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을 대표하는 온라인게임 ‘마비노기’의 개발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2019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데브캣 김동건 총괄 프로듀서는 자신이 직접 참여했던 마비노기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일련의 과정을 설명했다.
  
마비노기는 김 프로듀서의 독특한 기획서로부터 시작된 작품이다. 그는 넥슨 입사 초기, 여러 개의 기획서를 제출했지만 프로젝트의 시작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과정이 블랙박스였으며, 이미 성공을 거둔 사람에게 프로젝트가 주어지면서 신입이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마비노기라는 특이한 이름과 독특한 기획서 타이틀 폰트, 참신한 스튜디오 로고 등 다소 파격적인 기획서를 제출하면서 프로젝트를 승인받았고, 이는 데브캣 스튜디오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가지의 기술적 불안 요소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바로 ‘3D’와 ‘DB’다. 당시 넥슨 내에서 3D를 경험해본 팀이 없었으며, 기존 파일 기반 서버의 한계로 인해 데이터 필드의 추가나 확장이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친구인 넥슨 이현기 디렉터에게 3D 엔진을 구매했다. 개발 과정에서 코드는 다시 작성했지만, 이를 통해 3D에 대한 기초가 없었던 팀이 빠르게 진도를 나가는데 큰 도움을 얻었다.

  
기술적 불안 요소를 해결한 마비노기는 참신한 시도를 이어갔다. 첫 번째는 ‘카툰렌더링’ 기법의 도입이다. 지금은 다소 익숙한 기법이지만, 그 당시 카툰렌더링은 굉장히 새로운 기법으로 평가받았다.
  
이 밖에도 풍부한 생활감을 전달하기 위한 ‘라이팅’, 부드러운 공간감을 표현할 수 있는 ‘색조 컨트롤’, ‘자체 개발 엔진’ 등의 다양한 시도를 했다. 다만 자체 개발 엔진의 경우, 낮은 버전의 다이렉트X API에서 개발되면서 향후 하드웨어 진보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술적 요소 이외의 게임 내적인 부분 역시 새로운 시도가 이어졌다. 턴 방식 전투를 벗어나기 위해 상성과 심리전을 기반으로 디자인된 ‘가위바위보 전투’와 MMORPG에 기승전결이 존재하는 ‘스토리’, 유저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아바타와의 일체감’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완성된 마비노기는 어느덧 10년 이상 서비스를 지속한 장수 게임이 되었고, 이제는 ‘마비노기 모바일’이라는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김 프로듀서는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은 마비노기를 미래로 전해주는 작업이다. 단순히 옛날 게임의 충실한 복각이 목적이 아닌, 과거의 마비노기가 주었던 느낌과 보여주고자 했던 것들을 현시점에 맞게 다시 만들기 위함이다.”라며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 의미를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미래를 위해 과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게임들은 아직 살아있는 몇 개를 제외하면, 모두 점으로 남아있다. 어떤 것들은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다. 각각의 점을 이어서 미래의 게임으로 이어갔으면 좋겠다.”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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