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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M’의 전쟁은 어떻게 진행될까? - 자원을 둘러싼 갈등
임상후 기자 | 승인 2018.05.08 12:31


평화로운 일요일 오전, ‘적군 침입’이란 적색경고가 나타났다. 

째각째각 움직이는 시곗바늘과 함께 적군의 기마병도 점점 나의 요새로 다가왔다. 거대 연맹의 보호 아래 전쟁 걱정 없이 지낸 안일함이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졌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의 평화가 사실은 터지기 직전의 ‘화약고’ 상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발단은 ‘광산’ 문제였다. 사람은 많고 자원은 한정되다보니 광산을 둘러싼 작은 분쟁은 꾸준히 존재했다. 그날도 연락망으로 문제가 생겼으니 해결하겠다는 간부진의 메모가 남아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겨 주변 황건적과 토비를 소탕하던 중 급보가 날아왔다. 아군 연맹원의 성지가 함락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 다들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왜 저들이 우리를 공격한 것인지  몰랐고,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랐다. 특히 규모가 큰 연맹과의 전쟁경험이 없어 상대가 실수한 것으로 생각했다. 서로 득 될 것이 없고 피해규모만 방대한 전쟁을 피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날은 달랐다. 무슨 일 때문에 그러냐는 우리 측 질문에 ‘전쟁이니깐 준비하세요.’란 차가운 대답이 날아왔다. 훗날 세계대전이 불리는 대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전쟁은 ‘요새 짓기’부터 시작됐다. 중요한 전략적 거점에 연맹원 모두 요새화 작업에 참여했다. 상대의 본성이 초군 북~진류 남 지역에 형성됐고, 우리는 초군 남 지역에 밀집되어 초군이 주요 전쟁터가 됐다. 그곳에 엄청난 양의 요새들이 건설됐다. 

전쟁은 밀어내기 양상으로 전개됐다. 밀집된 상대 요새를 하나하나씩 철거하여 모두 제거하면 우리는 그쪽 지역에 요새를 짓고 전진하는 양상이다. 그리고 끝내는 상대 본성까지 진출하여 무자비한 약탈을 벌인다. 이렇게 얘기하면 참 간단한 과정으로 생각되이만 실제 경험해본 전쟁은 간단하지 않고 엄청난 피로가 쌓이는 작업이었다.

요새 철거를 위해선 정탐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성벽치와 수성병력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한 번으로 끝내선 안 된다. 상대도 정탐이 들어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대비책을 세운다. ‘허장성세’를 활용하여 잘못된 정보를 흘리기도 하고, ‘엄방신찰’을 써서 접근 자체를 막기도 한다. 

또한, 상대 연맹의 병력지원을 받아 2만 명이었던 수성병력이 순식간에 10만이 넘는 대군이 되는 경우가 있다. 단 5초의 차이로 정보가 바뀌기에 정탐은 끊임없이 보내야 한다. 요새에 쳐들어가기 단 5초전까지 정보 수집을 철저히 하여 공격감행이나 철수를 판단해야 한다.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작업이다.

요새 방어에도 판단이 중요하다. 요새가 파괴되면 다시 건설하기 위한 소요시간이 길고, 횟수도 제한적이라 한번 파괴되면 엄청난 손해다. 또한 내 요새가 밀린다는 것은 전선에서 이탈된 것이기 때문에 맹원 지원에 느려진다. 그럼에도 요새를 포기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병력 보존’이 불가능한 경우다. 만약 상대의 집결량이 압도적으로 높아, 맹원의 지원을 받고도 전투에서 패배가 확실하다면, 미련없이 요새를 포기하고 병력을 살려야 한다. 병력은 생산과 치유에서 엄청난 시간이 소모되어 재정비가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요새 공방전이 계속 이어졌다. 외교전도 치열하게 펼쳐져 대부분 연맹이 전쟁에 참여했다. 동맹은 당연히 초전부터 협력했고, 떡고물 하나 얻어 보려 개입한 곳도 있었다. ‘세계대전’ 혹은 ‘동서대전’이라고 불렸고, 변방 지역을 제외하곤 모든 곳에 불바다가 끊이질 않았다. 

새벽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잠든 사이에 야습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고, 미처 확인하지 못한 장소에 새로운 요새들이 지어지기도 했다. 잠자는 시간까지 신경 쓰니 정신적 피로가 커지고 지쳐만 갔다.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연맹이 적으로 돌변해 있고, 그들과 싸우는 이유도 모른 채 상황을 받아들였다. 


드디어 지루한 공방전도 막바지를 향해 갔다. 차근차근 전진 요새를 건설하며 나아간 결과 적군의 본진 지역이 눈앞에 보였다. 무자비한 약탈의 시작과 함께 적군성은 불바다가 됐고, 포로를 잡아 노역에 투입했다. 항복하는 연맹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해체하는 곳도 있었다. ‘동서대전’이 드디어 끝났다.

평화가 찾아왔다. 전투에서 패배한 연맹들은 해체하거나 변방으로 밀려났다. 그들이 있던 자리에 우리를 도운 중소연맹이 들어가 새로운 강호로 떠올랐다. 패배한 연맹원끼리 뭉쳐 부흥을 시도했지만 무자비한 제압에 수포로 돌아갔다.

전쟁 후유증이 찾아왔다.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너무 평화롭다’며 떠나고, 패자를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껴 떠난 자도 있다. 심지어 동맹국에게 불만을 느끼는 맹원도 있었다. 주요 불만 내용은 역시나 ‘광산’ 이었다.

거짓된 평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곧 또 다른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만 같다. 어제도 ‘아니 왜 우리 지역까지 와서 채광하냐.’는 맹원의 불만이 터져 나왔고 ‘슬슬 이해득실을 따져 동맹국을 정리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애석하게도 모두 동조하는 분위기였고, 나도 반대하지 않았다. 

자원을 둘러싼 갈등은 뫼비우스 띠와 같다. 아무리 해결하려 노력해도 결국은 똑같은 문제로 다시 돌아온다. 그렇기에 항상 군사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뛰어난 인재 영입에도 온 힘을 쏟아 부어야한다. 그리고 거짓된 웃음 속에 날카로운 칼을 감춘 체 이미지를 관리하고 외교에 신경써야 한다. 그래야만 또다시 터질 전쟁에서 승리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 

‘삼국지M'을 해본다면 알 수 있다. 왜 여포가 비견할 수 없는 무위를 가졌음에도 천하 통일을 할 수 없었는지 말이다. 

압도적인 무위보다는 정보, 외교, 전략 등과 같은 요소들이 전쟁을 판가름한다. 내 말에 동의할 수 없는가? 그렇다면 직접 경험해보기를 권유한다. 그리고 깨닫기를 바란다. 왜 인간이 전쟁만은 피하려 하는지 그리고 역사에서 최후의 수단이 ’전쟁‘ 되었는지 말이다.

임상후 기자  afterprize@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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