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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세븐,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낸 ‘2D RPG’의 가능성
송진원 기자 | 승인 2018.09.03 15:25

RPG장르에 2D 그래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넘어야할 장벽들이 있다. 

RPG의 세계관이라 할 수 있는 배경이다. RPG의 배경은 판타지, 스팀펑크를 넘나들며 현실과 다른 세계를 표현한다. 3D 그래픽은 입체 공간으로 높은 자유도를 표현할 수 있지만, 2D 그래픽은 단편적인 공간으로 인해 답답한 느낌을 피하기 힘들다.

또한 RPG의 콘텐츠인 ‘모험’을 표현하기에 2D의 배경은 좁게 느껴진다. 맵에서 새로운 NPC를 만나고 퀘스트를 수행하는 등 모험은 RPG의 주요 콘텐츠와 깊게 연관되어 있다. 좁은 맵 구성과 현장감으로 인해 2D RPG는 3D 그래픽의 자유도를 뛰어넘는 색다른 발상이 필요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은 2D RPG의 한계를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냈다. 'PLAY THE ANIMATION'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운 에픽세븐은 오프닝과 스토리 컷씬, 스킬 이펙트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2D RPG 연출은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 퀄리티에 달려있다. 3D 그래픽에 비해 제한적인 공간에서 고정된 일러스트가 액션을 표현하다 보니, 애니메이션 수준에 따라 2D RPG의 연출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픽세븐에서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이벤트 컷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에픽세븐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배치해, 인물 간의 관계와 상황 전개를 그려냈다. 애니메이션은 전투신 위주의 빠른 템포로 흘러가지만, 오랜 개발기간을 증명하듯 작화 붕괴 없는 화풍을 유지한다. 

에픽세븐의 캐릭터는 대화문, 선택 화면에 적용된 라이브2D와 성우들의 풀 보이스 더빙으로 전에 없던 생명력을 자랑한다. 라이브2D와 한국어 더빙은 같은 장르인 소녀전선, 벽람항로와 달리 3등급부터 최고등급 영웅까지 모두 적용돼, 특징을 설정에 맞게 살렸다.

그동안 국내에서 출시된 RPG 중 애니메이션에 주력했던 게임은 거의 없었다. 여러 명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캐릭터 수를 기계적으로 넓힌 경우는 있었지만, 에픽세븐처럼 캐릭터별 스킬 애니메이션을 각각 제작한 경우는 드물었다. 

여기에 에픽세븐은 ‘선택지’로 2D RPG 장르 특유의 모험 콘텐츠를 다채롭게 했다. 에픽세븐은 턴제 전투 게임이지만 던전앤드래곤, 드래곤즈 크라운과 같은 2D 액션 RPG의 시스템을 스테이지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선택지에 따라 진행하는 스토리 진행이 달라지며 던전 클리어 루트도 다양하다. 

또한 티렐 성, 아칸소르의 도서관 등 마을 스테이지의 숨겨진 퀘스트도 에픽세븐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다. 메인스토리 루트를 경유하는 장소인 마을은 일반적인 전투 퀘스트와 달리 스테이지 내 특정 NPC를 찾거나 물건을 찾는 모험요소로 차별화했다. 

에픽세븐은 다른 RPG와 비교했을 때 장르 본연의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캐릭터, 성장, 모험 등 RPG 요소를 살리면서 상당한 수준의 애니메이션으로 2D 그래픽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에픽세븐은 일러스트 위주의 중국산 게임에 실망한 유저들에게 국내에서도 충분한 퀄리티의 게임 개발과 서비스가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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