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로리스 다크니스 시작화면, 진정한 어둠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 플로리스 다크니스 시작화면, 진정한 어둠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시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오직 귀에 들려오는 소리로 위험이 가득한 미로를 헤쳐 나가야 한다.

플로리스 다크니스는 빛이 전혀 없는 완전한 암흑에서 오직 소리에 의지해 미로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 기능성 게임이다. 때문에 일반인과 장애인의 구분이 아닌, 시각장애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어 동일한 경험을 제공한다.

게임은 타이틀 화면부터 기존 게임들과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인다. 게임 시작 버튼이나 설정 화면을 따로 찾아볼 수 없고 검은 화면을 바라보며 음성 안내에 따라 설정을 마치고 단계를 조정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미로에 남겨진다.

▲ 눈을 감는 것을 권장하는 게임
▲ 눈을 감는 것을 권장하는 게임

미로는 마치 체스판처럼 한 칸씩 전진하거나 물러설 수 있으며 공간 어딘가에 한 개 이상 존재하는 문을 찾아 다음 스테이지로 향하는 간단한 규칙을 가지고 있다. 다만 눈으로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는 만큼 처음부터 주어지는 음파 레이더로 정면의 소리를 분석해 길을 찾아야 한다.

음파 레이더는 정면의 뚫린 공간과 막힌 공간을 칸마다 소리로 구분한다. 음파의 알림음은 벽에 닿으면 멈추며 뚫린 공간과 다른 소리를 내기에 사용 후 알림음이 멈출 때까지 머릿속으로 통로의 대략적인 정보를 그릴 필요가 있다.

초반 스테이지는 직선형으로 길을 찾는 수준에 그치나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점점 기믹을 더한다. 기믹은 단순히 길이 여러 방향으로 갈라지는 것부터 장애물 혹은 괴물이나 사잇길의 등장, 열쇠를 획득해야 열리는 막힌 문까지 등장해 난도를 높인다.

 

점점 더해지는 기믹들은 음파 정보를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풀어갈 수 있다. 음파는 상황마다 반향음이 다르고 제자리에서 지속적인 알림음을 발생하는 신호 발생기, 장애물을 걷어내고 괴물을 처치할 수 있는 검, 잠긴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까지 스테이지와 상황에 따른 대처를 요구한다.

여기서 난도를 올려 게임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방법도 있다. 일반 모드의 경우 벽에 부딪히거나 오브젝트의 획득할 때마다 친절한 안내가 주어지는데, 더 어려운 미로와 몰입을 원한다면 설명이 없는 모드를 골라 스스로 상황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

▲ 한국어 음성 또는 영어 음성을 따라 플레이할 수 있다
▲ 한국어 음성 또는 영어 음성을 따라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의 가장 독특한 점은 유저의 상상력을 그래픽의 일부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소리를 기반으로 정보를 파악하고 미로의 정보를 구상하다 보면 시야에 들어오는 정보가 하나도 없음에도 어느새 머릿속에 미로의 배경과 길을 헤쳐 나가는 캐릭터의 모습이 떠오른다.

동시에 기반을 알 수 없는 두려움도 엄습하는데, 통로를 휘감아 불어오는 바람 소리와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은 불확실함, 당장이라도 공격을 퍼부어 진행을 초기화할 것 같은 괴물의 울음소리까지 상상을 짓누르는 심리적 공포를 느낄 수 있다.

현재 공개된 플로리스 다크니스의 기믹은 곧 추가될 각종 기믹의 일부분으로 발동형 함정을 막아내는 방패와 미로를 배회하는 괴물, 소리에 반응해 쫓아오는 괴물이 등장해 미션 완료를 더욱 어렵게 만들 예정이다. 전체 스테이지는 100개 이상이 존재하며 현재까지 약 30개의 스테이지를 플레이할 수 있다.

▲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하면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각 정보
▲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하면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각 정보

플로리스 다크니스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정보를 차단해 시각장애인과 다른 사람을 똑같은 환경으로 초대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은 소리에 의존해 길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같은 두려움,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은 공포를 만든다.

눈을 감았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플로리스 다크니스는 어려움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어둠 속을 일상처럼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충분한 위로가 되어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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