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도, 야구도, 그리고 주식도 최정상에 있다. 엔씨소프트의 질주가 식을 줄 모른다.

1분기 실적은 역대 최고다. 리니지2M은 구글플레이 글로벌을 통틀어 1분기 동안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게임이다.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은 7,311억원, 영업이익 2,4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04%, 204% 상승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다. 전년동기 45만원 선이었던 주가는 1년 사이 2배 가까이 폭등했다. 현재까지 우상향이 계속되면서 매번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15일 기준 최고가는 주당 85만원이다.

게임 및 금융계는 엔씨소프트의 연간매출 2조 클럽 입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와 함께 향후 행보를 두고 갑론을박이 계속된다. 지금이 최고점인지, 혹은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인지. 예측은 쉽지 않다. 양쪽 전망은 모두 합당한 근거를 가진다.

* 질주는 계속될까? : 침체된 분야가 단 하나도 없다

"투자를 주저할 리스크가 보이지 않는다"

리니지2M은 출시 초창기인 2020년 12월부터 단 한번을 제외하고 매출 1위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잠시 1위를 내준 상대는 리니지M, 집안 식구다. 핵심 콘텐츠인 공성전이 미처 추가되기도 전의 성적이라 상승세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의 매출이 소액 줄었지만, 게임 수명을 감안할 때 치명적 하락이 아니다. 도리어 리니지 PC 버전이 그 이상의 실적을 뽑아내면서 PC플랫폼 전체 매출은 늘었다.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는 이전 사업모델의 대안이 아니라, 순수하게 '플러스 알파'의 역할을 해낸다.

기술적으로도 빈틈이 없다. 엔씨소프트의 AI 기반기술은 국내 모든 업계를 통틀어 손꼽히는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서버 관리나 심리스 월드 구현 분야도 마찬가지다. 리니지2M이 게임성에서 취향은 갈릴지언정, 기술 면에서 모바일 최고라는 점은 관계자 대부분이 인정하고 있다.

당분간 눈에 띄는 경쟁작도 없다. 위협적인 신작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정도가 꼽히는데, 중국에서 먼저 출시하며 아직 국내 서비스 시기는 미정이다. 돌발 악재가 없는 한 2021년, 어쩌면 그 이후까지 리니지 형제가 매출 1,2위를 나눠가질 가능성이 높다.

* 지금이 고점? : 이후 모멘텀이, 지금까지에 비해 약하다

"사용 가능한 최고의 카드를 모두 쓴 것은 아닌가"

엔씨소프트 수익은 리니지 IP의 비중이 높았다. 그 의존도는 매해 커졌다. 올해 1분기 리니지M과 2M 매출은 도합 5,532억원이다. 여기에 PC 리니지와 리니지2를 합친 712억원을 더하면, 리니지 IP 총합 매출은 6,244억원 가량이다. 총매출 7,311억원 중 89%를 리니지가 차지하는 것이다.

리니지 IP는 글로벌 사업에서 국내에 비해 한계치가 있다. 대만에서 강하지만, 그외 지역은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가능성을 엿본 정도다. 한국 시장도 확장성은 높지 않다. 리니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지만, 가장 많은 유저가 즐기는 IP는 아니다.

엔씨소프트도 새로운 관문을 넘기 위해 글로벌과 콘솔 시장에 투자를 넓히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TL(The Lineage)은 내부에서 막대한 시간과 자본을 들여 개발 중인 PC-콘솔 대형 타이틀이다. 그리고 신개념 콘솔 음악게임 퓨저(FUSER)가 올해 하반기 출시를 준비한다.

그러나 프로젝트 TL은 오랜 개발기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이 베일에 싸여 있다. 또한 글로벌 콘솔 타겟은 기존 유저층과 완전히 다른 지점이다. 리니지 IP는 확률형 아이템 이슈의 중심에 서 왔다. 플랫폼과 시장뿐 아니라 게임 체제에서 특수한 도전인 셈이다.

* 포인트 : '블소'가 분기점이다

엔씨소프트의 다음 대형 카드는 하반기 블레이드소울(블소)2 출시다. 엔씨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더욱 크게 돌아올지, 아니면 여기서 멈춰서게 될지 가늠하게 되는 갈림길이다.

블소의 실적 기대치가 리니지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그 다음가는 유저층을 보유했고, 특히 해외 시장에서 IP 잠재력은 리니지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중화권 흥행이 검증됐고 서구권에서도 지명도가 있다. 공개된 목표대로 모바일 플랫폼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과 게임성을 보여준다면 퍼플의 크로스플레이를 기반으로 날아오를 수 있다.

장기적으로 바라볼 경우, '더 리니지'가 중요해진다. 성공한다면 그동안 통과하지 못했던 관문을 열면서 엔씨소프트의 제2막이 열린다. 반대로 큰 성과가 없을 경우 시장의 한계는 명확하다.

엔씨소프트의 향후 전망은 언제나 엇갈려왔다. 비관적 예측을 비웃듯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 장벽마저 뛰어넘고 글로벌 시장에 도달할 수 있을까. 게임계의 모든 시선이 다음 코스를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