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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 유독 한국에서 논란인 이유는?
김동준 기자 | 승인 2019.07.01 15:24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6C51)로 등록한지 어느덧 한 달이 넘었다.

약 5주란 시간 동안 세계 각국의 게임산업 관련 협회에서는 WHO의 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이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해외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의 대립>
보건복지부가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 결정을 수용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대립 구도가 형성된 것이 국내에서 논란이 점화된 가장 큰 이유로 볼 수 있다.
  
해외의 경우, 관계 부처에서 WHO의 이번 결정에 대한 수용 여부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과 비교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 결정을 수용하고, 국내 도입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문체부 등 관련 부처와 시민사회단체, 학부모단체, 게임업계, 법조계, 의료전문그룹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6월 중 구성해 합의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즉,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록할지는 결국 각 국가의 재량에 달려있는 만큼, 보건복지부는 WHO의 이번 결정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을 한국질병분류코드(KCD) 8차 개정본에 넣는 방안도 고려한 바 있다. 다만, 통계청에서 한국의 사정에 맞춰 기준을 바꾸는 등 3년가량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하면서, 2025년 예정된 KCD 9차 개정본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포함하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반면, 문체부는 보건복지부와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체부는 보건복지부가 WHO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의견을 전한 만큼, 보건복지부가 주도하는 민관협의체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체부는 “복지부에서 제안한 협의체에 참여하기는 어렵다. 국무조정실이나 KCD를 주관하는 통계청의 중재 아래 객관적인 협의체가 구성된다면 참여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7월 중 문체부, 보건복지부, 통계청 등 관계 부처와 게임산업, 의료, 법조,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가 참석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으나,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협의체 위원 선정부터 문체부와 보건복지부의 잡음이 일면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게임의 부정적 프레임>
해외와 비교해 국내에서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정적인 것 역시 한몫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7년 국내 게임 시장의 규모는 13조 1,423억 원으로 2016년 10조 8,945억 원 대비 2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 역시, 전년 대비 80.7% 증가한 59억 2,300만 달러(한화 약 6조 6,980억 원)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산업 2018년 결산 및 2019년 전망’ 보고서를 보면, 2018년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 추정치는 75억 달러(한화 약 8조 6,677억 원)로 전년 대비 8.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그중 게임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 56.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캐릭터(9.5%), 방송(7.3%), 음악(6.8%), 영화(0.6%) 등 각종 문화콘텐츠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수치로, 게임이 대한민국의 콘텐츠산업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콘텐츠산업을 이끌고 있는 지표와 달리, 게임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좋지 않다. 한류의 중심은 K팝으로 설명하는 곳이 대부분이며, 게임을 언급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온라인게임 성인 결제한도 폐지와 비영리게임 등급분류 면제 등 규제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각종 사회의 부정적 이슈에 대한 원인을 게임에서 찾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남다른 교육열과 질병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맞물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은 한층 더 뜨거운 이슈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은 국내의 특수성과 맞물려 해외에 비해 유독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해외와 비교해 사회적 논란여부는 중요한 점이 아니다. 핵심은 논점을 잃지 않고 긴밀한 협의를 거쳐, 2025년 예정된 KCD 9차 개정본에 보다 나은 방향의 결과물을 남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김동준 기자  kimdj@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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