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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2.12.28 17:37 | 수정 2012.12.28 17:37
보이지 않는 안전띠
고사성어 중에 오우천월(吳牛喘月)이 있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오나라 소가 달을 보고 헐떡거린다’는 뜻이다. 오나라는 중국 남방의 몹시 더운 지방이므로 낮에 더위에 지친 소가 밤에 달이 뜬 것을 보고 또 해가 뜬 줄 알고 숨을 헐떡거린다는 것으로 담이 작아 미리 겁을 집어먹음을 이른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과 비견되기도 한다. 서양에선 ‘뱀에 물린 사람이 새끼줄 보고 달아난다’고도 한다. 한번 두려움을 경험하고 나면 그 기억이 남아 자기보호의 수단으로 전용된다. 그러나 차량 탑승시 생명줄이라는 안전띠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매우 둔감하다.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벌금을 문다. 그러나 안전띠를 매는 것은 벌금 때문이 아니라 나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다. 안전띠는 생명줄인데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를 귀찮아할 때가 많다. 아직 안전띠의 소중함을 몰라서 그렇다. 안전띠의 효용성과 그 기능의 고마움을 모르는 탓이다. 또 이와 관련한 매운 경험을 해본 적도 없는 것이다. 안전띠(seat belt 또는 safety belt)는 걸상끈, 박띠라고도 한다. 자동차나 항공기 등에서 운행 중에 생기는 충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해 좌석에 설치하는 장치로 충돌사고가 일어났을 때 탑승자가 좌석에서 튕겨져 나가는 것을 막아 준다. 1903년 세계 최초로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제작하자 부자들 중에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생겼다. 하지만 이 초기의 비행기는 문이나 뚜껑이 없어 공중에서 뒤집히거나 추락할 때 사람이 튕겨나가기 마련이었다. 이로 인한 많은 이의 죽음을 지켜봤던 독일의 비행기 연구가 칼 고터는 1913년 비행기에 최초로 사람을 고정시키는 안전벨트를 장착했다. 그 후 1920~30년대 자동차 회사들의 속도 경쟁이 시작되며 많은 사람들이 교통사고로 다치자 1936년에는 자동차에 2개의 띠가 있는 안전띠를 달았다. 자동차 안전띠 장착의 시작이었다. 1959년에는 3개의 띠가 있는 안전띠가 선을 보였다. 지금은 안전띠 의무화시대로 접어들었다. 올해 광역급행버스와 전세버스 전 좌석의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실제로 안전벨트를 매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자리에 안전띠가 있어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안전띠에 대한 의식이 없으니 그것은 그저 의자의 일부일 뿐이다. 단속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사람이 난간 없는 10층 건물 옥상 끝에 바짝 붙어 서 있다면 극심한 공포심에 한줄기 밧줄 끝이라도 붙잡고 싶을 것이다. 만약 그 자리에서 아래로 떨어진다면 그 충격은 시속 80km로 달리다 부딪치는 충격과 비슷할 것이다. 시속 40km 정도의 충격 또한 3층 건물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다는데 사람들이 느끼는 정도는 두 경우가 아주 다르다. 낙하의 무서움은 알고 있어도 충돌에너지에 대해서는 느낌이 둔하다. 지난번 교통안전공단에서 버스 전복사고 시의 안전띠 착용효과를 실험했다. 버스가 언덕 위 도로를 시속 25km로 주행하다가 6m의 언덕 아래로 전복하는 상황에서의 위험성을 알아본 것이다. 실험 결과 이같은 사고 상황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은 경우는 머리와 가슴부위가 천장이나 내측 벽 의자 등에 심하게 부딪쳤다. 안전띠를 매지 않을 경우의 중상 가능성이 안전띠를 맨 경우에 비해 18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는 중상확률이 48배나 증가되는 결과를 보였다. 안전띠를 매고 있지 않으면 버스가 구를 때 승객이 튕겨나갈 확률도 매우 높아 사망률도 높아진다. 2009년 12월 경주 관광버스 추락사고로 18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이에 앞서 2009년 2월 제주에서 발생한 똑같은 규모의 사고에서는 40명 중 중상만 3명으로 사망자가 없었다. 단지 안전띠를 안 매고 맨 차이가 결과는 크게 달랐다.   택시, 시외버스, 전세버스의 안전띠 착용은 말할 것 없고 출발 전 안전띠를 매라는 운전기사의 안내말도 의무화된다. 이를 지키지 않는 운송사업자와 운전자에게는 각각 50만원,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런데 이번에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어린이 통학차량도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 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48개 어린이집 통학차량을 표본삼아 안전띠 착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10대 중 8대 꼴로 안전띠를 매지 않았으며 36개월 미만의 영유아를 태우는 차량의 경우는  카시트 등 보호장비를 갖춰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고 있는 차량은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운전자 안전의식에도 문제가 있다. 어린이들이 안전띠를 매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운전자가 할 몫이다. 어린이 승하차 확인, 광각 실외후사경 사전 확인, 안전띠 착용 확인 은 필수다. 어른들의 부주의로 소중한 아이들의 목숨을 잃는 일이 더는 일어나서 안 된다. ‘보이지 않는 안전띠’라니 말이 되는 소린가. 어른이건 어린이건 차를 타면 안전띠부터 찾아 챙겨야 한다.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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