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유럽 비공개테스트로 출시 준비에 나선 발로란트의 반응이 뜨겁다. 신작 FPS의 기대감과 에임핵을 둘러싼 우려가 함께하고 있다. 

발로란트는 라이엇게임즈 신작과 다른 기조의 게임이다. 서로 다른 국가와 스킬로 캐릭터에 개성을 부여하되, 게임성은 FPS의 본질에 집중했다. 스킬은 상대의 시야를 가리거나, 자신의 이동을 돕거나 위치를 확보하는 보조 기능에 지나지 않는다. 승패 여부가 전적으로 사격 실력에 달려있다 보니, ‘누구나 쉽게’ 숙달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다. 

캐릭터별 스킬이 존재하지만, 하이퍼 FPS와 거리가 멀다. 제한적인 이동과 리스폰, 가변적인 총기, 높은 대미지, 짧은 TTK(Time to Kill), 좁은 복도형 맵까지. 빠른 리스폰과 한타가 돋보이는 하이퍼 FPS보다, 장비와 전술이 강조되는 택티컬 FPS와 유사하다. 

지난주부터 비공개테스트를 시작한 북미, 유럽 유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전략적 팀전투, 레전드오브룬테라보다 대중성은 낮을지라도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 레인보우식스: 시즈를 잇는 하드코어한 게임의 등장에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국내 유저의 이목도 테스트 일정으로 모이고 있다.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가 선점한 시장에서 발로란트는 새로운 대체재가 될 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로 인지도를 높인 라이엇게임즈의 신작이고, 배틀로얄, 하이퍼FPS와 다른 게임성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e스포츠로서 잠재력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에서 FPS e스포츠는 오버워치를 제외하면 다소 생소한 분야지만 해외는 수많은 프로팀이 우승에 도전할 정도로 발달되어 있다. 지난달 T1이 ‘Brax’ 브랙스턴 피어스를 발로란트 크리에이터이자 프로게이머로 영입하는 등 출시 전부터 대회를 준비하는 게임단의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 발로란트는 5vs5 팀 대결로 승부를 가리는데, 경기 참여 인원이 리그오브레전드와 동일하므로 롤파크를 활용한 대회 개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소리에 민감한 FPS 특성상 선수들이 만족할만한 방음대책을 갖춘다면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의 시즌 공백기를 발로란트로 대신할 수 있다. 

하지만 위험요소도 배제할 수 없다. 북미, 유럽 비공개테스트에서 발견된 에임핵 문제는 치명적인 결과로 번질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전장의안개와 AI를 접목한 안티치트 시스템으로 완벽한 대응을 약속했지만 논란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비공개테스트 일주일 만에 등장한 에임핵은 판매 사이트에서 1일 19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판매자는 벽 너머 상대 위치를 보여주거나 에임을 자동 수정해주는 시연 영상을 함께 공유하며, 보안을 뚫었음을 과시했다. 

에임핵는 FPS의 생명과 직결된다. 배틀그라운드와 에이펙스 레전드, 콜오뷰듀티 워존 모두 출시 이후 핵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대규모 업데이트로 반등 기회를 잡아보려 했지만 핵으로 하락한 게임의 이미지는 여전히 신규 콘텐츠의 의미를 흐리고 있다. 

특히,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내 시장은 에임핵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브랜든 그린 디렉터는 배틀그라운드 핵 사용 유저 대다수가 중국 유저임을 지적한 바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중국 국적으로 의심되는 유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가운데, 불안정한 안티 치트와 지역 서버는 국내 테스트 이전에 해결해야할 사안이다. 

핵 대처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전력은 있다. 과거 라이엇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 헬퍼 사태를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와 강경 대응으로 대처했다. 장르는 다를지라도 핵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처 방안을 수립한 경험이 있기에, 출시 전까지 서비스 안정화를 기대해 볼 만하다.

라이엇게임즈에게 발로란트는 다른 신작 이상으로 중요하다. 리그오브레전드 IP(지식재산권)을 적용하지 않은 첫 번째 신작이자 서버와 핵 방지 등 운영 난도 또한 높은 게임이다. 지난해 다양한 장르로 진출을 선언했던 만큼 발로란트는 라이엇게임즈의 역량을 증명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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