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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기고승인 2014.10.22 15:49 | 수정 2014.10.22 15:49
원초적 안전본능과 혁신
운전대를 잡아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어떻게 막히는 길만 골라서 다니는 것일까. 내가 선택하는 길은 다 복잡하다. 그래서 짜증이 나고 짜증을 내다보면 그 때문에 또 사고가 나기도 한다. 운전을 해보면 알겠지만 어찌 막히는 길을 일부러 골라서 다니는 운전자가 있겠는가. 가다 보니 길이 막히는 것이고 운행 중인 차량이 많다 보면 길이 붐비게 되니 여길 가도 막히고 저길 가도 막히는 것은 당연하다. 사고란 것도 예측하긴 어렵지만 어딜 가나 불쑥 마주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바로 여기서 중요한 것이 어찌됐건 사고가 났을 때의 현장대응이다. 세월호 참사가 바로 그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이번에 나라의 재난·안전 관리체계 전반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근본적인 안전혁신방안을 마련,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의 안전정책, 위기대응 능력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기존의 제도와 방식을 고쳐 근본적 대안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필요한 것이 반성과 점검이다. 과연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잘못했기에 그동안의 참담한 재난을 겪어야 했는가 하는 점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른 안전점검 결과의 주요 문제점을 제시하면서 비상시 대응태세 준비 부족을 그 중 하나로 꼽았다. 현장과 괴리된 매뉴얼, 비상시 대응훈련 미비, 안전관리 인력 및 전문성 부족 등이 사고를 더 키우는 원인으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주요 재난사고들이 모두 예방-대응-수습의 각 단계에서 유사 문제점이 반복적으로 재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어떤 사고의 경우든 사전 안전점검이 소홀했다. 막상 사고에 대처하려다 보면 현장에서 작동되지 않는 매뉴얼을 재확인하는 안타까운 결과만 남겼었다. 컨트롤타워가 어디 있는지 우왕좌왕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결과를 빚고 말았었다. 정부는 이 컨트롤타워 문제에 대해 중대본-중수본간 역할 모호, 재난관리 이원화에 따른 업무 비효율, 유관기관간 협조체계 미흡 등을 이유로 들었다. 현장 지휘체계가 혼선을 빚으니 초동대응이 미숙하고 유관기관끼리 정보 공유가 안 돼 현장에서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세월호만 해도 사고원인 제공자의 단순한 부주의와 안전불감증으로 엄청난 사고를 부른 것 아닌가. 앞으로도 사고의 발생 요인은 도처에 깔려 있다. 안전에 대한 욕구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 속한다. 모든 동물에 부여된 첫번째 본능이 안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이 또 안전에 무심한 일면을 보이는 것은 아이러니일 수밖에 없다. 그간의 여러 재해예방 연구와 사고방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최신 학문분야와의 융합연구를 추진할 필요도 제시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휴먼에러를 방지하는 원초적 안전본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안전수칙 준수가 그 대답이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안전혁신은 제도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이와 더불어 근본적 안전의식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의식의 변화 없이는 제도의 개선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어렵다. 우리가 여태껏 동종의 유사사고를 반복한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안전에 대해서는 손자병법을 읽어도 여러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손자병법의 전략 전술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로부터 비롯됐기에 전쟁 뿐아니라 인간관계에 두루 응용이 가능해 안전을 위한 가이드로 원용할 수 있다. 손자병법은 다수의 라이벌을 상대로 살아남는 법을 다룬다. 그러면서도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가르치는 병서가 아니라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이것이 바로 최고의 안전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안전에 있어서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것이 바로 인식 개선, 국민안전문화를 확산시켜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루는 것이다. myungw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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