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DAOC)’,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아이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진영전(RvR)으로 인기를 얻은 게임이다.

진영전 콘텐츠의 시초격인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을 시작으로 대중화를 이끈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국내 게임 최초로 진영전을 도입한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진영전의 인기 원동력은 자신의 ‘강함을 과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리니지를 필두로 PK(Player Killing) 콘텐츠가 담겨있는 MMORPG가 유독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것은 이를 방증한다. 그만큼 국내 유저의 성향은 호전적이다.

 

PK의 확장 콘텐츠인 진영전은 유저들에게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다.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되는 PvP에 비해 수많은 유저들 앞에서 강함을 증명할 수 있는 진영전이 인기를 끄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또 다른 이유는 동기부여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대립을 설정으로, 상대 진영 유저를 만날 때 공격해도 된다는 일종의 당위성을 부여했다. 이러한 당위성은 유저들에게 소속감과 게임에 몰입할 수 있었고 재미로 연결되었다.

편의성도 빼놓을 수 없다. 진영전과 비슷한 PvP 콘텐츠로 길드전이 있다. 길드전은 인원 모집부터 시간에 맞춰 길드원이 접속해야하는 물리적인 제약이 많다. 그에 비해 진영전은 자유로운 구성이 강점이다. 동일 진영 유저라면 한 팀으로 구성되기에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시간 절감효과가 있으며 인원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

이러한 장점은 진영전이 모바일게임의 핵심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물론 초창기 모바일게임은 서버문제나 최적화 등 기술적 한계로 많은 인원이 필요한 진영전을 쉽게 구현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사양 MMORPG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고 엔드콘텐츠로 분류되는 진영전은 자연스럽게 모바일게임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게임에서 본격적으로 진영전을 내세운 게임은 넥슨의 ‘액스(AxE)’다. 그간 진영전의 요소가 들어간 게임이 없진 않았지만 액스처럼 진영전을 전면에 배치한 게임은 없었다. 

액스는 휴대기기의 발전과 함께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진 환경을 잘 이용했다. 진영전이 정해진 시간에만 진행되는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냈으며, 메인 퀘스트 및 임무와 함께 진행되는 상대 진영과의 전투는 온라인게임 못지않은 재미를 제공했다. 성과 역시 뛰어났다. MMORPG를 주름잡고 있는 리니지 형제들 사이에서 액스는 진영전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로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출시될 모바일게임 역시 진영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일 출시된 게임빌의 ‘로열블러드’는 진영전 규모의 확장을 이뤄냈다. 그동안 모바일게임에서 보기 힘들었던 100vs100의 진영전을 준비했다. 총 4개의 필드에서 필드 당 최대 100vs100으로 진행되며 시즌제로 운영된다. 이 밖에도 지스타 2017에서 공개된 넷마블게임즈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또한 진영전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이처럼 진영전은 플랫폼이 변해도 꾸준히 게임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결국 ‘경쟁과 싸움’의 느낌으로 식상하고 피곤한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처럼 꾸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액스와 로열블러드가 그랬듯, 앞으로 나올 진영전 소재의 게임들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