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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비스 100일, 프린세스 커넥트 유저는 웃고 있다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7.03 19:33

"제발 국내 퍼블리셔 거치지 마세요, 직접 서비스해주세요"

흔한 말이었다. 해외 게임의 한국 진출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많은 유저들은 잘못된 퍼블리싱으로 좋은 게임을 망칠 수 있다는 걱정을 내놓는다. '헬적화'를 가정한 시나리오가 떠돌기도 했다. 국내 게임사의 부정적 인식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가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이하 프리코네R) 한국 출시를 깜짝 발표했을 때도 비슷했다. 왜 사이게임즈가 직접 서비스하지 않느냐는 반응도 있었고, 운영에서 실패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흘러나왔다. 한때, 대부분의 모바일게임에 for Kakao가 붙어나오던 시절 카카오라는 이름에 각인된 인상도 한몫했다.

어느덧 프리코네R은 7월 4일 서비스 100일을 맞이한다. 지금 카카오게임즈는 '갓카오'로 불린다.

인게임 요소를 전혀 건드리지 않았고 카카오 친구에게 정보가 뜨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최근 카카오게임즈 퍼블리싱 게임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운영 중이다. 

프리코네R은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뽑기에서 꼭 얻어야 하는 필수 캐릭터가 존재했다. 없다고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1티어 캐릭터로 불리는 이리야 픽업 뽑기부터다. 이후 수영복 한정 캐릭터 3연속부터 시작해 계속 이어지는 한정 캐릭터 뽑기가 일정에 잡혀 있다. 픽업 뽑기를 실패한 유저 중 상당수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게임에서 이탈할 위험은 컸다. 게다가 천장 시스템이 한국 버전에 추가되려면 아직 많은 기간이 남았다.

실제로, 뽑기가 존재하는 게임들은 압도적 성능의 한정 캐릭터가 나오는 시점에서 순간 매출은 급상승하지만 장기적으로 유저 추이가 꺾이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 프리코네R 일본 서비스도 같은 과정을 겪은 바 있다.

문제의 그녀, 이리야

서비스 100일째부터 10일 동안, 매일 10연뽑기 무료 제공을 실시하는 총 100연차 이벤트는 예정돼 있었다. 다만, 이리야 픽업 뽑기 막바지만 겹치기 때문에 일본 버전 일정대로 실시할 경우 뽑기 이벤트가 크게 효율적이라고 보기 힘들 수 있었다.

카카오게임즈는 과감하게 이리야 픽업 기간을 일본 버전보다 늘려서, 무료 뽑기로 이리야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을 크게 올렸다. 순간 매출을 포기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유저를 만족시키려는 움직임이다. 유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카카오게임즈의 유연한 운영은 출시 이후 계속되고 있었다. 서비스 50일째에 일본에서도 실시하지 않았던 50연차 이벤트를 따로 진행한 것도 큰 호응을 받았다. 공식 이유는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끈 것에 대한 보답이었다.
                                    
출시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을 때, 그리고 쿄우카 업데이트 사전 예약을 따로 실시했을 때 1천 쥬얼씩 계속 제공하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그밖에도 미처 다 언급할 수도 없는 각종 이유로 쥬얼과 스테미너 등 주요 보상을 끊임없이 공급했다. 급기야는 이유 없이 감사하다면서 1천 쥬얼을 선물했다.

아무렇게나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행동력이 많이 필요한 클랜전 기간에 스테미너를 대량 선물하는 등 유저가 원하는 순간 적재적소에 넣어주는 센스가 빛났다. 운영측이 게임 이해도를 충분히 가진 채 애정을 가지고 판단한다는 증거다.

일본 개발사인 사이게임즈부터 자주 선물을 뿌리는 운영을 선호하는 것도 맞지만, 카카오게임즈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일본 버전의 시행착오를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프리코네R은 매출을 극대화하는 선택지도 있었다. 일본 버전을 그대로 따라가고 기존 이벤트만 충실히 수행해도 비판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눈앞의 매출보다 장기적으로 더욱 사랑받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저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었고, 이제 카카오게임즈의 운영을 의심하지 않는다.

프리코네R에서 보여준 카카오게임즈의 운영은 2017년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이하 뱅드림)부터 전조를 보였다. 당연히 인게임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고, 통신오류 문제를 제외하면 공들인 현지화와 센스 있는 운영으로 호감도를 쌓았다. 유저 수요가 오히려 일본 버전에 집중되는 등 악재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꾸준한 롱런으로 조금씩 역주행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6월부터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액션RPG 패스오브엑자일도 같은 모습이다. 기존 스팀게임 버전을 완벽하게 존중한 한국 운영에 추가 이벤트를 더하면서 더 메리트 있는 게임이 되기 위해 애썼다. 그 결과 현재 PC방 순위 상위권을 위협하면서 입소문의 선순환을 타고 있다.

한번 어그러진 이미지를 되돌리는 일은 어렵다. 카카오게임즈는 그 일을 해내고 있다. 

해외 게임 퍼블리싱뿐 아니라 자체 개발작을 서비스할 때도 이와 같은 운영 철학은 결국 만족도를 올릴 것이다. 당장의 매출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사랑이며, 믿음을 주는 게임이 결국 안정적 수익도 함께 보장한다는 교훈을 보여주는 듯하다. 프리코네R은 지금 다시 매출 10위권을 넘보고 있다.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다. 이미지는 곧 기업의 생명력과 직결된다. 이제 카카오게임즈의 새로운 퍼블리싱을 우려가 아닌 기대의 눈으로 지켜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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