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조건에서 게임을 플레이 하더라도 유저마다 진행속도 차이가 있는 이유는 단순히 시간 차이 때문은 아니다. 

메인 퀘스트를 따라 우직하게 걸어가는 유저와 달리 특정 레벨 구간에서 가장 효율적인 사냥터와 콘텐츠를 찾아 빠르게 성장하는 유저도 있기 마련이다.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만큼 특정 스타일이 옳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스피릿위시에서만큼은 효율성 측면에서 후자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파스텔톤 그래픽의 아기자기한 인상과 달리 스피릿위시의 파티 시스템은 상당히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3명의 캐릭터가 1파티를 이루며, 퀘스트나 상자로 새로운 캐릭터를 영입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조합 구성이 가능하다. 

게다가 캐릭터들은 탱커, 서포터, 딜러로 구성됐지만 탱커와 버퍼의 능력을 동시에 갖춘 ‘음유시인’이나 1대 1상황 혹은 다인 전투에 특화된 ‘도적’과 ‘유경전사’ 등 세부적인 특성이 각각 다르다. 때문에 상위 콘텐츠로 갈수록 여러 캐릭터를 육성해 일일 던전이나 레이드, 난투 등 상황별 최적의 조합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스토리 퀘스트뿐만 아니라 영입 퀘스트의 내용이 주로 몬스터 사냥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자동사냥’의 전략성은 단순한 AI 이상의 의미다. 몬스터 사냥 퀘스트 조건은 마지막 일격을 가한 개체만 카운트되고 필드 내 유저가 많아, 생존성과 효율적인 사냥을 위해서는 ‘전략’ 시스템 설정이 필수적이다. 

스피릿위시의 전략 시스템은 수동 설정 가능한 일종의 ‘자동 사냥 알고리즘’으로 유저의 게임 이해도에 따라 기존 모바일 MMORPG 사냥보다 높은 효율성을 보장한다. 실제로 유저가 오랜 시간동안 컨트롤하지 않더라도 행동반경과 타겟팅 우선순위, 소비 아이템 사용 조건까지 설정 가능해, 안정적으로 퀘스트가 진행된다. 

무엇보다 기존 시스템의 단점 중 하나인 ‘호전성’을 설정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피릿위시의 전략 시스템은 파티 플레이의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자동 사냥은 공격 범위 내 몬스터에게 리더를 중심으로 구성원이 따라가, 당초 계획했던 조합의 특성을 살리기 부적합한 포지션으로 전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피릿위시 유저라면 이러한 단점을 전략 설정으로 활동 범위를 조절해 비교적 간단하게 해결한다. 자동전투라도 캐릭터 위치 고정으로 진형을 유지할 수 있으며 남은 HP에 따라 후위로 전환하는 세부적인 전략 설정도 가능하다. 여기에 범위형 회복 스킬 ‘생츄어리’나 ‘축도’, ‘후광’ 등의 버프 등이 더해지면 적들이 점령한 필드 위라도 단단한 성채처럼 진형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스킬의 경우 몬스터 유형에 따른 타겟 설정과 대상의 체력, 잔여 MP, 대상과의 거리를 자동 스킬 사용 트리거로 추가해, 무의미한 스킬 난사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스피릿위시는 정신 능력치가 가장 높은 힐러라도 체력에 비해 MP 최대치가 낮은 편이고 무엇보다 NPC 타르야가 판매하는 MP 회복 증가 물약의 기능이 기본 회복량을 20% 높여주는 정도라 위급상황을 타개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부분의 상황을 예상해야 하다 보니 전략 설정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는 복잡한 구성을 갖추기에 앞서 파티 조합 특성과 캐릭터 역할을 미리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자동 전투를 진행하며 캐릭터별 체력 손실과 스킬 유형 등을 파악해, 불필요한 물약, 골드 손실을 줄이는 편이 좋다. 

훌륭한 전략을 세웠다 하더라도 자동사냥이 미션 콘텐츠의 보스 몬스터의 패턴 회피나 생존 콘텐츠의 자리 선정 등 유저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까지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보스의 패턴 공격이 강력하고 범위 공격 시전 속도가 빨라 무턱대고 AI에게 전투를 맡길 경우 탱커-딜러-서포터 순서로 각개 격파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스피릿위시의 전투는 숙련도에 따라 효율성이 달라지다 보니 MMORPG 장르임에도 RTS급 분석력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캐릭터가 다양하고 전장 유형도 다른 만큼,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다소 귀찮게 생각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수많은 게임사들이 자동 전투와 수동 전투 사이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던 노력을 생각한다면 전혀 무의미한 과정은 아니다. 

이러한 방식이 딜레마의 정확한 해답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모바일게임을 오랫동안 즐겨온 유저라면 새로운 시스템을 맞이할 수고로움은 즐겁게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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