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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4.07.25 14:10 | 수정 2014.07.25 14:10
해빙기와 안전수칙
해빙기문학이라면 구소련 시절 형식적인 당 문학에 반발해서 일어난 당시 소련 현역 작가들의 작품경향을 말한다. 독재주의 정책을 비난하고 개성을 살린 작품활동을 함으로써 당과 정부의 탄압을 받았었다. 에렌부르크의 ‘해빙기’를 비롯해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와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등이 대표작이다. 해빙기는 얼음이 녹아 풀리는 때를 말한다. 또한 서로 대립 중이던 세력 사이의 긴장이 완화되는 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긴장이 완화되는 것은 좋지만 어찌됐든 그 완충 때문에 사고가 생길 수 있다. 이것이 문제다. 얼었던 땅에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면서 해빙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해빙기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주요 장비와 시설물에 대한 일제점검이 실시된다. 이제 해빙기다. 시기로만 따지자면 해빙이 아직은 이르다 할지 모르지만 이제 봄이 멀지 않다. 특별히 주의해야 할 시기다. 해빙기 사고는 늘 겪는 것이기에 100% 예상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다. 예상할 수 있다면 예방도 가능하지 않은가.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참사가 시사하는 바도 그렇지만 이런 사고의 근원은 건설현장의 부실에서부터 비롯된다. 전국 건설현장 대부분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점검 위반율이 조금씩은 낮아지긴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업체가 안전조치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추락위험 방지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는 건설업체 관계자를 사법처리하고 중대한 위험이 있는 곳에는 전면 작업 중지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그래도 안전을 외면하고 있는 이들 현장들은 대부분 ‘적발된 후에 적당히 조치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추락·붕괴 등 위험방지조치를 하지 않는 사업장에서 예약이나 한 듯이 사고가 터지고 이 때문에 근로자들이 죄 없이 다치고 목숨을 잃기도 한다. 최근 해빙기 재난 취약시설인 대형 토목공사장, 건축공사장, 옹벽, 축대, 절개지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곳곳에서 위반사항이 적발되고 있다. 이중 대형 공사현장에서는 사고 위험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해빙기에는 기온이 풀리고 비가 자주 내려 결빙된 지반이 녹으면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들 사업장들은 이런 위험요인을 제거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니 예기치 못한 사고가 아니라 예기하지 않은 탓에 잃어나는 사고다. 지난해 3월 안전행정부가 공식 출범한 다음날 유정복 장관이 처음으로 찾은 곳은 바로 공사현장, 쪽방촌 등 안전현장이었다. 유 장관은 대형 건설공사현장을 찾아 안전관리실태를 직접 점검하고 관계자들에게 해빙기 안전관리에 철저를 기할 것을 당부했었다. 이 자리에서 유장관은 “해빙기에 발생하는 안전사고 사상자 중 대다수가 건설공사장에서 발생한다”며 “가장 기본적인 안전수칙부터 철저히 지키고 공사현장의 안전관리를 책임있게 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지금은 약 1년 가까이 지난 시점이다. 이번에는 사고를 현저히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빙기사고를 분석하면 인명사고는 작업자의 실수에서 비롯되는 것이 많다. 작업자의 실수란 무엇인가. 원천적으로 사업자가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 시설을 확보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한 것도 문제지만 안전시설이 갖춰져 있음에도 또 사고가 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안전시설 설치의무를 회피했건, 그렇지 않음에도 근로자 개인의 실수건 이런 사고의 대부분이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해자 과실, 설비 불량, 제3자 과실 등 이 모두가 안전수칙 미준수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재해사례인 것이다. 게다가 봄철 안전불감증은 더욱 위험하다. 안전불감증이 이토록 무서운 줄 알면서도 이를 해결하지 못해 반복 재해를 낳는 것 또한 안전불감증 때문이란 것도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위원과 안전담당자들에게 ‘지키지 못하는 안전수칙이 무슨 소용일 것이냐’고 질책하면서 안전문화 실천을 독려한 적이 있다. 요즘 빈발하는 크고 작은 사고와 재난이 거의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탓에 발생하는 안전불감형이다. 그리고 안전수칙이 있어도 지키지 않으면 있으나 마나 한 것이니 이를 꼭 지키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최근 여수와 부산 앞바다 등에서 기름유출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났다. 동종의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해빙기사고는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발하는 동종 사고다. 이를 막을 근본 대책을 마련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해빙기 안전수칙이 마련됐으면 이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래야 안전수칙인 것이다.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거나 또는 어떤 이유로든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여기엔 책임이 따른다.   아직도 우리 주변은 곳곳이 안전사각지대다. 우리가 안전한 나라, 안전선진국에 살려면 안전수칙이 분명해야 하고 또 안전수칙은 꼭 지켜야 한다는 안전의식이 온 국민의 가슴에 새겨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안전하다.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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