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게임 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 국내외 게임 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출처: 픽사베이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업계 분위기가 연초부터 얼어붙었다. 국내외를 막론한 이번 구조조정의 여파는 게임사들의 청사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기간에 성장한 게임사들이 연봉 인상, 인수합병, 메타버스에 과감하게 투자했으나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성장 동력을 잃었고 준비하던 사업들이 자리를 잡기 전에 트렌드가 바뀐 영향이다.

기업들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실적 개선에 나섰다. 사업을 축소하고 충원한 인력을 정리했다. 글로벌 IT 산업 정리해고 인원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Layoff Stracker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현재까지 정리해고 당한 인원은 496,509명에 달한다. 

▲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구조조정 소식은 최근 행보와 맞물려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해 10월 블리자드를 약 687억 달러(약 92조 원)에 인수한지 3개월 만에 마이크로소프트게이밍 사업부의 8%에 해당하는 직원 1,900명을 정리해고 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구조조정은 직급을 막론하고 진행됐다. 정리해고 대상에는 블리자드 인원 상당수가 포함됐는데 그중에는 마이크 이바라 사장과 공동 창립자 앨런 애드햄 수석 부사장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6년간 개발 중이던 생존게임 ‘프로젝트 오디세이’ 제작도 중단돼, 블리자드의 향후 방향성 변화는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  출처: 라이엇게임즈
▲  출처: 라이엇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도 실적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 라이엇게임즈 딜런 자데자 대표는 올해 1월 전체 직원 중 약 11%, 530명을 정리해고한 배경에 대해 불분명한 목표 설정, 과도하게 많은 프로젝트를 꼽았다. 

“지난 몇 년 동안 직원이 두 배 이상 늘어나자, 유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판단하지 못한 채 프로젝트를 늘리고 노력을 분산했다”라며 “이번 구조조정의 목표는 유저 경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집중하고 그렇지 않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이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개선방안으로 리그오브레전드, 발로란트에 서비스 역량 집중, 2XKO를 필두로 한 신작 개발, 애니메이션 아케인 시즌2 등을 꼽았지만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레전드오브룬테라는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팀 규모를 축소했으며 인디게임사와의 협업 프로젝트인 라이엇포지도 밴들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신작 개발을 종료했다. 

국내 게임사도 엔데믹 역풍을 피하지 못했다. 트렌드에 맞춰 영역을 빠르게 확장한 게임사들은 수익보다 높아진 고정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여기에 메타버스, 코인 등 신사업 영역이 투자 대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실적 개선을 위해 인력 감축과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 출처: 컴투버스 홈페이지
▲ 출처: 컴투버스 홈페이지

컴투스는 비전이 어두운 메타버스 사업 영역부터 정리했다. 컴투버스는 지난해 8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 한 달 만에 사업적 선택과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메타버스 플랫폼도 지난 4일부로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넷마블도 실적이 아쉬운 사업에 칼을 빼들었다. 올해 1월 넷마블에프앤씨 산하 자회사인 메타버스월드 직원 전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 두 회사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가상공간 메타버스가 비대면 산업의 중추를 맡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영 상황과 시장 변화로 인해 관련 사업을 중단한 케이스다. 

게임사들의 동시다발적인 구조조정이 신작 개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동안 실적 개선이 필요하고 상승하는 인건비를 감안하면 대작 타이틀 개발이나 준비에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개발자들이 시장에 한꺼번에 나온 상황이 새로운 트렌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퇴직한 개발자가 모여 히트작을 개발한 사례가 있는 만큼, 구조조정을 기회삼은 신생 게임사들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적 구조조정은 남아있는 인원에게 실적 압박을 주는 일인 만큼, 기존 포트폴리오 내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게임만 남겨놓는다”라며 “이를 거부하고 퇴사한 인원 가운데 직접 개발사를 차려 투자를 받고 신작을 제작하는 경우도 많아, 향후 국내외 게임 트렌드가 다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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