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4.25 목 02:11
상단여백
HOME 리뷰
‘머리’쓰는 수집형RPG의 맛, 2079 게이트식스 체험기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4.11 17:57

게이트식스가 열렸다. 2079년의 모습을 그린 사이버펑크 세계관과 스토리가 강조된 게임이다.

익숙한 RPG에서 낯선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개발사의 각오처럼, 장르는 익숙하다. 화제가 몰리는 장르인 수집형 RPG다. 하지만 색다른 세계관은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등 신기술로 인해 암울해진 디스토피아를 그렸다. 

수집형과 사이버펑크, 이 2가지를 어떻게 융합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칫 진지한 흉내만 낼 수 있었던 세계관의 무게를 재미로 승화시키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다. 플레이는 무과금 기준, 5챕터까지 클리어 해본 체험담을 풀어내봤다.

스토리는 기대를 많이 했고, 기대 이상이다

가상세계 속 암울한 미래를 그려낸 사이버펑크 세계관에서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 전개 템포와 표현 비중의 줄타기다. 너무 진지하고 암울해서도 안 되고, 너무 이야기가 빨라서 설정이 존재감을 잃어서도 안 된다. 2079 게이트식스는 그 조절에 성공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각 챕터마다 변화무쌍한 전개가 이어지고 기승전결이 갖춰지면서도, 이야기의 큰 줄기가 자연스럽게 흐른다. 2챕터 마지막 스테이지 어떤 캐릭터의 이야기는 충격적이면서도 강렬했다. 소위 '억지로' 전개한 것도 아니고 현실성을 함께 충족한다. 

또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감옥간수가 수감자를 데이터필로 꼬드기며 장난친 끝에 죽여버리는 것. 가상세계의 추악한 민낯 속에서 생체 활동을 유지시키는 데이터필이 화폐이자 모든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나게 상기시킨다.

모델링이나 게임 디자인이 화려하지 않고 조금 삭막한 느낌이 있지만, 잘 구성된 게임 세계와 맞물리면서 위화감이 적다. 특히 게임 색채와 디자인은 최대한 세계관에 맞춰 구성한 정성이 보인다. 

겉보기에 무난하고, 알수록 참신하며, 생각해야 하는 비중은 높다

뽑기 시스템과 육성 강화와 진화, 스토리 파트에 이은 전투까지. 2079 게이트식스 역시 수집형 RPG의 큰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한 첫인상이었다. 플레이 30분 뒤 생각이 바뀌었다. 재미 포인트가 다르다.

헥사곤(육각형)을 테마로 한 디자인은 독창성과 게임성을 살리는 데에 적절한 역할을 한다. 스테이지가 육각형의 타일로 이루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목적지까지 일직선 진행이 아니다. 맵은 비선형적으로 각종 오브젝트 및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고, 적도 존재하며 행동 패턴에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한 육각형의 꼭짓점을 모두 밟으면 타일 하나가 완성되면서, 보스에게 디버프가 걸리거나 아군 파티에 좋은 효과가 생기는 등 이득을 얻는다. 이벤트는 선택에 따라 장단점이 나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따라 안정적으로 지나갈 수도 있고, 도박을 걸어볼 수도 있다.

컨디션 관리도 재미있다. 다키스트 던전을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직관적으로 이해될 것이다. 각종 상황에 따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컨디션이 붙게 되는데, 좋은 컨디션이 사라지지 않도록 잠그거나 나쁜 컨디션을 치료할 수 있다. 컨디션 관리로 부가 성장을 시킬 수 있고, 스테이지 이벤트에서 나쁜 컨디션이 붙지 않도록 선택지를 고르는 재미도 생긴다.

성장 시스템이 보편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까지 독특했다면 많은 유저가 즐기기에 진입장벽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전체적으로 수집형RPG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전략과 전술이라는 분야에서 독창성을 넣어 비틀었다는 인상이다.

링크, 링크를 보자! 성능보다 중요한 링크 스킬 연계의 맛

별다른 강화 없이 메인 스테이지를 진행한다면, 4-1에서 난이도가 한번 올라간다. 캐릭터 성장과 코어 강화작업이 잠시 필요하지만 큰 비용은 들지 않는다. 그곳을 클리어하면 1차 적응학습 완료 보상으로 태생4성 선택권을 하나 주기 때문에 숨이 트인다.

