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 시기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는 소식이 있다. 바로 피파 시리즈의 신작이다.

시리즈로 게임이다 보니 ‘올해도 별다를 게 없겠지?’란 생각도 하지만, 유럽 축구 개막과 더불어 새로운 소속팀으로 이적한 슈퍼스타들의 활약을 시청하고 있으면 축구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이번 피파 시리즈는 EA의 여러 변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글화는 물론, 새롭게 추가된 볼타(VOLTA) 모드, 커리어 모드의 개선, 현실에 보다 가까워진 게임성 등 주목할 포인트가 많다.

<10년 만의 한글화>

피파10 이후 약 10년 만에 들려온 한글화 소식은 국내 유저들이 가장 반가워할 만한 소식이다.

피파 시리즈가 축구게임이기에 그동안 EA의 한글화 없이도 경기를 즐기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다만,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부가적인 콘텐츠를 즐기기에 접근성이 부족했다.

특히, 피파17부터 피파19까지 탑재되었던 더 저니(TheJourney) 콘텐츠의 경우, 알렉스 헌터라는 게임 속 가상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한글화 없이 인물 간의 관계나 맥락을 이해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존재했다.

이 밖에도 선수 이적을 비롯한 각종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요구되는 커리어 모드와 피파 얼티밋 팀(FIFA Ultimate Team) 콘텐츠에서의 편의 기능 등을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 불편함이 있었다.

물론, 더 저니가 피파19를 마지막으로 종료되면서 한발 늦은 한글화가 아쉽게 느껴질 수는 있다. 하지만 피파20에 추가된 신규 콘텐츠도 존재하는 만큼, 한글화는 게임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일 출시된 데모 버전과 한국 시간으로 19일부터 진행 중인 트라이얼 체험 버전을 경험한 유저들이 한국어로 된 피파20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한글화가 어색하거나 퀄리티가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는 만큼, 피파20을 계기로 발전할 필요성은 있다.

<신규 콘텐츠 VOLTA>

피파17부터 피파19까지 더 저니 콘텐츠가 피파 시리즈의 콘텐츠 구성에 한 축을 담당했다면, 볼타 모드는 차세대 콘텐츠다.

더 저니에서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중간중간 길거리 축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피파20에서 이를 전면에 내세웠다.

유저들은 볼타 모드에서 3vs3, 4vs4, 5vs5로 펼쳐지는 길거리 축구를 경험할 수 있으며, 직접 캐릭터를 생성하고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생성한 선수를 육성해 능력치를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길거리 축구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는 화려함이다. 볼타 모드는 화려함에 상당히 충실한 편이다. 11vs11로 진행되는 기존 경기와 달리, 선수들의 움직임이 비교적 가볍고 빠르게 느껴지며 개인기 활용도 수월하다.

재밌는 부분은 벽의 활용이다.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면 아웃이 되는 것이 아니라, 벽에 공이 굴절되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패스를 구사할 수 있다. 정확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변칙 플레이로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는 충분한 재미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볼타 모드는 자신의 팀 모두를 플레이하는 것과 더불어, 멀티플레이로 다른 유저들과 팀을 꾸려 하나의 캐릭터만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피파 시리즈는 그동안 프로 클럽(Pro Clubs)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11vs11 게임에서 한 명의 선수로 플레이하는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11명의 팀원을 모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EA가 의도한 대로 해당 콘텐츠가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 필요한 볼타 모드는 프로 클럽의 문제점을 완벽하게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EA가 추구하는 다수의 유저가 함께하는 PvP를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된 볼 물리엔진과 현실성>

기존에 어느 정도 패턴화되어 있던 볼의 움직임이 조금 더 현실적으로 개선됐다.

EA는 “바운드와 회전, 궤적 등 공의 실제 움직임을 본떠 물리적 특성을 개선했다. 그 결과 회전 증가, 자연스러운 패스 곡선 등이 보다 현실에 가까운 모습으로 구현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데모 버전이나 트라이얼 버전을 체험해보면, 공이 땅에 닿았을 때 미세하게 바운딩 되어 궤적이 달라지거나 트래핑이 튀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나 몸의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 패스의 세기, 경기장의 잔디 상황에 따라 볼의 바운드와 움직임이 달라진다.

이 밖에도 수동 견제 시스템을 개선해 수비 시 민첩성과 반응성을 높여 유저가 수비수를 조작해 패스 줄기를 차단하거나 슛을 가로막는 플레이가 가능해졌으며, 조준, 포지션, 세기, 스핀으로 프리킥의 시스템을 세분화해 보다 현실적인 세트피스를 구현할 수 있게 했다.

<피파20에는 유벤투스가 없다>​

EA는 챔피언스 리그를 비롯해 유럽 주요 리그의 하부리그에 이르기까지 축구와 관련된 대부분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피파 시리즈 초기부터 EA가 다른 축구게임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라이선스에 강점이 있는 축구게임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피파 시리즈를 떠올리게 됐다.

하지만 이번 피파20은 중요한 라이선스 하나를 놓쳤다. 유럽 4대 리그 중 세리에A를 지배하고 있는 유벤투스의 라이선스를 코나미가 독점으로 계약하면서 경기장, 팀명, 엠블럼, 유니폼 등을 사용할 수 없다.

피파20에서 유벤투스는 피에몬테 칼시오라는 팀명으로 등장하며, 유벤투스 소속 선수들의 이름과 페이스는 동일하게 제공된다.

재밌는 것은 지난 7월 유벤투스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의무 출전 조항을 어기고 K리그 올스타와의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공공의 적이 됐기 때문에, EA가 유벤투스의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한 것을 오히려 반기고 있는 분위기가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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