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 시장 입성에 재도전한다.

카카오게임즈는 11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배틀그라운드, 프렌즈 IP(지식재산권) 모바일게임 흥행과 카카오VX 연결 종속회사 편입에 힘입어, 1,056억 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또한 1,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주식 1주당 9주를 무상으로 배정하는 900% 무상증자로 상장 요건을 마련했다.

당시 기업공개를 미룬 배경에는 사업모델 다각화를 꼽을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은 퍼블리셔로서 거둔 성적 비중이 높았다. 프렌즈 IP의 높은 대중성과 별개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등과 견줄만한 대작 게임이 부족했다.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유지하려면 퍼블리싱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이 가능한 게임사의 이미지를 확보해야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 2년간의 준비과정은 게임사로서 입지를 다지는데 집중했다. 모바일게임은 캐주얼 장르와 더불어, 테라 클래식과 달빛조각사 퍼블리싱으로 운영의 폭을 넓혔고 PC게임 또한 그라인딩기어게임즈와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패스오브엑자일 서비스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퍼블리싱뿐만 아니라 개발 분야 기반도 보강했다. 카카오 VX와 라이프MMO로 VR, AR 신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지난 2월 엑스엘게임즈 경영권 인수로 신작 게임 개발력을 확보했다. 이와 더불어 개발사 세컨드다이브와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에 23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개발사를 향한 공격적인 투자와 견조한 매출 실적은 상장 준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게임 분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968억 원이다. 달빛조각사 기저효과로 이전 분기에 비해 감소했으나, 전체적인 실적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모기업 카카오가 언택트 열풍으로 수혜를 입었고 출시 3년 차를 바라보고 있는 배틀그라운드도 여전히 PC방 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상장 이후 기업가치는 종전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퍼블리싱 게임 흥행과 개발 역량 확보, 사업 다각화로 기업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평가하는 의견에 설득력이 모이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펄어비스와 더불어, 게임사로서 인지도를 갖춘다면 투자액을 마련하고 신작 개발 및 퍼블리싱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힘을 보탤만하다.

긍정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더라도 상승세에 박차를 가할 소식은 필요하다. 시장 주목도가 높을수록, 부진으로 인한 하락폭은 크기 마련이다. 개발과 수익 활동을 병행하기 어려운 게임 개발 특성상, 많은 시간을 들일수록 흥행 실패로 인한 손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줄 여러 타이틀을 확보해야할 필요가 있다.

엘리온과 가디언테일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은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를 결정할 신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엘리온은 이름과 함께, 퀘스트 및 성장동선을 직관적으로 개선했고 게임의 아이덴티티였던 공중전 비중을 낮췄다.

첫 번째 사전체험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게임의 아이덴티티지만 답답한 플레이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공중전의 비중을 대폭 낮치구, 핵앤슬래시 방식의 전투 콘텐츠로 스타일 변화를 시도했다. 2차 사전체험은 7월 25일 실시할 예정이며, 대규모 RvR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오딘은 블레이드를 개발한 김재영 대표가 제작자로 참여한 모바일 MMORPG로 마비노기 영웅전으로 알려진 김범 아트 디렉터도 개발에 참여하면서 시선을 모았다. 북유럽 신화 세계관과 5개 대륙을 연결한 심리스 월드 구성, 높은 자유도와 대규모 전쟁 콘텐츠를 갖추었으며,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에 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두 게임 모두 카카오게임즈 라인업에 아쉬웠던 부분을 보강하는 타이틀이다. 캐주얼 장르에 치우쳤던 모바일게임은 달빛조각사로 역량을 다졌고 오딘의 서비스 기반으로 이어졌다. 엘리온 역시 MMORPG와 핵앤슬래시 콘텐츠로 호불호 높은 패스오브엑자일 시즌 콘텐츠를 대신할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기업공개라는 중요한 사건을 마주한 만큼,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게임 성적을 유지하고 신작을 흥행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신작의 흥행은 카카오게임즈가 2년 동안 준비했던 사업 다각화의 성적표로 해석할 수 있다.

단순한 성과 이상으로 기업의 역량과 가능성까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올해의 성적이 기업가치로 연결되는 시점에서 상승세를 유지하는데 어느 때보다 많은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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