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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단어 ‘트릭’, 알게 모르게 숨겨진 게임 속 트릭들
임상후 기자 | 승인 2018.07.05 15:50

“김신욱은 트릭이다.”란 신태용 국가대표 감독의 말은 한동안 화제였다. 발 빠른 공격수로 스웨덴 수비진의 뒷공간을 공략하는 전술 대신, 장신의 김신욱으로 정면승부 할 수 있단 의미의 발언이었다.

이렇게 트릭은 일상에서 흔히 존재한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이에 착각하게 되는 경우다. 대표적으로 키보드 높이 조절 받침대로 타이핑을 돕는 기능으로 알고 있지만, 진짜 역할은 자판이 눈에 더 잘 들어오도록 하는 역할이다.

게임에도 다양한 트릭이 존재한다. 내가 잘해서 살아남았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은 개발자가 의도한 흐름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하프라이프(Half-Life 1)'에서 다수의 적이 등장한 경우 유저는 엄청난 움직임으로 상대를 제압할 때가 있다. 현란한 컨트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총을 쏘는 적군이 2명뿐이었다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하프라이프 개발자는 앞선 상황에서 최대 2명까지의 AI만 공격하도록 설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외의 적은 ’엄폐‘해서 전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게 했다. 유저에게 극도의 긴장감을 주면서 동시에 플레이의 쾌감을 선사하기 위한 일종의 트릭인 셈이다.

지난 2017년 9월, 오파크 스페이스(Opaque Sapce)의 개발자 Jennifer Scheurle가 트위터로 ‘어쌔신크리드(Assassin's Creed)’와 ‘둠(Doom)’에 숨겨진 트릭을 밝혔다. 유저에게 특별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심어둔 기술을 공유하잔 취지였는데, 레프트 4 데드(Left 4 Edad) 개발자 Tommy Thompson과 바이오쇼크(BioShock)의 Paul Hellquist 등 유명 인사가 동참하며 여러 사례들이 소개된 바 있다.

먼저 생존에 영향을 주는 트릭이 있다. 바이오쇼크(Bioshock)는 적들의 초탄이 무조건 빗나가게 설정해 갑작스럽게 유저가 사망하는 상황을 방지했고, 사망에 이르는 피해를 입었을 경우 1~2초 정도 무적상태가 되게끔 했다. ‘겨우 살아났다’는 감각으로 재미를 끌어올렸다.

‘어쌔신크리드’와 ‘둠’에도 비슷한 트릭이 있다. 체력의 수치가 10, 즉 한 대만 스쳐도 사망에 이르는 수준으로 표시되더라도 실제 체력은 더 높은 것으로 설정했다. 눈으로 보이는 수치는 10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30~40의 체력이 남은 셈. 이는 절박한 생존감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 더불어 ‘쉐도우오브모르도르(Shadow of mordor)’ 역시 우르크와 전투할 때, 표시 외의 추가적인 체력으로 전투시간을 늘렸다.

시각적으로 재미를 끌어올린 트릭도 있다. 레이싱게임 ‘하이옥탄(Hi Octance)’은 차량마다 다양한 성능을 수치로 표현했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게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일부 레이싱게임에서 부스터를 사용할 때 실제로 변화한 속도값이 미미하더라도 ‘빨라졌다’는 감각이 들도록 시야에 변화를 주어 속도감을 부여했다.

'데빌메이크라이(Devil May Cry)'는 시야 밖의 적들이 공격을 중지하거나 속도를 줄이도록 설정했다. 보이지 않는 장소의 공격을 막고, 대규모 적들과 전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더불어 ‘환상수호전(Suikoden)은 유저가 일직선으로 이동하면 목적지로 가고 있다고 판단하여 적과 만날 확률이 줄어들게 했지만, 지그재그로 움직이면 더 많은 적이 등장하게 했다.

‘레지던트이블 4(Resident Evil 4)’은 유저가 죽을 때마다, 적의 스폰을 줄였다. 게임에 점점 적응하여 충분히 공략이 가능하단 생각이 들게끔 하는 트릭으로, 게임난이도를 속이는 효과다.

난이도와 연관된 속임수가 게임 곳곳에 숨어있다. Chevy Ray가 제작한 플랫포머 게임은 설령 유저가 바닥을 벗어나 떨어질 순간이 되었더라도, 잠깐의 유예 시간이 있어 점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멀티플레이 난이도와 관련된 트릭도 있는데, ‘기어스오브워(Gears of War)'는 첫 멀티플레이 매치에서 1킬도 하지 못한 유저 90%가 두 번째 매치를 플레이하지 않는 상황을 발견하고 의도적으로 첫 플레이 유저의 공격력을 높였다.


이외에도 창의적인 트릭이 많이 있다. ‘엑스컴(XCOM)’은 유저가 15~20초가량 움직이지 않으면 의도적으로 적들의 어그로를 급격하게 높였고, ‘언차티드(UnCharted) 시리즈’는 유저가 무너지는 오브젝트 위에 있으면,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붕괴되는 애니메이션의 속도를 조절했다. 이는 언차티드2부터 사용된 기능으로 유저가 이동하면 언제든지 극적으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사실 게임 속에 숨어있는 트릭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생각이다. 그러나 평범한 생각이 위대한 발명품이 되는 것처럼, 트릭은 대작 게임을 탄생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실제로 한 FPS 유저는 바이오쇼크를 평가하며 “두 가지 트릭이 진짜 중요하다. 해당 기능이 없는 FPS 게임에서 많은 의문사를 당했다.”며 극찬을 남겼다. 쉬운 방식으로 같은 장르의 게임과 ‘차별성’을 만든 셈이다.

트릭을 파헤치며 게임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재미요소다. 앞으로 등장할 창의적 개발자들의 새로운 속임수를 기대해 보자.

임상후 기자  afterprize@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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