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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6.11.15 17:05 | 수정 2016.11.15 17:05
나는 정직한 사람인가?김연지 안전보건공단 교육미디어실 과장

‘부정부패’를 의미하는 썩을 부(腐)는 정부(政府)를 가리키는 관청 부(府)에 고기 육(肉)이 결합된 글자다.

이 문자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고기가 매우 비싼 음식이었기 때문에 관료들에게 뇌물을 줄 때면 주로 고기가 사용됐다고 한다.

이로 인해 관청에 고기를 붙여 부패의 부(腐)자가 만들어진 것이다.

먼 옛날부터 공직사회에는 청탁, 금품수수가 있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어 씁쓸하다.

부정부패가 극심한 중국에서는 이를 꼬집으며 현대의 청탁 트렌드를 반영해 고기(肉) 대신 금(金)과 여자(女)를 붙인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부정부패 문제는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1년 일어난 ‘벤츠검사 사건’은 우리나라 공직사회 현실을 여실히 보여 줬다.

현직 여검사가 변호사로부터 사건 청탁에 대해 벤츠 자동차와 샤넬 가방 등 고가의 선물을 받았음에도 내연관계에서 주고 받은 선물이라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은 것이다.

거액의 금품을 수수하고도 혐의를 일부 벗거나 무죄를 받는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현실을 지켜본 국민들의 마음에는 좌절과 분노의 멍이 들었고 공직자의 부정부패 방지법안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어났다.

이를 계기로 ‘김영란법’이 발의됐고 3년여의 우여곡절 끝에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됐다.

김영란법의 주요 골자는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더라도’ 공직자가 100만원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는 내용이다.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금품의 범위는 식사 기준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이다.

부정청탁 대접을 받은 사람은 물론이고 부정청탁을 한 사람까지 과태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적용 대상자는 사실상 전 국민이라고 볼 수 있다.

공직자의 비리에는 처벌을 강화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도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가벼운 부정을 저지르는 경우는 반응이 좀 다르다.

못본 척 하기도 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함께 하기도 한다.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이에 대해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착하다고 생각하고 싶으면서도 돈도 많이 벌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누구나 어느 정도의 부정행위가 ‘죄’가 되는지 자기만의 기준이 있으며 자신을 정직한 사람이라 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이 기준을 한번 깨고 나면 더 이상 자기 행동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부정행위는 계속된다. 때문에 최초의 부정에 대한 도덕적 인식과 잘못된 행동 하나하나가 모였을 때 빚어질 결과에 대해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법은 범죄자를 형벌에 처하는 것으로 사회질서를 보존하는 반면 윤리와 도덕은 인간의 도덕심에 호소해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한다.

간단한 도덕규범을 상기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개개인이 부정한 행동을 할 위험은 줄어 든다고 한다.

우리가 부정행위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최초의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동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직사회 윤리기준이 강화되면서 산업재해예방 사명을 수행하는 안전보건공단 직원의 언행도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킨다는 고귀한 사명은 청렴의 맑은 물에 비칠 때 아름답게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수행 대상 선정, 절차, 진행 등의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직원 개개인의 청렴에 대한 기준을 더 높게 세웠다.

교육미디어개발부의 경우 위탁사업자 및 용역 수행업체 선정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패위험요소를 ‘김영란법’에 비춰 새롭게 점검하고 사업장 및 용역업체 방문시의 행동강령을 강화했다.

이번 ‘김영란법’ 시행으로 우리 사회 부정부패문제가 조금이나마 해결될 수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부정부패문제 해결을 위해 법에 기대기 전에, 마음 속의 도덕심과 사회의 윤리기준 강화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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