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지주식회사가 정통 배틀로얄에서 없던 콘텐츠와 전투를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추가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작은 지난달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추가된 에란겔 테마파크다. 글로벌 출시 2주년을 기념해 업데이트된 에란겔 테마파크는 인게임에서 각종 미니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자오락 컨셉의 공간이다.

에란겔 테마파크는 클래식 모드 에란겔에서 확률적으로 등장하며, 일부 지역에 설치된 테마파크에서 유저들은 놀이기구를 타거나 헌트 게임, 스페이스 워, 3x3 랜덤 뽑기, 과녁 맞히기 등의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다. 미니게임을 플레이하면 진통제나 화염병 등 플레이에 필요한 각종 아이템 획득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시작섬이나 로비의 미니 배너를 활용한 특설 게임센터에서 게임코인으로 게임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게임 코인은 필드 드랍 및 로비에서 달성할 수 있는 미션 보상으로 획득 가능하다.

기존 FPS 게임의 이벤트가 좀비 모드처럼 룰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꾸려지는 것과 달리,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게임에서 또 다른 미니게임을 플레이하는 콘텐츠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테마파크가 완벽한 이벤트 모드에 가깝다면, 배틀그라운드에 추가된 판타지 배틀로얄 모드는 본편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이벤트다.

판타지 배틀로얄 모드는 기존의 배틀그라운드와 출발부터 다른 구조다. 기본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본편과 달리, 판타지 배틀로얄은 바바리안, 레인저, 위자드, 팔라딘으로 구성된 4종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

큰 틀은 배틀로얄 룰이지만, 직업을 선택해서 플레이하다 보니 파밍 구조가 확연히 다르다. 바닥에 떨어진 총기와 탄약을 줍는 본편의 방식과 달리, 판타지 배틀로얄 모드는 바닥에 떨어진 직업별 보석으로 장비를 제작한다.

주목할 점은 이벤트 모드에 제작이란 개념을 도입한 펍지주식회사의 의도다. 펍지주식회사는 공식 홈페이지 공지로 “배틀로얄의 핵심은 생존이지만, ‘제작’이란 기능이 배틀그라운드에 도입된다면 어떨까란 생각을 해왔습니다. 판타지에 등장하는 팔라딘 같은 캐릭터를 다루어 보면서 방패 아이템을 공개적으로 실험해볼 수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제작 시스템을 보면 각 직업에 따라 구분되는 색상의 보석을 모아 착용하고 있는 장비를 강화하는 구조다. 이를 본편에 적용시킨다고 가정한다면, 특정 재료를 모아 방어구나 총기의 성능을 강화하는 형태를 떠올릴 수 있다.

현재 배틀그라운드의 아이템 구성은 헬멧과 방탄조끼, 가방으로 비교적 단순한 편인데, 제작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강화 차이로 인한 전투의 변수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패의 추가는 본편의 게임성을 뒤흔드는 파급력을 예상해볼 수 있다. 이벤트 모드에 추가된 성능을 보면, 가드를 올렸을 때 모든 전방 공격을 막아낼 수 있으며 가드 상태로 밀치기를 활용할 수 있는 등 효과적이다. 방패가 보호하지 못하는 다리를 공격하면 피해를 입기도 한다.

FPS 기반의 게임에서 방패가 특별한 요소는 아니다. 이미 콜오브듀티 시리즈나 레인보우식스 시즈 등 각종 유명 게임에서 방패는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는 단순 FPS가 아닌 배틀로얄이다. 한 번 죽으면 게임이 끝나는 배틀로얄에서 피해를 막아주는 방패의 도입은 게임의 양상을 뒤바꿀 수 있는 큰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 시스템과 방패 모두 아직은 실험적인 요소다 보니 본편에 도입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 FPS 기반 배틀로얄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가 이 같은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2017년 3월 얼리액세스를 시작으로 어느덧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차에 접어든 만큼, 새로운 재미를 유저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펍지주식회사에서 신맵이나 신규 총기 및 차량 등의 업데이트로 유저들에게 더 이상 새로운 재미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판단일 수 있다. 신맵 출시는 플레이 양상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닌 만큼, 시스템의 변화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펍지주식회사가 준비 중인 새로운 도전은 파격적이다. 파격적인 시도에는 그만큼 리스크가 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다소 침체된 배틀로얄 장르의 인기를 부활시킬 수 있는 최적의 카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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