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카드배틀 장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다양한 카드배틀 게임이 출시되어 흥망을 반복한 만큼, 이제 새로운 시스템과 설정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숙련자와 입문자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까지 생겼다.

24일 정식출시한 '마블 배틀라인'은 넥슨이 마블 엔터테인먼트와 직접 제휴해 개발했고, 수많은 마블 히어로들로 대결하는 카드배틀 게임이다. 유명한 세계관과 색다른 시스템, 이 두 가지가 마블 배틀라인에서 얼마나 잘 섞였을까?

카드배틀 게임이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선 크게 2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게임 룰과 시스템을 이해하기 쉬울 것. 둘째는 카드 밸런스가 크게 벌어지지 않을 것.

'마블 배틀라인'의 게임 룰은 매우 직관적이다. 가로 3칸이나 대각선 3칸, 혹은 세로 4칸이 아군 카드로 연결되면 배틀라인이 발동되고, 해당 라인의 공격력을 합산한 만큼 상대에게 대미지를 준다. 빙고의 법칙이다. 누구나 한번쯤 즐겨봤을 방식이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게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고민하며 머리를 쓸 여지는 많다. 카드 코스트를 맵에서 자원 채취로 얻는 독특한 시스템은 마치 전략 시뮬레이션을 연상시킨다. 유저는 당장 필드를 선점할지 혹은 자원을 모아 후반 우위를 가져갈지 선택해야 하며, 상대 라인을 지우고 내 라인을 완성시키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펼치게 된다.

이렇게 간단한 시스템과 전략의 묘미, 거기에 마블 세계관의 만남은 훌륭한 시너지를 낸다. 대부분의 유저에게 친숙한 아이언맨이나 스파이더맨과 토르 등은 물론이고, 조연으로 등장했던 수많은 인물들이 스토리에서 어우러진다. 마블 세계관의 팬이라면 스토리 모드만으로도 흥미진진하게 빠져들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조작감과 연출도 깔끔하다. 액정이 작은 폰이라도 터치 실수가 거의 일어나지 않도록 영역 구분이 명확하고, 히어로들의 배틀라인 연출과 컷인 역시 보는 재미를 극대화한다. 소위 말하는 '타격감'을 어느 정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그 전투의 긴박함을 살려주는 데에 사운드가 기여한다. 마블 스타일에 걸맞는 웅장한 오케스트라풍 음악과 함께 타격감을 살려주는 효과음이 귀를 즐겁게 한다. 자칫 화면이 심심할 수 있는 카드배틀의 단점을 극복하고 항상 역동적인 연출을 보여주고자 한 노력이 엿보인다.

스토리 모드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유저 AI와 싸울 수 있는 아레나 모드와 트라이얼 모드로 넘어오게 되고, 카드배틀의 필수 요소인 실시간 PvP로 연결된다. 해당 모드를 플레이할 때마다 보상을 얻으며 보상은 새로운 카드 구매로 이어진다. 다양한 콘텐츠로 유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유도하는 점 역시 긍정적 요소다.

'마블 배틀라인'이 오래 사랑받기 위해 신경 써야 할 점은 카드 밸런스로 보인다. 영웅 카드와 일반 카드의 성능 차이가 현격한 경우가 많고, 특히 강화 시스템이라는 이름은 ‘과금에 의한 성능 차이가 심해지지 않을까’ 우려하게 만든다. 상성을 가지고 성능을 극복할 수도 있는 대결 구도를 설계한다면 게임의 생명력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덱 관리 편의성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 스테이지 시작 직전에 덱을 수정하려면 다시 덱 수정 메뉴까지 가야 한다거나, 덱을 한번에 지우고 새로 작성하는 버튼이 보이지 않는 등. 덱을 구성할 때도 입문자들은 어떤 식으로 짜야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 카드배틀 장르를 잘 모르는 마블 팬들을 위해 다양한 안내서를 준비하는 것이 어떨까.

마블 세계관은 마니악한 동시에 대중적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서양 히어로물에 큰 관심이 없는 유저라면 이 게임 역시 지나칠 수 있겠지만, IP의 인지도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잠재적 소비자도 충분히 존재한다.

'마블 배틀라인'은 IP에 안주하지 않고 콘텐츠와 시스템을 충실하게 준비했다는 인상을 준다. 향후 수정과 업데이트에 따라 얼마나 성장할지 궁금한 것도 그 때문이다. 마블 팬이라면 반드시 거쳐가야 할 게임, 오래 붙잡아도 매력적인 게임으로 계속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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