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Game Modification / 이하 모드). 하나의 게임을 좀 더 다양하게 즐기는 방안으로 만들어지는 부수적인 콘텐츠다. 

원래대로라면 모드는 하나의 게임에 종속된 개념이지만, 모드를 제작하는 기술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원작의 틀은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탈바꿈시키거나 이를 시작으로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모드에서 시작되오 새로운 게임이 탄생한 사례를 정리해 책으로 만든다면, 최근 블루홀이 테스트를 시작한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즈'(Playerunknown's Battlegrounds / 이하 배틀그라운드)는 이 책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는 게임이다.

배틀그라운드는 PC게임 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DayZ나 H1Z1을 연상케 하는 게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배틀그라운드 개발에 아르마2의 DayZ 모드를 개발해 배틀로얄 장르(혹은 생존 장르)를 개척한 개발자 브랜든 그린이 직접 참여했으니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 장르의 정통성을 잇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제한된 공간에 다수의 인원을 가둬두고, 최후의 1인을 가리는 것이 배틀로얄 장르의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생존할 것인가는 온전히 유저의 몫이며, 때문에 게임 내에는 오로지 생존을 위한 유저들의 창의성이 발현되고는 한다. 

배틀그라운드 역시 이러한 배틀로얄 장르의 궤를 따르고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게임의 템포, 게임의 호흡이 빠르고 간결하다는 점이다.  언리얼엔진4를 활용해 개발했다는 이야기나 이 엔진으로 8X8km 규모의 맵을 개발하고 다양한 탈것과 총기류가 나온다 이야기는 사실 크게 중요한 점은 아니다. 

배틀로얄 장르의 단점이라면 게임의 진행 속도가 무척 늦다는 점이다. 애초에 순위를 정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오래 살아남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인  배틀로얄 장르에서 게임의 템포가 굳이 빠를 이유가 없다. 이는 게임의 특색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호불호를 명확하게 가르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상술한 것처럼 배틀그라운드는 게임의 진행 템포가 빠른 배틀로얄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맵에 불규칙하게 안전 구역이 지정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안전 구역의 범위가 조금씩 좁아진다. 이 범위 밖에 있는 이들은 순식간에 체력이 소모되어 탈락하게 되는 것이다.

기존 배틀로얄 장르 게임들이 맵의 중심부에 좀 더 좋은 장비, 재화를 자리해 유저들을 외곽에서 중심으로 모여들도록 유혹했다면, 배틀그라운드는 유저들을 강제로 특정지역으로 모여들게 만든다. 

작은 차이지만 유저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의 경우는 유저들에게 가늘고 길게 살 것인지, 아니면 리스크를 감수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줌과 동시에 여유를 주지만, 후자는 유저에게 심리적인 압박감을 주면서 여유를 '박탈'한다.

유저는 게임을 진행하며 최종 안전구역으로 설정될 지역을 예상하고 해당 지역에 먼저 도착해서 뒤늦게 오는 이들을 잡을 것인지,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될 즈음에 진입해 마무리를 지을 것인지를 선택하게 된다. 건물을 뒤져 파밍을 하면서 이동을 할 것인지, 최소한의 장비만 챙기고 빠르게 이동해서 경쟁자를 습격해 상대의 장비를 빼앗을 것인지 역시 유저의 몫이다. 

기존 배틀로얄 장르가 생존 그 자체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면 배틀그라운드는 시간 제한이라는 요소를 도입해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경쟁심을 띄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배틀로얄 장르에서 느낄 수 없는 '순위싸움'의 재미를 유발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배틀그라운드는 기존 배틀로얄 장르 유저들에게도, 배틀로얄 장르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신선한 게임이다. 게임의 템포, 목적성 모두 기존에 즐기던 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여러모로 신선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과연 게임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인지, 블루홀은 이 게임을 활용해 국내 시장 공략과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인지. 게임 하나에 걸린 궁금함이 너무나 많은 게임이다. 과연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즈는 게임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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