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오케스트라. 

최신 기술의 대표 주자와 서양 음악의 결합은 일반인 입장에서 생소할 수 있으나, 유저에겐 퍽 익숙해진 반가운 조합이다. 

올해만 해도 마비노기,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OST가 주제였던 오케스트라 공연이 개최됐다. 특히, 그라나도 에스파다, 마비노기 영웅전 등의 사례는 오케스트라가 게임 세계관과 분위기를 얼마나 풍부하게 가꿔나갈 수 있는지 증명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게임과 오케스트라는 대중적인 시선에서 상당히 신선한 조합이다. 굿즈샵, 신규 콘텐츠 발표, QnA 세션 등이 갖춰진 대다수의 오프라인 이벤트는 알찬 내용에 비해 구성의 재미가 떨어져, 이후 전개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반면, 오케스트라 콘서트는 비교적 진입장벽이 높은 클래식 공연의 문턱도 게임으로 가볍게 넘길 수 있어, 유저의 문화적 식견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공연 문화가 성장하고 OST 역시 풍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X.D 글로벌은 벽람항로 1주년 기념 파티에 이어, ‘소녀전선 2주년 심포니 콘서트 인형·피안화’로 오프라인 이벤트의 범주를 넓힌다. 

소녀전선 유저 입장에서 이번 심포니 콘서트의 의미는 남다르다. 콘서트 자체는 이미 중국에서 2회 개최된 바 있으나, 국내에서 소녀전선을 메인 주제로 진행한 오프라인 이벤트는 1주년 홍대 엘큐브에서 진행한 콜라보 이벤트가 전부였다. 

게다가 모바일게임 OST를 주제로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개최된다는 점은 소녀전선 마니아를 떠나, 일반 대중들도 눈여겨볼만한 변화 중 하나다. 그동안 콘텐츠 볼륨 면에서 모바일게임의 OST는 콜라보 가수와의 이벤트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콘서트로 OSMU(One Source Multi Use)로의 발전 가능성까지 고려해볼 수 있다. 

구체적인 선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열렸던 1, 2차 공연을 고려해보면 라이트 유저들도 게임 속 장면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곡들이 다수 연주될 것으로 보인다. 그중 부관이 위치한 그리폰 사령부실을 표현한 ‘Day 1’과 5전역 배경음악 ‘For the record’는 두 공연에서 모두 연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게임과 오케스트라, 두 가지 문화가 결합된 이벤트인 만큼 행사 전 몇 가지 주의사항들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선 콘서트의 관람 등급은 게임과 마찬가지로 12세 이상이며, 티켓 현장수령 시 예매자 정보확인이 진행되기에 신분증과 함께 예매 내역을 모두 준비해야 한다. 

콘서트 진행 장소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은 상당히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어, 당일에 주차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고려해 예정보다 일찍 출발해야 입장시간에 맞출 수 있다. 공연장 입장은 티켓소지자만 가능하기에 티켓을 버리거나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1주년 이벤트와 달리 ‘오케스트라 콘서트’라는 행사의 특수성이 존재하는 만큼, 지켜야 할 에티켓도 유저이자 문화인으로서 숙지할 요소 중 하나다. 콘서트는 듣기 위한 문화 콘텐츠인 만큼 공연 시간 10분 전에 지정 좌석에 착석해 다른 사람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론 당일에는 굿즈샵을 비롯해 다양한 현장 이벤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콘서트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오케스트라의 연주인만큼 다른 사람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번째는 타인과 연주자를 위해 카메라 및 휴대폰 촬영, 녹음은 자제해야 한다. 2주년 이벤트인 만큼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은 것도 마니아의 심리지만 플래시와 촬영음으로 인해 얼룩질 다른 관객과 연주자들의 경험 역시 이해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콘서트가 그러하듯 이번 콘서트 역시 촬영과 녹음은 금지되어 있다. 때문에 공연 이후, 연주자들의 모습을 남기고 싶다면 공연 이후 커튼콜이 진행될 때 현장 스태프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다. 

세 번째는 조용한 감상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다. 공연은 저녁 6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결코 짧은 시간이라 할 수 없지만 매너를 위해 스마트폰을 꺼두는 데는 아깝지 않은 시간이다. 비록 군수작전을 돌릴 시간이라도 참아야만 한다. 만약 정 돌려야만 한다면 클리어에 2시간이 필요한 4전역 ‘보급차단’과 6전역 ‘구호협조’ 작전을 참고하자. 

네 번째는 반입 금지 물품에 대한 사항이다. 영화관과 달리 오케스트라 콘서트는 전반적으로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음료라 할지라도 뚜껑이 없거나, 유리병과 캔에 담겨있거나 뜨겁다면 공연장 진입이 불가능하다. 다행히도 티켓부스 오픈과 공연시간 사이에 식사할 시간은 충분하기에 감상을 위한 최고의 컨디션을 준비하는 것도 그리 어렵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연주자에 대한 예의이다. 팬의 입장에서 멋진 곡과 연주로 흥을 주체할 수 없는 것도 이해는 할 수 있으나 잦은 박수와 감탄사는 다른 유저와 연주자에게 실례가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연주에 대한 의사 표시는 악장이 끝난 이후에 하는 것이 매너이며, 만약 기억에 남을 법한 연주였다면 자리에 서서 기립박수로 호응하는 것도 경의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