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케이드 게임의 상황은 모노폴리조차 등급분류를 통과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박성규 회장은 국내 아케이드 게임 시장이 위축되는 원인으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과도한 규제를 꼽았다.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에서 아케이드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1.4%. 이마저도 VR 게임 산업의 성장에 기대어 이룬 성장이다. 가족 중심의 마케팅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20%에 육박하는 세계 게임 시장 점유율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아케이드 게임 시장의 침체기는 2006년 ‘바다이야기’로부터 시작됐다. 파친코 시스템을 차용한 게임 방식과 환전소와 연계된 상품권은 도박과 다를 바 없었다. 폐해가 커지자, 정부는 사행성 게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시작했고 여파는 성인용 게임을 넘어, 청소년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규제로 번졌다. 

박성규 회장은 “사행성 게임과 청소년 게임에 대한 규제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하지만 현재 문화부의 방침은 아케이드 게임 전체를 한통속으로 인식하고 있다”라며 “과도한 규제가 단속 대상인 사행성 게임이 아닌 건전한 청소년 게임을 억압하는 것 역시 산업이 위축되는 원인이다”라고 전했다. 

적발된 불법 사행성 게임장에 배치된 게임이 전체 이용가로 정식 등급 분류된 게임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신작 청소년 아케이드 게임에 대해 사행성을 문제로 주사위 콘텐츠조차 규제하고 있지만 정작 사행성 요소가 의심되는 게임은 별다른 조치를 받지 않는다는 것. 이에 대해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는 공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항의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VR게임의 선전으로 규제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추세지만 산업 기반을 되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수출길도 요원하다. 신작의 수출에는 국내 필드 테스트 실적이 필요하지만 등급분류조차 통과하지 못한 게임은 결과값을 낼 수 없다. 통과하더라도 제한적인 조건 아래 생산된 콘텐츠는 경쟁력에서 밀린다. 

이에 대해 박성규 회장은 “시장의 위축을 바다이야기만의 문제로 몰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락한 국내 아케이드 시장의 입지를 되살리기 위해, 믿음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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