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2.8 수 18:39
상단여백
HOME 리뷰
스타일릿, 패션잡지를 연상시키는 '깔끔한' 소셜게임
길용찬 기자 | 승인 2020.04.22 15:18

숫자가 없는 게임을 만났다. 

스타일링 소셜 게임은 확고한 수요가 있다. 확고한 경쟁자도 있다. 니키 시리즈는 이 분야 장수 터줏대감이다. 후발주자는 그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거나, 색다른 방향성을 제시해야 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자회사 루비큐브가 16일 출시한 스타일릿은 독특한 방향성을 지닌다. 계정 레벨이나 스킬 등의 성장 개념이 없고, 스테이지 돌파나 옷별 능력치도 없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뚜렷한 공략이 없어 당황할 수 있다. 하지만 적응한 뒤 느낌은 다르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꾸미는 일은 곧 게임으로 연결된다.

스타일릿의 최고 미덕은 간단하게 요약된다. 욕심을 내지 않는다.

게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숫자는 패션 아이템 구매비용, 다른 유저가 눌러준 팔로우와 좋아요 숫자가 전부다. 자신의 정보와 상태를 보여주는 일에는 어떤 수치도 반영되지 않는다. 이벤트 순위 역시 스탯과 관계 없이 모든 유저들의 선택에 따라 결정된다.

옷장과 드레스샵을 통합해 직관적인 쇼핑을 즐기는 점도 좋은 아이디어다. 모든 옷과 액세서리를 즉석에서 착용해볼 수 있고, 소지하지 않은 아이템은 코디가 끝난 뒤 일괄 구매하면 그만이다. 성능 차별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보기에 예쁜 것, 혹은 부족한 콘셉트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자유로운 구매가 진행된다.

플레이 경험은 온라인 패션잡지와 닮아 있다. 카탈로그를 보는 듯한 의상 패키지 구성과 설명이 대표적이다. 플레이 과정에서 얻는 보상에 할인 쿠폰도 포함되는데, 이 쿠폰을 먹여서 특정 아이템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주력 유저층이 쉽게 공감할 만큼 현실적인 쇼핑 형태다.

이런 장치로 스타일릿은 온전히 소셜의 재미에 집중하는 데 성공했다. 유저의 계정은 곧 하나의 SNS로 소통 창구가 된다. 성장이나 점수와 같은 기존 게임의 틀을 강요하지 않는다. 

스타일 표현 자유도 역시 훌륭하다. 출시 초기지만 패션의 기본 콘셉트는 다 녹였고, 세부 메이크업과 헤어 역시 인상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다채롭다. 프로필과 스타일을 촬영할 때 직접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넣을 수 있다는 점도 높은 자유도를 견인한다.

유저가 게임에 스며들도록 배려한 지점도 돋보인다. 매니시, 페미닌 같은 패션 전문 용어에 툴팁을 통해 뜻풀이를 넣어서 관련 지식이 적은 유저도 무난하게 적응하도록 만들었다. 리퀘스트를 통해 요구하는 분위기를 직접 구현하고, 성공했을 때 만족감을 느끼게끔 구성되어 있다.

과제는 첫인상 개선이다. 모바일게임은 튜토리얼 단계에서 게임을 그만두는 유저 비율이 크다. 그만큼 템포가 빠른 시장이다. 게임 극초반에 시선을 잡아끄는 연출이 부족한 부분은 약점이 될 수 있다.  

상당수 유저가 게임을 시작하고 "뭘 해야 하지?"라는 의문을 가질 법하다. 특별한 배경 스토리가 없고, 화려한 연출이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높은 자유도는 목적성이 약한 느낌으로 연결된다. 게임 시작과 함께 옷을 고르고, 곧바로 리퀘스트에 참여해 공략 없이 옷을 입혀보는 과정에서 혼란을 느낄 여지가 있다.
 
스타일릿은 기존과 다른 접근이 필요한 게임이다. 그 지점을 초반에 적극적으로 알려주는 장치는 필요하다. 자연스러운 튜토리얼을 구성하거나, 약간의 배경 설명을 첨가하는 방법도 좋을 듯하다. UX 연출 역시 깔끔한 장점과 동시에 조금 허전한 느낌을 주는데, 초반 몰입에 관한 개선 고민은 다양한 방향에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뚜렷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없지만, 반드시 단점은 아니다. 게임 자체가 고유의 SNS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유저는 자신만의 스타일링과 배경으로 촬영물을 내놓고, 서로 팔로우와 댓글을 남긴다. 신선한 콘셉트 제작법을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스타일릿은 글로벌 출시작이고 전세계 유저와 서버를 공유한다. 언어장벽을 뛰어넘어 소셜 체계를 갖추기는 쉽지 않다. 그 까다로운 미션을 해내고 있다. 영어부터 스페인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가 스타일을 통해 오가는 모습이 발견된다.

루비큐브는 매월 200여종 의상과 패션 정보공유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세계는 넓고, 글로벌 스타일링을 향한 길은 험난하다. 스타일릿이 감각적인 패션으로 신규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을까. 적어도, 소셜의 기본 판은 제대로 깔아놓은 것 같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길용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