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레이드’ 콘텐츠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최종 콘텐츠의 위상을 갖는다.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인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역시 이러한 MMORPG의 기본 법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로스트아크의 레이드는 기존 PC MMORPG의 레이드와 다른 부분이 있다. 바로 ‘가디언 레이드’의 존재다.

일반적으로 유저들은 레이드에 대한 이미지로 다수의 인원이 모여 강력하고 거대한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는 장면을 떠올리는데, 이를 가디언 레이드에 대입해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강력한 거대 보스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은 맞지만, 다수가 아닌 4명으로 파티가 구성되기 때문이다.

가디언 레이드의 진행 방식은 전체적으로 캡콤의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4명으로 구성된 파티’와 ‘정해진 공략 시간(20분)’, ‘데스 카운트’, ‘배틀 아이템’의 활용, ‘부위 파괴’, ‘갈무리’, ‘보스 몬스터의 체력이 노출되지 않는 부분’ 등은 시스템적으로 상당한 유사성을 드러낸다.

때문에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가디언 레이드에 적응하는 것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스템을 처음 접해본 유저들의 경우 데스카운트와 보스의 체력이 공개되지 않는 부분 등에서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다. 물론, 적당한 압박감은 게임을 즐기는 핵심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가디언 레이드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데스카운트다. 전투를 치르는 동안 총 3번 부활이 가능한데, 4번째로 파티원이 사망할 경우 모든 파티원이 즉사하면서 가디언 레이드는 실패로 종료된다. 때문에 개인의 숙련도가 부족해 여러 번 사망할 경우, 파티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부담감이 상당한 편이다.

또한 부위파괴 시스템은 파티원 모두가 합을 맞춰 배틀 아이템이나 부위 파괴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합이 맞지 않을 경우 보스가 바로 광폭화 패턴으로 넘어가는 등 공략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들로 인해 레이드에 도전하기 전 해당 가디언에 대한 패턴 숙지와 파티원 간의 의사소통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가디언 레이드에 사용되는 ‘회복약’이나 ‘신호탄’, ‘강력한 도발 허수아비’, ‘아드로핀’, ‘각성약’ 등의 배틀아이템은 가격이 상당한 편이기 때문에, 바로 클리어에 도전하기보다 수급이 용이한 ‘응급 치료약’을 활용해 보스의 패턴을 익히는 파티를 꾸려 익숙해질 때까지 도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처럼 공략까지 상당한 노력을 요구하는 만큼, 클리어했을 때 성취감은 높다. 로스트아크의 현재 시스템 상 가디언 레이드를 플레이하지 않을 경우 아이템 레벨을 빠르게 올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빠른 성장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는 유저들에겐 상당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략성’ 역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총 4단계로 분류되는 가디언 레이드는 각 단계마다 4종류의 가디언이 존재한다. 가디언들은 저마다 ‘화속성’, ‘수속성’, ‘토속성’ 등의 고유의 속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야수’, ‘곤충’, ‘고대’ 등의 계열이 존재한다.

각 가디언들의 이 같은 특징은, 장비의 룬 시스템을 활용하면 보다 극대화할 수 있다. 장비에 장착할 수 있는 룬은 홍련의 룬(공격력, 생명력, 방어력 등), 신록의 룬(피해 감소), 자운의 룬(상태 이상 면역), 청명의 룬(계열 피해 증가)으로 구분되는데, 도전하려는 가디언의 특성에 맞는 룬을 장착한다면 치명적인 상태이상 스킬면역이 되거나 받는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어 보다 안정적인 클리어가 가능하다. 또한 청명의 룬과 홍련의 룬을 적절히 활용하면, 보다 강력한 데미지를 확보해 빠른 클리어를 노려볼 수 있다.

다만, 원하는 룬을 장착하려면 장비의 슬롯 색을 룬과 동일한 색으로 구성해야 하며, 2배의 효율을 내는 증폭 슬롯을 획득하려면 상당한 실링(인게임 재화)과 ‘해금석’이 소모되기 때문에 미리 슬롯 획득에 필요한 재화를 모아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 번 장착한 룬은 분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필요한 룬을 모두 장착했더라도 동일한 룬을 모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가디언 레이드 콘텐츠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존재한다. 현재 공개된 가디언 레이드의 마지막 보스 몬스터인 ‘타이탈로스’나 다수의 가디언이 등장하는 ‘주간 레이드’의 경우 파티원 간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스킬을 보유한 ‘버서커’, ‘기공사’, ‘배틀마스터’, ‘바드’ 등 특정 직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타 클래스의 진입이 쉽지 않다.

12종에 이르는 클래스의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현재 가디언 레이드의 진입장벽은 MMORPG의 핵심 재미인 ‘성장’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빠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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