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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점령' 일곱개의대죄, 장기흥행 가능성 보인다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6.14 20:27

일곱개의대죄: GRAND CROSS가 화제다. 4일 출시 이후 퀄리티와 운영 모두 호평이다. 그중에서도 큰 폭풍은 일본에서 불고 있다.

14일 기준 일곱개의대죄 한국 매출은 앱스토어 1위, 구글플레이 3위다. 일본은 앱스토어 1위에 구글플레이 5위. 양국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했지만, 일본은 ios 비율이 훨씬 크다는 특징을 고려하면 최고점을 찍었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

예측은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현재 흥행을 얼마나 더 이어갈 수 있을까, 혹은 지금 이상의 기록 달성도 가능할까. 한국은 변수가 많아서 장담하기 이르지만, 일본은 확실하다. 장기흥행을 향한 길에 부정적 요소가 거의 없다.

UI는 익숙하고, 운영 방침은 새롭다

일곱개의대죄는 기획 단계부터 일본 모바일시장의 환경을 노렸을 것이라 추측되는 부분이 많다. 그중 하나는 세로화면. 대부분의 게임이 가로화면을 채택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세로화면 플레이가 보편화돼 있다. 그만큼 화면부터 익숙한 모습이다. 한국에서는 UI/UX 디자인이 번잡하고 불편하다는 의견도 종종 나오는데, 일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야기 중 하나다.

주점이나 상점 메뉴도 일본 모바일게임이 흔히 채택하는 화면 구성에서 조금씩 다듬어낸 모습이다. 여기에 상호작용과 애니메이션 퀄리티를 조합해 익숙함과 만족감을 동시에 잡은 모습이다.

무엇이 익숙해야 하고 무엇이 달라야 하는지, 영리하게 제작된 기획으로 보인다. 일곱개의대죄를 통해 넷마블이 펼치는 운영 방식은 한국에서 익숙하다. 타 게임에서 벤치마킹을 한 경우도 많아 보편적 방식으로 체감된다. 하지만 일본에서 넷마블의 프로모션은 색다른 면이 있다.

확정 SSR등급 캐릭터 지급이 자주 이루어지는 모습은 그동안의 일본 게임에서 찾기 힘들었다. 일본은 '가챠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사회적으로 뽑기 문화가 정착됐고, 굳이 확정 지급하지 않아도 명시된 확률만 지킨다면 뽑기 자체에 큰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다. 

SSR을 얻었다고 만사 해결은 아니며 추가 육성이 필요하지만, 그 점은 다른 게임들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일곱개의대죄는 각종 일일보상과 퀘스트 및 이벤트로 진화 재료도 주기적으로 풀고 있다. 일본 유저들에게는 다른 체감으로 리워드가 다가오는 것이다.

'고인물'이었던 일본 모바일RPG 퀄리티

한국 유저들 사이에서 모바일게임 시장이 고인물이라는 불평이 나오곤 했는데, 일본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거치형-휴대형 콘솔이 모두 발달한 시장이고, 해외 모바일게임 수용 폭도 보수적인 편이라 신작이 치고올라오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없었다. 

특히, 퀄리티 부분에서 오랜 기간 정체였다. 캐릭터 게임으로서의 가치를 제외하면 게임의 기본 질은 혁신적인 변화가 없었다는 의견이 다수다. 페이트:그랜드오더(페그오)가 이 부분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 IP의 파워가 막강했고 스토리와 캐릭터가 호평이었지만 기술력이 들어간 부분은 높게 평하기 힘들었다.

그밖에 일본을 대표하는 강력한 모바일RPG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만큼 오랜 기간 변동이 없었다. 퍼즐앤드래곤은 2012년, 몬스터 스트라이크는 2013년작이다. 아무리 일본에서 굳건한 사랑을 받는 게임들이라도, 새로운 RPG에 대한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었다.

새로운 얼굴이라면 로맨싱사가 리유니버스 정도다. 작년 말 출시된 뒤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데, 도트 캐릭터가 섬세하게 구현됐다는 점을 제외하면 연출이나 게임성은 IP의 힘과 옛 추억을 살리는 선에서 머무르고 있다.

아이돌마스터 계열vs부시로드 계열(뱅드림,러브라이브) 대결 구도로 전개되는 캐릭터 리듬게임 시장이 그나마 경쟁을 통한 퀄리티 발전이 이어지지만, 유저 파이가 명확하게 고정된 장르다. 더군다나 RPG 장르와는 수요가 거의 겹치지 않는다.

IP의 힘이 유독 크게 작용하는 일본 모바일시장에서, 일곱개의대죄는 전제조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이전까지 없던 퀄리티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실제로 일본 커뮤니티에서 "압도적인 연출력에 놀랐다", "그동안 우리에게 없던 게임이다" 등 질적으로 놀란 반응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당분간 뚜렷한 대형 모바일 신작이 없다

가장 결정적인 요소다. 빠르게 순환되는 모바일게임 특성상, 한번 정점에 오른 게임이 내려오는 일은 예전 강자가 환골탈태 하거나 새로운 대안이 떠오르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일곱개의대죄는 앞으로 한참 그런 변수가 없다.

일본 대작 게임의 경우 거치형 콘솔, 가벼운 게임은 닌텐도 스위치 등 휴대형 콘솔로 개발력이 집중되는 지형이다. 모바일게임의 강자들은 최근 신작에서 실패를 겪었거나 당분간 기약이 없는 상태다. 사이게임즈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프로젝트인 우마무스메는 소식이 끊어진 채 총괄PD만 퇴사하면서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졌고, 적어도 일본 시장을 겨냥할 만한 모바일 신작은 당분간 크게 없다.

장기적으로 드래곤볼 레전즈,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정도가 오래 경합할 만한 젊은피로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타겟층 면에서 크게 겹치는 부류는 아니다. 비교적 신작 취급을 받는 시노앨리스도 어느새 2년이 지났다. 이런 환경에서 일곱개의대죄가 한번 정점을 찍은 이상, 롱런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한국게임이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앱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한 일은 일곱개의대죄가 처음이다. 그만큼 뜨거운 호응을 입증했고, 일본에서의 전망은 더욱 밝다. 초반 반짝 그래프가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세다.

지금 흥행을 길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처음 기조를 유지하는 운영이 중요해 보인다. 일본 서비스 경험을 갖춘 한 관계자는 "일본 유저는 한국에 비해 피드백이 긍정적이고 불만 표현이 적은 편"이라면서, "대신 마음에 안 든다 판단되면 말없이 게임을 그만두는 경향이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원작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간다는 점이 장기적 변수는 될 수 있다. 일곱개의대죄 원작은 미완결이고, 현재 진행에 따라 평가가 시시각각 달라지는 분위기다. 이후 추가될 스토리에 따라 변수를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는 개발진의 판단에 달려 있다.

출발선은 힘차게 끊었다. 일곱개의대죄와 넷마블은 일본에서 어떤 꿈을 그리고 있을까. 한국게임 흥행의 새 역사를 쓸지 기대가 모이기 시작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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