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격변이 일어난 리그오브레전드의 8.11 패치 이후 한 달이 지났다. 게임은 예상대로 혼돈의 시대를 맞이했으며 원딜을 제외한 다양한 챔피언이 등장하면서 기존에 정석이라 불리던 방식을 무너뜨렸다.

라이엇게임즈는 미드 시즌 업데이트라는 이름 아래 대규모 패치를 몇 부분으로 쪼개 실시했다. 바텀 라인을 수정하기 전에는 마법사와 정글 챔피언의 소규모 패치를 진행했고 8.11 이후 두 번의 추가패치로 대규모 변경에 대한 후속 조치가 있었다.


지금까지 라이엇게임즈는 항상 매년 크고 작은 패치들로 게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시야 장악의 필수성이 부각되자 와드 개수를 제한했고 서포터와 정글러의 비중이 줄어들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능력치 패치나 골드 보정 등으로 게임의 흐름을 조금씩 바꿨다. 

하지만 모든 패치는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첫 월드챔피언십에서 프나틱이 탑, 미드, 정글, 원딜, 서폿으로 우승을 거둔 이후 자연스럽게 EU 메타로 불리는 게임 플레이 방식이 유저들 사이에 자리 잡으면서 라이엇게임즈 역시 이 틀을 지키고 보수하며 업데이트를 이어왔다.

그런데 한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그것도 2018 시즌 중간에 예상하지 못한 원딜 하향 업데이트로 게임에 혼돈이 찾아왔다. 미드 시즌 직후 진행된 이번 패치는 모든 유저들과 선수들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라이엇게임즈가 미드 시즌 패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챔피언의 다양한 활용이다. EU메타가 심화되면서 원딜 중심의 게임으로 바뀌었고 일부 고성능 원딜의 능력 혹은 원딜의 보호력에 따라 갈리는 승패가 많아지면서 칼을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패치 리뷰나 QnA 등을 살펴봤을 때 라이엇게임즈가 작정하고 EU메타를 흔들기 위해 나섰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다양한 원딜 챔피언이 활용될 것이란 의도와 달리 유저들이 원딜을 버리고 다른 챔피언을 선택하는 양상이 그려지면서 상황은 혼돈에 빠졌다. 

라이엇게임즈는 현재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기존 작업을 되돌리기 쉽지 않고 대체 챔피언으로 부상한 전사 클래스를 하향시키는 극단적인 선택을 두기도 어렵다. 이미 내년 랭크게임에서 역할군 랭크 게임을 넣을 것을 선언한바 있어 기존 메타를 바꾸는 패치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 또한 힘들어졌다.

후속 패치로 혼란 상황을 수습하려는 모습이 보이고 있지만 이번 패치의 과정과 결과와 무관하게 유저들은 불안감을 안게 됐다. 이제는 언제라도 게임이 바뀔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때문에 라이엇게임즈의 패치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직접적으로 아이템과 챔피언의 능력치를 하향시키거나 상향시키면서 게임상의 메타를 유도하고 밸런스를 맞춰왔는데, 이번처럼 게임사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게임이 흘러갈 가능성도 확인했다.


변화가 없고 고착화된 게임은 장기적으로 게임 서비스를 이어가기 힘들다. 하지만 이번 패치는 조금 위험했다. 너무 큰 변화는 혼란을 야기하고 유저들이 다른 게임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대부분의 게임사들 역시 목표점을 가지고 게임의 변경점을 주며 업데이트를 하는데, 유저들은 늘 게임사가 의도하거나 생각하지 못할 방향으로 지름길을 만든 경우가 많았다.

내년이면 리그오브레전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미 발표된 것과 같이 역할군 랭크 게임을 도입하고 국내에서는 LCK를 라이엇게임즈가 자체적으로 방송한다. 

리그오브레전드가 새로운 도약을 앞둔 만큼 향후 1~2년은 라이엇게임즈에게 상당히 중요한 시기다. 앞으로 어떤 형태로 메타가 변화할지 알 수 없지만 그 중심에는 게임의 재미와 유저의 소통이 전제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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