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있는 '아재' 유저라면 아직도 기억에 남을 광고가 있다. 온게임넷 채널을 틀면 어김없이 뮤온라인의 블러드캐슬 영상이 흘러나오는 시절이다. 자주 나오는 동시에 사운드와 연출이 인상적이라, 스타리그를 즐겨 보던 시청자는 광고 대사를 모두 외워버릴 정도였다.

블러드캐슬은 뮤온라인을 나아가 뮤 IP를 상징하는 콘텐츠가 됐다. 엄청난 수의 악마들이 넘실거리는 캐슬에 진입해서 제한시간 내 아이템을 회수해 대천사에게 돌려주는 타임어택 모드였다. 웹젠은 뮤온라인을 통해 견실한 게임사 반열에 올랐다. 당시 광고 영상은 그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아이콘이었다.

뮤온라인이 20년차를 맞이하는 2020년, 뮤 IP는 9번째 작품인 ‘뮤 아크엔젤’을 준비하고 있다. 

뮤온라인은 국내 최초 3D MMORPG란 타이틀로 2001년 등장했다. 당시 기준 빠른 템포의 성장, MMO 환경에서 펼쳐지는 핵앤슬래시 액션은 고정팬을 확보하기 충분했다. 그 정체성은 지금까지 남아 장수 게임의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뮤온라인 전성기 시절, 웹젠은 자사 게임을 찾는 유저들이 어떤 플레이를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롱런의 가장 큰 이유였다. 대표 모드인 블러드캐슬 외에도 악마의광장이나 카오스캐슬 등 다양한 콘텐츠가 다수 상대 모두 시원한 전투를 기반으로 삼았다. 

뮤온라인의 플레이 스타일은 중국 유저들의 취향을 자극했고, 웹젠이 지금까지 성장한 기폭제로 작용했다. 낮은 사양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가는 장점이 컸고, 화려한 디자인과 음악 등 중화권 감성을 자극하는 장치도 큰 역할을 했다. 뮤 IP의 중국 흥행은 이후 이어지는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뮤온라인이 10주년을 넘기면서 웹젠은 뮤 IP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2015년 출시한 모바일 MMORPG 뮤 오리진이 시작이었다. 출시 초기 구글플레이 매출 1위 자리를 따냈고, 이후 장기간 상위권 자리를 지켰다. 전민기적이란 이름으로 중화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웹젠 시가총액 1조원 돌파의 기록을 만들어낸 공신이다.

다음해 등장한 웹게임 뮤 이그니션은 플랫폼 연속 확장 성공작이었다. 플랫폼이 사양세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을 뒤집고 웹게임 흥행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중국 게임사들과의 협업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시기이기도 하다.

2018년까지 뮤 IP 신작은 매해 모습을 드러냈다. 뮤 템페스트(2017), 뮤 오리진2(2018), 뮤온라인 H5(2018)까지. PC온라인 후속작 프로젝트가 다소 주춤했지만, 그밖의 플랫폼에서 쉴 새 없이 뮤의 이름을 볼 수 있었다.

웹젠은 올해 다시 '뮤'로 돌아왔다. 뮤 이그니션2로 웹게임 시장을 다시 공략했고, 모바일 신작 뮤 아크엔젤의 비공개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테스트 인원은 5천명으로 계획했으나, 예상 이상의 신청자가 몰리면서 1만명으로 확대했다. 

뮤 IP 확장은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긍정적 측면은 웹젠 사업 플랜을 떠받치는 기반을 든든하게 마련했다. 확고한 게임 정체성으로 코어 유저 확보는 주효했다. 굵직한 느낌과 편리한 플레이에 중점을 맞춘 특성은 특유의 느낌을 선호하는 유저들의 웹젠의 게임을 찾게 만들었다.

플랫폼을 분산해 게임별 수명을 늘렸다는 점도 안정적이다. PC온라인 2종, 뮤 아크엔젤을 포함해 모바일 3종, 웹게임 3종에 더해 HTML5게임 시장까지 뮤의 힘으로 개척했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으로 대거 축소된 웹게임 시장에서, 이그니션 시리즈가 홀로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작년 웹젠은 새로운 분야를 향해 적극적으로 도전을 시도했다. 파티플레이 MMORPG 마스터탱커부터 수집형RPG 나선영웅전, 전략게임 퍼스트히어로까지. 그러나 국내 흥행실적은 좋지 않았다. 뮤 IP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게끔 만들어준 토대인 동시에, 결국 웹젠의 정체성으로 돌아가게 되는 이정표 역할을 한다.

부정적인 해석도 있다. 게임성 발전 정체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모든 뮤 시리즈 타이틀은 뮤온라인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콘텐츠 역시 뮤온라인 원작을 기본으로 두고 조금씩 변주를 해나가는 방식이다. 가장 안정적인 운영 방침이지만 그만큼 새로운 트렌드를 맞추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장르 변화가 없다는 것도 같은 지점에서 불안 요소다. 지금까지 국내에 등장한 뮤 IP 게임 9종은 모두 MMORPG다. 만일 MMORPG 장르가 하락세에 접어든다면 IP 전체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이용 유저의 평균연령이 올라가는 현상은 좋은 신호가 아니다.

뮤 아크엔젤이 궁금해지는 이유도 이와 연결된다. 온라인게임을 모바일에 최대한 가깝게 재현하는 개발 방침이다. 원작 뮤온라인의 캐릭터는 물론, 인게임 콘텐츠와 UI 등 대부분의 게임 요소를 모바일 플랫폼에 담을 예정이다. 뮤 아크엔젤의 반응은 이후 뮤 IP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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