젠하워 대통령 때 상당수가 건설됐는데 그 이유는 경제적 이유나 국민 편의가 아니라 미국의 동부와 서부간 신속한 병참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대규모 재난의 대응은 전쟁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오래 지속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화재나 재난발생 초기 인명구조나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구조 장비·물자·인력의 신속한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백명의 인명을 빼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시 인명탐지장비는 물론 도심 한복판에 포크레인과 살수차 동원이 긴급했다.

2007년 겨울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시에는 긴 해변가 가득 두껍게 깔린 기름을 빨아들일 장비와 대량의 기름 흡착재가 필요했다. 2012년 9월 구미공단에서 불산가스 누출 때는 화학보호복과 소석회 등 방제물자 확보가 관건이 됐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 재난에 있어서 관련 필요물자를 얼마나 빨리 필요한 만큼 재난현장에 지원하는 것이 재난관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재난관리자원은 전쟁의 군수물자 관리보다 어쩌면 훨씬 난이도가 높은 일일 수도 있다.

풍수해 등 자연재난에서 화재, 붕괴, 폭발, 가스유출 등 다양한 재난 유형마다 필요 자원이 다르고 필요 수량도 미리 확정하기 곤란하다.

또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몰라 신속한 지원도 늘 고민이 되는 일이다.

이는 화재시 소방차가 골든타임 내 도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생각해보면 느낄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는 2014년부터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단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재난관리자원을 통합관리하기 위해 재난관리자원 공동활용시스템((DRSS·Disaster Resource Sharing System)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즉 평상시 재난관리자원을 한곳에서 통합관리하고 재난 발생시 적재적소에 자원을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올해 6월부터 모든 지방자치단체, 12개 중앙부처와 유관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통합관리하고 있다. 또 내년 6월까지 민간보유 자원까지 통합관리하게 되면 명실상부한 국가차원의 재난관리자원 공동활용시스템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제 재난이 발생하면 재난관리자원 공동활용시스템을 통해 어느 기관이 필요자원을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는지 조회할 수 있다. 또 필요한 자원을 신속하게 지원 요청함으로써 재난현장에 바로 투입이 가능하게 된다.

이와 함께 구축된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고 재난현장에서 민·관이 신속하게 협업을 하느냐가 중요한 일이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민간단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시스템에 등록하는 한편 그 변동사항도 정확히 관리돼야 한다.

또 재난이 발생하면 자재와 장비, 인력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비상연락망 구축과 교육, 훈련을 통한 민간과의 협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재난관리자원 공동활용시스템이 모든 재난관리자원을 한곳에서 통합관리함으로써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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