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에 제작된 1편을 시작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가 어느덧 30주년을 맞이했다. 슈퍼마리오, 젤다의전설, 록맨 등 30주년을 맞은 게임 중 현재까지 신작을 발매하는 대전액션게임 중 가장 오랜 기간 시리즈를 유지하고 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격언에 가장 충실한 장르가 바로 대전액션이다. 칼을 연마하듯 캐릭터와 기술을 연습하고, 사람 대 사람이 만나 대결하는 모습은 복싱, 레슬링 같은 고대 격투기와 다름없다. 

그 원초적인 즐거움으로 스트리트 파이터는 3편과 4편 사이 10년의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대전액션게임 대회 EVO의 출전종목에 한 번도 빠짐없이 등록돼 유저들에게 사랑받아왔다. 2018년 1월 아케이드 에디션의 발매를 앞두고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기억될만한 작품들을 정리해봤다.

 

시리즈의 시작 : 스트리트파이터1
스트리트파이터의 트레이드마크 류와 켄, 그리고 ‘아도겐’, ‘소류겐’으로 불렸던 파동권과 승룡권이 등장한 최초의 시리즈다. 초기 버전은 아날로그 입력박식의 2버튼으로 제작되었으나, 이후 스트리트파이터2에 사용된 6버튼 방식으로 교체되었다. 국내에 수입된 버전은 대부분 후기의 버전이다. 

단순히 시리즈의 시작이라 의미가 있는 작품이 아니라, 당시 스트리트파이터1의 약중강 펀치, 킥이 세분화된 6버튼 체제와 커맨드입력으로 필살기를 사용하는 시도는 현대 대전액션게임의 기본이 됐다. 


대전액션게임의 바이블 : 스트리트 파이터2
킹오브파이터즈와 철권, 그리고 최신 대전액션게임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시리즈 등 게임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인 시스템이 있다. 기본기 공격 후 후속타를 연계할 수 있는 콤보 시스템이다. 스트리트파이터1은 커맨드로 발동하는 파동권, 승룡권 등의 필살기는 존재했지만 타이밍에 맞춰 공격하는 리듬게임에 가까웠다. 1991년에 발매한 스트리트파이터2 때 비로소 기본기-특수기-필살기로 이어지는 강제연결 콤보, 공격모션의 캔슬 등 대전액션게임 기본테크닉이 정립됐다. 

류. 춘리 같은 밸런스형 캐릭터부터 최초의 잡기특화 캐릭터 장기에프, 뛰어난 원거리 견제기를 갖춘 달심 등 독특한 캐릭터들 간의 대전은 유저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특성이 뚜렷한 만큼 캐릭터간 상성이 확실했고, 단순히 피지컬 싸움이었던 대전액션게임 장르에서 상성을 이용한 ‘운영’이란 개념이 중요한 변수로 등장해 유저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시리즈 부활의 신호탄 : 스트리트 파이터 4
전작의 저조한 판매량으로 후속작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캡콤의 게임 프로듀서 오노 요시노리의 추진아래 10년 만에 발매됐다. 시대에 따라 2D그래픽이던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도 3D그래픽으로 전환했지만 철권, 버추어 파이터 같은 화려한 그래픽 중심보다 아케이드 시절 2D의 감성을 구현해 호평을 받았다. 

세이빙 어택, 아머 브레이크, 울트라 콤보 등 여러 시스템을 추가해, 스트리트파이터가 추구했던 ‘대전액션게임’이란 정체성을 되찾았다. 국내에서 ‘인생은잠입’ 이선우 선수가 EVO 2012에서 일본의 우메하라 다이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시리즈이다. 

키워드는 ‘리셋’ : 스트리트 파이터5
4편에서 추가된 시스템은 골수의 대전액션게임 유저에게 다양한 파생 콤보를 가능하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게임 진입장벽을 높였다. 그래서인지 5편은 슬로건인 ‘리셋’처럼 전작의 연계기를 대부분 삭제해 대전액션게임 입문자를 배려했다. 대신 이번 작을 대표하는 V게이지와 크러쉬 카운터 등의 새로운 시스템으로 스트리트파이터 특유의 수싸움이 깊어졌다.

발매 초기 가격에 비해 부실한 콘텐츠로 논란이 일었지만 국가와 등급을 고려한 온라인 대전 환경과 초보유저도 쉽게 배울 수 있는 게임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90년대 아케이드 시장의 대전액션게임 시대가 시작되기 이전, 기본 시스템을 확립하고 체감형 콘트롤러가 주류를 이뤘던 흐름을 바꿨던 게임이다. 스트리트 파이터가 흥행하면서 SNK, 남코, 세가 등 게임 개발사들이 대전액션게임 장르에 주목했고 비로소 킹오브파이터즈, 버추어파이터, 철권 등 명작반열에 오른 게임들이 개발될 수 있었다. 

지금도 수많은 대전액션게임 유저들은 펀치와 킥 사이의 프레임 단위까지 계산하며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게임의 연구가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는 장르에 생명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이머라면 가슴 속에 스트리트파이터로 만들어진 추억 1~2개 정도는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30주년을 맞이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는 앞으로도 유저들과 함께 격투게임의 역사로 기억될 수 있는 게임으로 꾸준히 자리매김 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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