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8.24 토 01:23
상단여백
HOME 기획
FPS 게임 싱글플레이의 시대는 끝났을까?
길용찬 기자 | 승인 2018.10.26 16:27

싱글 없는 FPS의 4연타석 홈런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정체성이자 전통이었다. 캠페인 모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긴박한 스토리와 짜릿한 연출. 그 싱글플레이가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4'(이하 블랙옵스4)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오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현재 블랙옵스4는 출시 3일 만에 매출 5억 달러, 시리즈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포문은 오버워치가 열었다. 블리자드 역시 스토리텔링을 강점 중 하나로 내세우는 회사였다. 그런 곳에서 오직 멀티플레이만 가능한 하이퍼 FPS를 개발한다는 소식은 생경했다. 결과는 대성공. 특히 멀티플레이 전용 게임이 2015년 최다 GOTY 경쟁까지 치열하게 펼쳤다는 사실은 세계 리뷰어들의 인식 변화를 느끼게 했다.

2017년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 장르의 전성기를 알렸고, 이어 포트나이트가 그에 못지않은 대흥행을 기록했다. 장르 특성상 싱글플레이가 없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레인보우식스 시즈 역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자 올해 초부터 해외 웹진들과 커뮤니티에서는 "FPS에 싱글플레이가 필요한가?" 라는 의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블랙옵스4는 가장 큰 모험이었다. 콜 오브 듀티는 위에 열거한 게임들처럼 신규 IP가 아니었다. 오랜 고정팬이 많았고, 큰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시리즈였다. 자칫 실패하면 약 15년 동안 쌓인 팬층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실제로 코어팬들의 반발도 있었다. 

결국 콜 오브 듀티마저 'NO 싱글'로 대흥행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의문은 더 강해진다. "정말 FPS에서 싱글플레이는 끝일까?"

 

배틀로얄 장르 열풍의 주역 '배틀그라운드'

싱글플레이는 왜 FPS에서 버림받고 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크게 작용하는 지점은 '투자 대비 수익' 문제다. 몇 개의 모드를 신경 써서 개발하면 오랜 시간 콘텐츠가 유지되는 멀티플레이 대전과 달리, FPS의 스토리는 연출과 맵 구성에 투자하는 개발력에 비해 플레이타임을 늘리기 힘들다. 기어즈 오브 워 리드 디자이너 클리프 블레진스키는 2016년 PC게이머와의 인터뷰에서 "싱글 캠페인 개발비는 전체 비용의 75%를 차지한다" 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오쇼크 인피니트가 5년이라는 개발 기간을 들였지만 유저들이 엔딩까지 소모한 시간이 10시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비용이 더욱 급증한 지금 환경에서 개발사들이 싱글플레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코어유저와 라이트유저의 플레이 방향이 다르다는 것도 중요하다. 적극적인 팬이라면 싱글 스토리를 끝까지 즐긴 뒤 배경까지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블랙옵스3 스팀판 도전과제에서 캠페인을 끝까지 클리어한 유저는 9%에 불과했다. 다수의 유저는 캠페인을 게임 익히기 정도로만 맛보고 멀티플레이로 넘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FPS로 구현하는 스토리의 세계가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점도 있다. 한때, 하프라이프나 바이오쇼크처럼 액션과 스토리를 모두 잡는 걸작들이 지배하는 시절도 있었다. 수많은 단점을 안고도 스토리 하나만으로 회자되는 '스펙옵스: 더 라인' 같은 게임도 존재했다. 그러나 이후 그 이상 스토리를 보여준 FPS가 나왔느냐는 점은 생각해볼 문제다. 싱글플레이와 스토리텔링은 뗄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고품질 싱글 콘텐츠를 추구하는 울펜슈타인 시리즈

다만, '스토리텔링'의 가치는 아직 죽지 않았다

그래서, 싱글플레이는 끝일까? 지금까지 말한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끝은 아니다. 아직 싱글플레이의 명맥을 잇는 FPS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6년 출시된 둠 리부트는 바로 싱글플레이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울펜슈타인 시리즈도 아직 멀티 없이 싱글 게임성만을 발전시켜 존재감을 지켰다.

오버워치는 비록 싱글플레이가 없지만, 스토리텔링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영화에 버금가는 퀄리티로 시네마틱 영상을 공개하면서 유저들이 배경 스토리에 빠져들게끔 했고, 영웅들의 상호 대사나 만화 등을 통해 캐릭터 구성에 힘을 쏟았다. 이런 노력은 게임 수명을 늘어나게 하는 동시에 굿즈 판매 등 부가수익에도 도움이 된다.

아직 완성도 있는 싱글 콘텐츠를 원하는 유저들도 남아 있다. 그 유저층을 끌어오기 위한 싱글플레이 FPS 시장 역시 명맥이 끊이진 않을 것이다. 멀티플레이 전용이라도 유저의 몰입을 도울 장치는 필요하기 때문에, FPS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도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싱글플레이 역시 같이 발전할 원동력이 남아 있다.

 

내년 출시 예정인 '톰 클랜시의 디비전2'

FPS 멀티플레이 게임 붐은 계속될 것

만일 싱글플레이가 다시 중요해진다면, 기술이나 기획 면에서 새로운 스토리텔링 기법이 떠오르는 시점일 가능성이 높다. 그전까지는 멀티 전용의 시대가 맞다. 블랙옵스4의 성공으로 인해 멀티플레이 전용 FPS 열풍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부적 요인 역시 멀티플레이 전용에 웃어주고 있다. 엄청난 인구의 인도 및 동남아 시장에 인터넷 인프라가 빠르게 마련되면서 여전히 파이가 커지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 역시 멀티플레이 게임이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국내 업체들도 배틀그라운드 성공에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멀티플레이 FPS가 대세라는 사실 하나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흐름이 지속된 이유와 이전 게임들에서 배울 점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정체성에서 과감히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시장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기대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길용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