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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4.07.25 14:11 | 수정 2014.07.25 14:11
승강기 50만시대와 안전문화
자동차가 급발진한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엘리베이터가 돌연히 급상승한다는 말은 쉽게 믿겨지지 않는다. 지난달 27일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에서 일찍이 없던 엘리베이터 사고가 났다. 고층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가 마지막층까지 솟구쳐 올라가는 아찔한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해당 엘리베이터 CCTV에 녹화된 것을 보면 엘리베이터가 15층에서 갑자기 멈춰서 이에 놀란 탑승자가 문을 강제로 열고 탈출하는 긴박한 상황이 전개됐다. 그리고 약 2분 뒤 이 엘리베이터는 갑자기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다가 맨 마지막층인 39층 천장에 충돌했다. 다행히 엘리베이터 탑승자는 15층에서 모두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가 난 엘리베이터는 지난 1월 승강기 안전점검 당시 관계기관으로부터 이상소음이 발생한다며 2개월 안에 수리나 교체를 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엘리베이터 제조업체는 사고 당일 오후 7시경 핵심부품을 교체하는 작업을 했으나 작업이 끝난 후 2시간 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는 올해로 승강기 보유대수 50만 시대를 맞았다. 국내 승강기산업도 세계 9위권에 드는 승강기대국에 속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에 승강기가 설치된 지 100년이 넘었다. 정확히는 104년만에 50만대를 돌파한 것이고 인구당 대수로는 스페인,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규모만으로만 본다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승강기 선진국이라 말하기에는 이르다. 승강기문화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승강기는 해마다 약 2만5000대가 새로 설치될 만큼 증가추세에 가속이 붙고 있다. 하지만 승강기가 늘어나는 만큼 사고 또한 잇따르고 있다. 승강기 사고는 기계 때문에 발생하기보다 이용자의 실수와 부주의에 의한 것이 더 많다. 앞서의 승강기 급상승사고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이는 기계를 수리하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승강기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승강기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승강기에서 서두른다고 해도 그 시간 차이는 약간이다. 무리하게 뛰어들어 탑승하다가 승강기 문에 끼이고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다가 옆 사람을 밀쳐 넘어지게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바른 승강기 이용문화는 단순히 승강기 사고예방을 떠나 사람끼리 여유를 나누고 배려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것이다. 안전은 그 덤이다. 우리가 승강기 대국에 걸맞는 승강기 문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올바른 승강기 이용을 일상화해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탄 뒤에는 문이 닫힐 때까지 잠시 기다리고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안전 손잡이를 잡고 뛰거나 걷지 않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손잡이는 말 그대로 손으로 잡는 것이다. 에스컬레이터에는 손잡이가 있다. 이 손잡이는 잡으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반드시 잡아야 하는 필수적인 것이다. 그런데도 에스컬레이터에서 손잡이를 잡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손잡이를 잡기는커녕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고 뛰기도 한다. 이용자가 엄청나게 많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는 두줄 가운데 아예 한줄은 비워 놓는다. 걷는 사람들을 위해 양보하는 것이다. 이 걷는 사람들을 위한 한줄을 막아서면 시비가 벌어지기도 한다. 에스컬레이터 이용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 5호선 에스컬레이터가 난데없이 역주행해 시민 들이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1·3호선 환승 방향 에스컬레이터 상·하행 4대 중 상행 한대가 갑자기 정지한 후 약 5∼6초간 역주행했다. 에스컬레이터는 일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10여명의 탑승자가 아래방향으로 넘어지면서 허리와 무릎 등에 상처를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다친 것도 다친 것이려니와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한 놀람과 충격이 더 컸을 것이다. 물론 사람이 부상한 것은 기계의 오작동이 원인이겠지만 부차적으로 사람들이 손잡이를 잡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된다. 손잡이를 꼭 잡고 있다면 사고가 나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지 말아야 할 것은 물론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 안전수칙이다. 그럼에도 왜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일까. 안전수칙은 꼭 지켜야 하는 지킬 수(守)자 수칙이다. ‘지키지 않는 안전수칙이 무슨 소용이냐’고 질책한 대통령의 말이 떠오른다. 승강기에서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이 작은 실천이 사고를 예방하고 우리 안전문화를 살찌운다. 어찌 승강기뿐이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출발은 결코 거창한 일이 아니라 이렇게 소소한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손잡이를 잡는 것이 힘들거나 번거로운 것도 아니다. 이는 나를 위한 것인데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바로 안전불감증이다. 안전행정부에서 안전띠·안전모·안전조끼를 반드시 착용하자는 ‘3필착’ 운동을 제시한 것도 생활 속에서 안전수칙을 준수해 안전문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3필착운동도 좋지만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고 뛰지 않고 승강기를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적극 홍보하는 것도 당면과제다.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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