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오브듀티: 블랙옵스4(이하 블랙옵스4)의 과감한 도전을 바라보는 유저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블랙옵스4는 게임 사용량 순위에서 출시 일주일간 126%의 증가율을 보이며 6단계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 3일 만에 5억 달러(약 5천6백억원) 이상의 매출로 콘솔 기준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블랙옵스4의 흥행은 전작과 다른 콘텐츠 구성으로 이룬 성과로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블랙옵스는 반전, 세뇌 등 깊이 있는 요소로 콜오브듀티 스토리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러한 특성 대신 트레이아크는 스토리 대신 멀티플레이에 집중하는 변화를 선택했다.

트레이아크 선임 디렉터 조나단 모리스는 “블랙옵스4는 처음부터 멀티플레이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것에 목표로 개발했다. 콜오브듀티가 유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고민하고 결정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트레이아크의 변화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멀티플레이 주축인 10명의 스페셜리스트는 서로 다른 특수능력으로 개성을 드러낸다. 여기에 빠른 리스폰과 폭넓은 커스터마이징이 더해져 콜오브듀티만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스페셜리스트의 매력을 뽐내기에 싱글플레이 전장은 제한적이다. 일방통행 방식의 스토리 모드는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위한 공성전에 가깝다. 넓은 전장에서 연속 득점 보너스, 고유 장비로 팀워크를 발휘할 때 비로소 스페셜리스트의 매력이 드러나므로 멀티플레이의 비중을 늘렸다. 

새롭게 도입된 블랙아웃 역시 트레이아크의 새로운 도전 중 하나다. 트레이아크는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배틀로얄 장르에 콜오브듀티의 색깔을 자연스럽게 녹이는데 주력했다. 멀티플레이의 속도감, 무기 커스텀 요소, 좀비 등 시리즈의 장점을 블랙아웃으로 표현해 블랙옵스4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이끌어냈다. 

또한 트레이아크는 스토리 모드의 장점을 멀티플레이와 좀비모드에 녹이는 방식으로 팬들이 느끼는 공백을 메웠다. 캐릭터 위주의 영화적 연출은 없지만 특정 업적을 달성할 때마다 스토리 관련 영상, 군사 정보 등 비밀이 공개되는 방식으로 몰입할 수 있게 했다.

적을 물리치며 모험하는 요소는 좀비모드로 구현했다. 'Ⅸ', '절망의 항해', ‘망자의 혈흔’ 등 좀비모드 스토리와 스칼렛, 디에고, 브루노, 쇼 같은 전용 캐릭터의 개성이 강해, 콜오브듀티 시리즈가 아닌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방식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블랙옵스4는 스토리 모드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장점을 더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실제로 시리즈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던 모드는 제외됐지만 다른 유저와 함께 즐기고 반복해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늘어, 전작보다 긴 플레이 시간을 기대할 수 있다.

변화로 인해 느껴지는 아쉬운 점도 있다. 그동안 블랙옵스 시리즈는 특수 부대의 임무를 다루다보니 전쟁, 암살, 학살 등 폭력에 노출된 캐릭터의 감정을 욕설과 폭력성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한국어 더빙과 등급 분류 등을 고려하다 보니 소위 ‘나쁜남자’ 스타일인 프랭크 우즈 상사가 신사처럼 보이거나 거친 스페셜리스트들이 욕 한번 안 하는 성실한 군인들로 비치기도 했다. 

새롭지만 친숙하기에 블랙옵스4의 도전은 특별하다. 시리즈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메인 콘텐츠를 과감하게 삭제하고 신규 콘텐츠에 장점만 녹여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흥행과 함께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나갈 새로운 체크포인트를 세웠기에, 블랙옵스4의 변화는 가치가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되어 나갈지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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