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괴로웠던 여름이 한풀 꺾이고 선선한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매년 게임사들은 방학 시즌을 맞이해 업데이트나 신작으로 유저들을 공략했다.

그런데 올해 신작 소식은 눈에 띄게 줄었다. 매년 대작으로 게임의 트렌드나 세대가 교체되고 호황을 누렸지만 유독 이번 여름만큼은 조용했다.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차트 기준으로 여전히 리니지M과 검은사막 모바일이 선두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리니지2 레볼루션과 뮤오리진2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번 여름 모바일 신작 중 의미 있는 성적을 가져간 게임은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마저도 대부분 중국 게임사들이고 이카루스M을 제외하면 국내 게임사의 신작은 많지 않았다. 대작 타이틀의 부재도 있었지만 신작들의 중위권 매출차트 진입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위기설은 과거부터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MMORPG로 바뀐 환경과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한 중소게임사들이 무너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장 자체의 정체기가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모바일게임은 시장을 주도하는 게임사가 내놓은 게임성과 법칙을 그대로 모방만 해도 어느정도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였다. 특히 편리해진 구글과 애플의 결제 시스템으로 뽑기 중심의 캐주얼 게임류는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구조는 MMORPG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유저의 판단은 날카로웠다. 신작과 신작으로 건너뛰는 메뚜기족은 사라졌고 신뢰도 높은 한 게임에 오래 정착하는 유저들이 늘어났다. 모바일 MMORPG들의 콘텐츠가 풍부해져 게임의 수명이 늘어났고 신작들의 차별성이 부족해지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이유다. 

다음에 다가올 유행을 준비해야할 대형 게임사들이 조용한 것도 요인 중 하나다. 모바일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의 회사들은 이번 여름 신작보다 기존 작품의 보수 및 유지에 공을 들였다. 이제 모바일게임 시장이 적극적으로 신작들을 출시해 유저를 끌어 모으는 것보다 기존 유저의 유출을 막고 복귀 유저를 끌어들이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파이 키우기보다 나눠 먹기가 된 모바일게임 시장 환경에서 기존 인기 게임들의 높은 장벽 앞에 힘없는 중소게임사들의 신작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졌다. 수익을 버리고 착한게임, 저연령층을 앞세워 게임을 선보여도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막강한 DAU에 유저들을 빼앗기면서 상황이 녹록치 않게 됐다.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상황은 이미 황금기를 보내고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게임 시장과 비슷한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유저들이 빠르게 유행에 반응하고 피드백이 적극적인 만큼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시장이 됐다.

시장 형성 10년도 안 돼 형성과 황금기, 성숙기로 온 만큼 쇠퇴기 역시 빠르게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이미 많은 유저는 모바일을 떠나 다시 PC게임으로 돌아가거나 콘솔에 정착하고 있어 이미 모바일게임의 위기는 벌써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새롭게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입하려는 게임들은 앞으로 많은 고민과 분석을 함께해야 된다. 단순히 성공한 게임의 게임성을 모방하는 것이 아닌 유저와 시장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게임만의 특징을 담아낼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과 서비스를 입혀내야 성공이라는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기존 게임사들 역시 시장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안정과 발전을 위해 노력을 이어가야 된다. 지금의 큰 수익이 유저들로부터 비롯되었고 시장의 성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야 안정적인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깨달아야 된다.

과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지금의 정체기를 이겨내고 큰 발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위기와 함께 쇠퇴기를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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