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다는 뜻의 속담이다.

운영의 실수로 유저들의 신뢰를 잃은 게임들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되는데, 에픽세븐은 1년 전 속담에 딱 들어맞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7월 에픽세븐은 큰 홍역을 치렀다. 신규 콘텐츠 오토마톤 타워에 데이터를 조작한 유저들이 랭커가 되면서 논란이 확산됐고 경쟁 콘텐츠에서 유저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서비스 9개월 만에 개최된 개발자와의 만남은 유저들이 기대했던 내용이 전혀 담겨있지 않았으며, 사회자의 행사 만족도 질문에 ‘아니오’라는 참가자들의 대답이 나올 정도로 반응이 싸늘했다.

특히, 페스타 이후 미디어 간담회에서 글로벌 행사 계획에 관한 답변으로 국내와 해외 매출을 퍼센트로 비교 언급하면서, 커뮤니티의 여론은 에픽세븐의 국내 유저 홀대론으로 빠르게 번져나갔다.

이에 스마일게이트는 에픽세븐 계승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잃어버린 유저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 결과 한때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스마일게이트 사상 최고의 성과를 달성했던 에픽세븐은 유저 이탈과 함께 점차 순위권에서 멀어졌고,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이렇듯 운영 이슈로 하락세에 접어든 게임들처럼 유저들에게 멀어지는 것 같았던 에픽세븐은 간담회 이후 약 1년이 지난 현재 반등에 성공했다.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매출은 어느덧 30위권으로 올라왔으며, 일본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7위, 싱가포르 양대마켓 매출 5위, 캐나다, 프랑스 등 북미·유럽 주요 지역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권 등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지표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차트 밖으로 밀려난 게임이 역주행하는 케이스가 드문 모바일게임 시장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례적인 현상이다. 간담회 이후 1년 동안 에픽세븐이 반등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에픽세븐의 반등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잃어버린 유저들의 신뢰 회복이다.

이슈가 공론화된 시점부터 스마일게이트는 공식카페 공지로 개선 방향과 청사진을 공유했으며, 간담회에서 나왔던 피드백을 바탕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의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등 신뢰 회복에 힘썼다.

간담회 이후 피드백 중심의 개선안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밸런스 파괴 원인으로 지목됐던 영웅들의 성능 조절로 밸런스를 잡았으며, 논란이 됐던 월광영웅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는 등 유저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조정했다.

이후 지난해 9월 개최된 1주년 행사는 피로도를 줄이는 방향의 업데이트와 출석 보상 상향, 행동력 및 골드 수급 확대 등 편의성 중심의 개편을 약속했고, 역대급 보상과 맞물리며 많은 유저들이 에픽세븐으로 복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공식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소통은 신뢰를 회복하는 결정적인 촉매제로 작용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11월부터 2주 간격으로 에픽세븐 패치노트 방송을 실시간으로 진행 중이다.

방송은 단순 업데이트 내용은 물론, 관계자가 직접 나와 새로운 콘텐츠를 설명하고 방향성을 공유하는 등 유저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구성이다. 실시간 방송이다 보니 유저들의 채팅을 관계자들이 직접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어 다른 어떤 방법보다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이처럼 에픽세븐은 과거 유저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유저관리와 업데이트로 반등에 성공하며, 잃어버린 소도 찾고 외양간도 고치는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었다.

단순히 국내에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바탕으로 게임이 성장하고 있어 상승세는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개발사인 슈퍼크리에이티브 김형석 대표는 에픽세븐 출시를 앞두고 “20년 이상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다.”란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제 막 2주년을 앞두고 있는 에픽세븐이지만 이미 저점을 경험한 만큼,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되풀이하지 않는다면 20년 서비스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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