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역사의 IP, 스톤에이지가 돌아온다.

모바일 턴제 MMORPG 스톤에이지 월드가 사전등록을 시작했다. 캐주얼풍 3D 그래픽으로 돌아온 캐릭터들이 타이틀 화면을 메운다. 개발사 넷마블엔투는 수집과 길들이기가 가능한 250종 이상의 펫을 제공하고, 결혼과 부족 시스템 등 다른 유저와 교감으로 차별화된 재미를 마련할 계획이다.

전세계 유저 2억명, 원작 온라인게임 스톤에이지가 거둔 성적이다. 주요 인기 3국은 한국, 중국, 일본이었다. 엄청난 반향을 불러온 게임이지만 그에 비해 먼 길을 돌아와야 했다.

스톤에이지의 탄생은 1999년, 일본 개발사 재팬시스템서플라이(JSS)였다. 한국 서비스는 2000년 게임사 이니엄에서 담당했다. 작은 업체의 한계로 홍보가 미약했지만, 유저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나가면서 인지도가 급격히 늘었다.

스톤에이지 IP의 정체성은 중세나 무협, SF 등을 채용하는 다른 게임과 온전히 분리된 세계관에서 나온다. 인간과 공룡이 공존하는 가상의 석기시대가 배경이다. 과거 고도의 문명과 정령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섞으면서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까지 덧붙였다.

또다른 흥행 요소는 세계관을 반영하면서도 참신한 게임성이다. 온라인게임에서 펫을 수집하고 길들여 함께 싸우는 게임은 이제 흔하다. 하지만 당시 기준에서는 혁신적이었다. 공룡 소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펫 충성도를 관리해 명령을 거부하거나 도망치는 일을 막아야 하는 시스템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개발사 JSS가 2001년 부도를 맞이하면서 스톤에이지의 라이선스가 꼬이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지재권을 물려받은 디지파크와 대만 서비스 업체 Wayi 사이 복잡한 법적 분쟁이 발생했고, 이니엄 역시 분쟁에 휘말리며 업데이트가 멈춘 끝에 서비스 종료를 맞이했다.

2003년 신규 계약으로 국내 서비스를 이어받은 주체가 바로 넷마블이었다. 게임 콘텐츠를 자체 개발해 업데이트를 재개하는 동시에 결제 방식을 변화시켰다. 각국에서 분리된 채 떠돌아다니던 IP는, 넷마블이 2011년 디지파크에게 지적재산권을 정식 구매하면서 정리됐다.

스톤에이지 올드유저들에게 넷마블이 반가운 이름으로 남은 것은 아니었다. 복잡하게 얽힌 비즈니스 이슈가 이면에 있었지만, 게임 성격이 대폭 바뀌면서 유입 접속자도 늘지 않은 것은 유저 입장에서 불만이 나올 주제였다. 온라인 스톤에이지는 결국 2015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6년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한 스톤에이지 비긴즈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세계관은 동일하지만, 오픈월드 RPG가 가장 큰 매력이었던 원작과 완전히 다른 장르였다. 세븐나이츠 등 넷마블 기존 게임들의 시스템이 너무 크게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9년, 넷마블의 신규 캐시카우가 갑작스레 떠올랐다. 중국에서 출시한 스톤에이지M(석기시대M)이 기대 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것. 3분기 넷마블 매출 비중의 30%를 '기타 게임' 항목이 차지했는데, 그중 대부분이 스톤에이지M의 매출이었다. 국내 출시 버전으로 재단장해 돌아온 것이 바로 스톤에이지 월드다.

2017년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송된 스톤에이지
2017년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송된 스톤에이지

스톤에이지 월드는 IP의 화려한 복귀를 선언할 수 있을까. 넷마블은 "이번엔 다르다"고 말하고 있고, 실제 조건도 긍정적이다. 중국에서 흥행 동력도 이미 증명한 뒤다. 단, 고려해야 할 변수는 많다.

2007년 잠시 서비스했던 스톤에이지2가 좋은 반례다. 큰 기대 속에 모습을 드러냈고, 전작에 비해 향상된 그래픽과 품질을 보였다. 그러나 전작에 비해 지나치게 감성이 다르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결국 기존 유저들은 새 게임에 유입되지 않았다. 스톤에이지2 국내 서비스는 9개월간 오픈베타를 끝낸 뒤 정식 출시조차 하지 못하고 잊혀졌다.

스톤에이지 월드가 맞이한 과제도 같다. 온라인 스톤에이지의 그래픽은 화려하지 않으면서 따뜻한 특유의 화풍이 자리잡고 있었다. 순수하게 퀄리티 상승으로 구현 가능한 작업이 아니었다. 감성은 이성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분야다.

스톤에이지 월드의 3D 그래픽은 트렌드에 충실하지만, 원작 특유의 감성을 원하는 유저들을 만족시킬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원작의 매력이 최근의 수집형게임 시스템에 묻히지 않고 고스란히 드러날 것인지도 관심사다.

시행착오를 통한 교훈은 이미 얻었다. 스톤에이지가 가진 개성은 여전히 독보적이다. 오래 기다려온 유저들에게 스톤에이지 월드가 보여줄 세계는 선명해야 한다. 그것이 제2의 IP 전성기를 불러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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