진짜 벽은 5-5에서 시작된다. 챕터 6으로 넘어가기 위한 수문장 역할을 한다. 여기서부터 생각할 거리가 급속도로 많아진다. 과금을 많이 해서 뽑기로 캐릭터를 뽑아야 할까? 정답은 아니다. 조합을 연구하는 쪽이 좀 더 합리적이다.

수집형RPG에서 흔히 홍보하는 말이 있다. "강력한 캐릭터가 만능이 아니며 조합과 전술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는 것. 보통은 실제와 괴리가 나타나는 말이다. 어느 정도는 극복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별 높은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으면 선택지가 압도적으로 많다.

현재 2079 게이트식스는 이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조합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가장 큰 게임 장점이기도 하다.

링크 시스템의 영향이 생각 이상으로 크다. 모든 캐릭터는 적의 상태이상에 반응해 즉시 발동되는 링크 스킬을 가졌고, 발동과 함께 새로운 상태이상을 남기기도 한다. 링크를 차례대로 연결하면 대전격투 게임의 콤보 연계처럼 엄청난 효율을 뽑아낼 수 있다. 

서로 조합되지 않는 태생4성들 집어넣은 것보다 링크 스킬 알차게 발동되는 태생3성 조합이 더 강하다. 턴제 전투이기 때문에 매턴 스킬 사용 판단도 중요하다. 이 현상은 결투장에서 체감된다. 하나하나 생각하며 플레이할 경우 자동 진행에 비해 승률이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강한 캐릭터를 얻기 위해 뽑기를 반복하는 것도 플레이 방법 중 하나지만, 라이트 플레이를 지향한다면 보유한 캐릭터풀에서 최대한의 조합을 구성하며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편의성은 아직 미완성이다

다만, 파티 조합 시스템이 훌륭한 것과 유저 만족감 제공은 별개다. 보통 캐릭터 뽑기를 제공하는 게임들은 초반 재화 보상을 적극적으로 뿌리거나 캐릭터 획득 가능성을 높이는 2개 방법 중 적어도 하나를 택한다. 2079 게이트식스는 양쪽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수집형 장르는 성능이나 효율은 둘째치고 유저가 얻고 싶은 캐릭터를 얻을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도 중요하다. 처음 주는 10연뽑기와 사전예약 보상을 제외하고 챕터 5까지 클리어하는 동안 모인 재화는 아슬아슬하게 10연뽑기를 한번 더 돌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 정가 구매나 마일리지 및 천장 시스템, 제작 영입 등이 없기 때문에 수집 만족도를 더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진다.

UI도 아쉽다. 각종 행동에서 터치를 많이 요구하고, 자주 누르는 버튼인데 작아서 손가락 에임이 빗나가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최근 게임들은 굳이 취소나 닫음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바깥쪽을 대충 터치하면 알아서 창이 닫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기능 역시 없다. 파티 편성만 해도 더 깔끔하게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유저가 아닌 운영 입장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아직까지 유저의 정기적 로그인을 유도하는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유저 입장에선 귀찮은 점이지만, 많은 모바일게임이 광산 채굴이나 장시간 제작 등 '쿨타임' 콘텐츠를 집어넣는 것은 빠른 재방문을 이끌기 위한 목적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최대한 유저 편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래픽 옵션을 높음으로 하고 플레이하면 발열과 배터리 소모가 심하다는 문제가 있다. V30이 발열만큼은 가장 문제가 적은 기종 중 하나인데 처음 느낀 수준의 발열이다. 오랜 시간 플레이할 경우 옵션 조절을 권한다.

젤리오아시스는 큰 규모가 아니지만 한국 모바일게임 태동기부터 한 플랫폼을 파온 개발사고, 대표작 원더5마스터즈로 대세 장르와 독특한 게임성을 융합하는 좋은 사례를 보여준 바 있다. 

2079 게이트식스도 비슷한 내공이 느껴진다. 수집형 RPG를 사이버펑크와 접목한 콘셉트부터 정체성이 뚜렷하지만, 그 만남에서 불협화음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도 중요하다. 게임을 구성하는 데에 고민이 엿보였고, 그것은 유저에게 생각의 여지를 주는 재미로 나타났다. 또한 게임에 녹아드는 스토리 하나만으로도 추천할 이유는 충분하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콘텐츠 사이에 조금 더 윤활유를 부어야 하고, 유저 편의성 문제도 적극적인 피드백을 받아야 할 일이 남았다. 오랜 경력의 개발사이기에 빠르고 정확한 세계 보수를 기대한다. 2079년 가상세계는 이제 시작이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길용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