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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3.01.29 16:19 | 수정 2013.01.29 16:19
사회 4대악에 대하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10대공약 중 하나인 ‘국민안심프로젝트’가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하다. 박 당선인은 연초 인수위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부흥’과 함께 ‘국민안전’을 국정운영의 중심축으로 제시했다. 새 정부의 핵심목표인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반드시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박 당선인은 선거 전  TV에서 이미 ‘사회 4대악’을 척결할 것이라 했다. 그 사회 4대악이란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범과 불량식품이었다. 자녀들이 걱정 없이 학교생활을 하고 여성들이 안심하고 밤길을 걷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 이 4대악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 사회는 지난해 잇단 성폭력 사건에 휘청거렸다. 법이 서질 못하고 질서가 무너져 가정이 불안하고 여성과 어린이들은 방어막 없이 위험에 노출됐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서는 특히 성범죄를 엄단하지 않으면 안된다. 성범죄에 법이 대찬 대응을 하지 못해 화를 키운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수사단계에서부터 재판까지 피해자 중심의 원스톱지원시스템으로 꾸며지는 ‘성범죄 전담반’ 신설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학교 및 가정폭력도 제거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찰의 치안력 강화가 시급하다. 박 당선인은 2만명의 경찰인력을 증원해 민생치안부서에 우선 배치하겠다고 공약했다. 불량식품을 4대악으로 꼽은데 대해서는 허를 찔린 감이 없지 않다. 따져보면 우리가 불량식품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했었다. 그러니 식품안전사고가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절대 먹거리를 갖고 장난쳐서는 안된다. 이번에 단단히 본을 보여 감히 부정식품을 만들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우리는 박 당선인이 통합 ‘식품안전정보망’을 구축, 식품이력추적시스템·식품표시제 단계적 의무화 등을 통해 안전한 먹거리 문화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박 당선인의 사회 4대악 척결의지는 결연해 보인다. 이제는 좀 안심하고 세상 살아볼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그러나 이같은 사회악 제거는 시민의 호응이 따르지 않으면 무용한 약방문이 되고 만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서는 튼튼한 사회안전망이 구축돼야 한다. 경찰이 아무리 강력해도 어느 한곳 구멍이 뚫릴 수 있고 그리되면 만사휴의다. 여기서의 사회안전망은 좁은 의미의 방범체계를 말한다. 사회안전망은 원래 브레튼우즈협정기관들(세계은행IBRD),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의해 사용된 용어로, 기존 사회보장제도하에서는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여전히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의미한다. 세계은행이 개도국과 동구권 국가들에게 차관 공여와 함께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 그로 인해 야기되는 실업 및 생계곤란자의 양산이라는 부작용을 완화시키기 위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장치로서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이며 이는 기존의 사회보장이나 사회복지라는 개념보다는 좀더 긴박하고 과도기적인 상황에의 대응장치라는 의미를 지닌 채 등장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4대악 척결을 위해서 제시하는 사회안전망은 이와 다른 협의의 안전네트워크다. 적어도 나의 무관심이 다른 이들의 아픔이 되지 않게 하려는 전향적 자세가 사회적 안전망의 마지막 테두리라 할 수 있다. 사회악 척결은 강력한 국가의 행정이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시민들의 촘촘한 의지로 짜여진 안전망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범죄는 경찰이 막아주겠지 하고 손 놓고 있다 보면 그 틈새로 악의 세계가 밀려든다. 손에 손잡고 마음과 마음으로 연결된 방범그물을 짜야만 하는 이유가 나변에 있지 않다. 학교폭력을 제어하기 어려운 이유도 안전망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속으로 곪아 터지고 커질대로 커진 음지의 학원폭력이 쉽게 뿌리 뽑히리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여기선 피해 당사자들이 나서야 한다. 여간한 용기론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에게 믿음을 주고 보호받는 입장임을 확신하게 되기까지 꾸준한 설득과 교육이 따라 주어야 한다. 학교에 경찰을 배치하고 현장을 지킨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였다면 진작 효과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학교폭력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새 정부에서 어떻게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이쪽에 참으로 관심이 쏠린다. 안전과 4대악은 상극 중의 상극이다. 4대악을 제거하기 위해 그 실전적 프로그램의 콘텐츠 개발이 절실하다. 당국이 첫번째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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