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이하 빈딕투스)가 원작 마비노기 영웅전(이하 마영전)과 다른 점은 전투의 무게감, 콘텐츠 방향성, 연출의 퀄리티다.
빈딕투스는 마영전과 동일한 켈트 신화 기반의 판타지 세계관을 채택했고 장르도 액션 RPG로 개발되고 있다. 설명만 보면 원작을 그대로 리마스터한 듯 보이나 전투를 비롯한 코어 게임 시스템에서 차별화를 시도해 다른 정체성을 보여준다.
빈딕투스의 전투는 원작과 달리 무겁고 절제되어 있다. 공격 속도로 유명한 리시타라도 게임적 허용이 깃든 마영전만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한다. 피오나 역시 방패 공격이나 킥을 빛처럼 빨리 시전할 수 없다.
공격 속도가 느리다보니 경직이 큰 강한 공격을 섞을 타이밍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회피 또한 일정 횟수 후 잠시 경직이 발생해, 여러 몬스터에게 둘러싸이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스태미너만 충분하면 여유롭게 공격을 피하던 마영전과 다른 느낌이다.
대신 절제된 공격에는 타격감과 박력이 깃들었다. 몬스터를 때릴 때마다 터지는 타격 이펙트와 출혈 효과는 업그레이드된 그래픽과 맞물려 높은 몰입도와 시각적인 만족감을 전달한다.
원작과 다른 콘텐츠 방향성도 액션의 차이로 이어진다. 마영전은 마을에서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맺고 던전을 공략하는 MORPG 구성인 반면, 빈딕투스는 싱글플레이 액션게임을 지향한다. 개발진은 향후 몇몇 콘텐츠에서 협동 전투를 도입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기본적인 플레이는 싱글로 진행될 전망이다.
빈딕투스의 전투가 다른 유저들도 함께 참여하는 형태라면 그로기 상태 몬스터의 공격 연출을 화려하게 표현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 보스를 공략하는데 파티원의 클리어타임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캐릭터별 홀딩기나 카록의 힘겨루기를 콘솔 게임처럼 QTE 기믹을 활용해 복잡하고 화려한 액션 연출을 선보일 수 있다.
던전 공략 도중 등장하는 고퀄리티 컷씬도 원작과 다른 형태의 경험과 스토리텔링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놀 치프틴 등장 컷씬의 경우 다양한 카메라 구도, 실감나는 광원 효과, 디테일한 캐릭터 표현으로 보스 몬스터의 위용을 한껏 부풀려 전달하는데 길이와 전달력 측면에서 원작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빈딕투스는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형태로 방향성을 설정해 뚜렷한 정체성을 세웠다. 스피드보다 무게감에 집중한 전투는 호불호가 나뉠 수 있으나 고퀄리티 그래픽과 연출로 묵직한 전투를 보여주면서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확실하게 취했다.
빈딕투스의 행보는 이제 막 시작됐다. 유저들이 새로운 형태로 등장한 ‘포스트 마영전’을 어떻게 플레이하고 바라볼지 테스트에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