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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개의대죄, '느린 속도'의 딜레마
길용찬 기자 | 승인 2019.07.18 11:51

게임의 질은 입증했고, 운영도 뚜렷한 실책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불안 요소를 미리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 전투 템포의 문제다.

일곱개의대죄:GRAND CROSS는 개발사 퍼니파우의 역량을 증명했다. IP를 재해석해 스토리 연출과 그래픽의 질을 모두 완벽하게 잡았고, 넷마블은 마케팅에 큰 공을 들이면서 다수 유저가 만족할 만한 운영 정책을 폈다.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기록한 매출 상위권 성적은 길게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할 만하다.

좋은 게임이지만 모든 면에서 쾌적한 것은 아니다. 매일 게임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다 보면, 조금씩 삐걱거리는 부분이 발견된다. 

템포가 느리다.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곧 시간과 연결된다. 모바일게임의 콘텐츠 경험에 있어 시간은 하나의 재화로서 큰 화두다.

일곱개의대죄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혁신적인 퀄리티를 선보였지만, 성장 시스템까지 신선한 것은 아니다. 

콘텐츠 스타일은 안정적으로 꾸민 쪽에 가깝다. 메인스토리를 모두 진행하면 캐릭터의 초진화와 각성을 통해 추가 성장을 노리고, 지금보다 강한 장비를 위해 던전을 돌게 된다.

매일 기본으로 진행하는 임무는 같은 장르 게임들과 비슷한 편이다. 솔가레스 던전 이벤트 3회, 일정 시간에 개방하는 골드 던전, 보스전과 섬멸전 1회 이상, PvP 2회, 여기에 프리 스테이지 일퀘와 파밍 정도다. 마을 퀘스트도 반복해서 돌아야 하는 종류가 꽤 있고, 각성재료 파밍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모된다. 

문제는 여기서 나온다. 자동사냥이 필수인데, 전투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 속도 조절이 2배속까지 가능하지만 실제 2배 속도에 미치지 못한다.

동일한 던전을 자동사냥으로 반복 클리어하면서, 일반속도와 2배속을 번갈아 선택하며 클리어 시간을 체크해봤다. 일반속도에서 평균 2분30초 나오는 던전이 2배속 선택 시 평균 2분. 불과 20% 단축된 셈이다. 게다가 절전 모드에 진입하면 속도가 더 느려진다는 불만도 드물지 않게 나온다. 

2~3분 내에 끝나는 스테이지는 캐릭터 능력에 비해 매우 쉬운 경우다. 웬만한 곳은 전투 한 번에 5분을 훌쩍 넘기며, 콘텐츠에 따라 10분 가량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잦은 접속을 유도하는 설계도 부정적 시너지를 낸다. 행동력 제한이 상당히 낮은 편이고 빨리 회복된다. 자주 접속하더라도 빠르게 돌보고 끌 수 있으면 덜할지 모르지만, 행동력을 소모하는 과정이 길다. 자주 돌릴 수 없거나 PC 에뮬레이터를 쓰지 못하는 유저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만하다.

유저의 시간 소비는 모바일게임에서 조금씩 대두되기 시작하는 문제다. 앞으로 더욱 많이 화제될 것이다. '소탕권'으로 많이 불리는 스테이지 빠른 진행 기능도 차츰 보편화되고 있다. 유저가 특정 게임에 매일 투자하는 최소 시간과 최대 시간이 어떻게 설계돼야 하는지, 이 질문은 수면 위로 더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일곱개의대죄를 개발 시각에서 살펴볼 경우, 콘텐츠 소모 속도는 가장 큰 적이다. 콘텐츠 추가마다 들어가는 퀄리티 유지 및 발전 작업,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별로 작업해야 하는 코스튬 모델링 디자인과 전투 애니메이션을 생각하면 업데이트를 빠르게 진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전투 진행 내내 촘촘히 배치해둔 연출 퀄리티를 감안하면 속도를 획기적으로 늘리기도 어려울 수 있다. 콘텐츠 소모를 막는 좋은 방법으로 PvP 재미 향상이 흔히 꼽히는데, 턴제 RPG에서 1:1 PvP를 재미있게 만드는 일 역시 매우 까다롭다. 그렇다면 새로운 콘텐츠 설계를 고심할 필요도 느껴진다.

좋은 게임이기에 나올 수 있는 지적이다. 최고 수준의 전투 애니메이션이 유저 불만으로 돌변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게임 진행 템포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는 사전에 고민해야 할 숙제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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