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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형RPG의 PvP 콘텐츠, 핵심은 밸런스
송진원 기자 | 승인 2020.03.11 15:40

PvE와 PvP는 게임 콘텐츠의 속성을 정의하는 핵심 요소다. 스토리와 레이드, 길드전, 결투장 등 종류는 달라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대부분의 수집형RPG 콘텐츠는 PvE와 PvP로 구분할 수 있다. 

게임에 따라 특징도 다르다. 개발사가 콘텐츠 비중을 PvE에 집중했다면, PvP 자체를 다루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PvP를 최상위 엔드 콘텐츠로 도입했다면 PvE는 본격적인 대결에 진입하기 위한 성장 발판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PvP가 없는 수집형RPG라도 스테디셀러로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소녀전선, 페이트: 그랜드오더, 라스트오리진 등은 직접적인 PvP가 없어도 이벤트 스테이지나 신규 캐릭터가 출시될 때마다 유저들의 분석이 잇따른다. 특정 스테이지에서 스코어를 겨루는 방식으로 보상을 차등 지급하는 형태로 경쟁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PvP의 매력에 주목해 실시간 대전 기능을 지원하는 게임도 있다. 매년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한 서머너즈워와 밴픽 시스템을 도입한 에픽세븐 월드아레나, 출시 직후부터 실시간 대전을 도입한 카운터사이드 등은 깊이 있는 PvP를 지향한다. 

수집형RPG에서 PvP는 콘텐츠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일정한 패턴으로 분석 가능한 AI와 달리, 유저와 직접 대결하는 전투는 긴장감이 조성된다. 전략과 컨트롤 등 여러 변수가 승리에 영향을 주다 보니 성취감도 크고 평소에는 얻을 수 없었던 희귀한 보상으로 목표의식을 자극한다.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위험성도 크다. 수집형RPG는 다른 장르보다 PvP를 소화하기 어렵다. 대전격투게임처럼 모든 캐릭터를 해방하고 실력을 겨루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이 보유한 수십 종의 캐릭터 중에서 가장 좋은 패를 선택해야 하는데, 만약 수집하지 못한 캐릭터가 밸런스를 파괴할 정도로 강력하다면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PvP의 보상이 커질수록 문제는 커진다. 보상으로 종결급 장비나 아이템이 차등으로 주어진다면 박탈감은 더욱 깊어진다. 또한 실력이 아닌 캐릭터 유무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상황이 유지된다면, 랭킹 상위권 유저와 하위권 유저의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PvP의 성공 유무는 캐릭터 밸런스에 달려 있다. 특히, 캐릭터 획득 방식이 뽑기 위주인 수집형RPG라면 보다 중요하다. 수집하는데 많은 재화를 소모해야 하는 캐릭터가 PvP 최상위권을 독점한다면, 이는 잘못된 과금 유도를 콘텐츠로 가린 것과 다를 바 없다. 

캐릭터 밸런스와 과금, 유저들의 반응 등 민감한 문제들이 얽혀 있어, PvP에 대한 게임사들의 조정은 신중하게 이뤄지고 있다. 카운터사이드는 엘리자베스 팬드래건과 리퍼 등의 하향과 샤오린 상향을 진행한 이후 밸런스 조율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자노트에 따르면 밸런스 불균형 해소를 위해 PvP 한정으로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PvP와 PvE에 따라 캐릭터 능력, 스킬을 분리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PvE로 얻은 장비와 레벨에 따른 능력치, 스킬 레벨을 PvP에서는 일정 수준으로 평준화해서, 모든 유저들이 동일한 조건으로 겨룰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한 OP캐릭터의 스킬 효과를 PvP 한정으로 제한시키는 방안도 있다. 5턴 기절 효과를 3턴으로 줄이거나, 공격 스킬의 계수를 줄이는 등 고등급 캐릭터의 가치를 유지한 채, 밸런스를 맞추기도 한다. 

밴픽 시스템도 도입하기 어렵지만 고려해볼만한 기능이다. 상대 캐릭터를 경기 전에 금지함으로써 본 게임과 또 다른 심리전을 유저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다만 모바일게임 특성상 실제 대전 시간보다 밴픽 과정이 길 수 있어, 실시간 밴픽과 사전 밴픽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AI를 적용한 비동기 대전 방식도 여러 방면의 콘텐츠 응용이 가능하다. 실시간 매칭 대신 유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된 AI를 지명해서 겨뤄 볼 수 있다. 실시간 PvP 특유의 긴장감은 부족하지만, 상대를 직접 선택하는 점에서 OP캐릭터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적다. 

이처럼 PvP는 매력적이지만 밸런스를 잡기 어려운 콘텐츠다. 유저들은 새로운 메타와 조합을 연구하며,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상위 티어로 올라갈수록 전투 난도도 높아지기에 엔드 콘텐츠로도 안성맞춤이다. 다만 가장 좋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 형평성을 검증하는 유저들의 기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장르를 떠나, PvP 밸런스는 유저들이 개발사의 역량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서비스를 이어가는데 있어, 중요한 형평성과 보상이 걸려 있는 만큼 PvP 도입을 고민 중인 게임사라면 꾸준히 유저 동향을 파악하며 밸런스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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