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 콘솔/PC게임 시장은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라스트오브어스 파트2(이하 라오어2)를 필두로 워크래프트 리포지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모동숲) 등 네임밸류 있는 타이틀이 다수 등장했으며, 차세대 플랫폼 PS5와 엑스박스 시리즈X가 공개되는 등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소식이 연달아 전해졌다.

2020년의 절반이 지난 현시점에서, 콘솔/PC게임 시장을 달군 이슈는 무엇이 있었는지 정리해봤다.

1. 열렬한 증오 이끌어 낸 라오어2

올해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관심을 받았던 너티독의 라오어2가 유저들로부터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전작이 마스터피스로 평가받으며,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지만 유저들의 평가는 바닥을 치고 있다.
 
그래픽부터 액션에 이르기까지 PS4가 구현할 수 있는 극한의 수준을 끌어내며 너티독의 클래스를 입증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개연성 없는 스토리텔링과 전작을 부정하는 듯한 캐릭터들의 변화된 성격, 주제와 모순되는 게임의 시스템 등 각종 부분에서 유저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너티독 닐 드럭만 부사장은 라오어2 출시 전부터 “라오어2는 아주 불쾌한 경험을 줄 것이다.”라는 말은 공공연히 해왔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 다만, 불쾌감이 작품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아주 원초적이고 단순하게 느껴지는 감정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2. 흑역사로 기억될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워크래프트 팬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던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출시와 함께 온갖 혹평을 받았다.
 
요점만 말하자면, 블리자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블리즈컨 2018에서 공개된 내용 중 실제로 구현된 것이 거의 없다. 스토리 변경도 없었으며, 컷신 리메이크는 원작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그래픽의 향상은 있었지만 유저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고, 한국어 자막은 문자가 겹쳐 엘프가 깐프로 표기되거나 얼라이언스가 끼라이언스, 록타르 오가르가 나를 따람라! 록타람 오가람!이 되는 등 기본적인 요소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그 결과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는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9점, 유저 평점 0.6점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이며 블리자드의 흑역사로 남았다.
 
3.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차세대 콘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의 차세대 콘솔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시리즈X의 구체적인 스펙이 공개됐다.
 
SIE에 따르면, PS5는 울트라 HD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가 장착된 스탠다드 모델과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는 디지털 모델 2개의 옵션으로 출시된다. PS5의 가장 큰 특징은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가 아닌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장착한 것이다. SSD의 장착으로 PS4에 비교해 빨라진 속도로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콘솔 엑스박스 시리즈X는 콘솔 사상 최초로 도입된 다이렉트X 레이 트레이싱 기술, 자체 특허 기술 VRS(Variable Rate Shading), 자동 저지연 모드(ALLM) 기술 등 각종 신기술의 도입이 특징이다.
 
4. 새 술은 새 부대에 PS5 출시 타이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속담처럼 차세대 콘솔에 맞춰 출시될 PS5 신작 타이틀이 공개됐다.
 
호라이즌 제로 던의 후속작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를 필두로, 마블 스파이더맨의 후속작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 프롬소프트웨어의 데몬즈 소울과 PS4 초창기에 출시된 라챗 앤 클랭크는 각각 리메이크와 후속작으로 개발 중이다.
 
이 밖에도 그란투리스모와 NBA 2K 등의 단골 시리즈, 락스타의 대표 타이틀 GTA5의 PS5 버전이 출시된다.
 
신규 IP로는 프로젝트 아시아, 스트레이, 솔라 애쉬, 리터널, 케나: 정령의 다리, 디스트럭션 올스타즈, 프라그마타, 국내 게임사 니오스트림에서 개발 중인 리틀 데빌 인사이드 등이 있다.
 
5. 기대 이상의 열풍, 모동숲 대란

2012년 닌텐도 3DS로 발매된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이후 8년 만인 올해 3월, 출시된 모동숲은 열풍을 넘어선 광풍을 일으켰다. 3월 20일 출시 당일, 코로나19가 대유행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을 구매하기 위해 수천 명이 몰렸다.
 
이 같은 유행은 자연스럽게 판매율로 이어졌다. 모동숲은 국내에서 판매 첫 주 한우리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판매 비중 80%를 차지하며 집계 이래 최고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국내에 불어닥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를 가볍게 비켜가며 역대급 흥행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6. GOTY 후보 1순위 사이버펑크 2077 출시 연기

라오어2가 남긴 실망감을 달래줄 타이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CD프로젝트의 신작 사이버펑크 2077의 출시일이 11월로 연기됐다.
 
사이버펑크 2077의 출시일 연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당초 4월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테스트와 후반 작업을 위해 9월 출시로 한차례 일정을 조정한 바 있다.
 
사이버펑크 2077은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권력, 사치와 신체 개조에 집착하는 거대 도시 '나이트 시티'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는 FPS 게임이다. 정교한 그래픽과 표현, 디테일한 커스터마이징, 유저의 자유로운 행동이 스토리 전개와 세계를 바꿔나가는 시스템 등이 공개되면서 2020년 최고 타이틀로 분류되고 있다.
 
7.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게임쇼 온라인 전환

각종 굵직굵직한 게임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3대 게임쇼로 불리는 E3와 게임스컴, 도쿄게임쇼(TGS) 중 E3는 완전 취소를 결정했으며, 게임스컴과 TGS는 온라인 행사를 준비 중이다. 게임스컴은 8월 27일부터 온라인 행사를 개최하며, TGS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파리 게임 위크, 블리즈컨 등의 게임쇼가 대부분 취소되면서 신작 소식을 기다리는 유저들의 아쉬움을 샀다.
 
반면, 중국은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차이나조이를 개최하며,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는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온·오프라인 병행 개최를 기획 중이다.
 
8. VR게임 시대 열리나? 하프라이프: 알릭스를 향한 호평

하프라이프: 알릭스는 한동안 침체되어 있던 VR게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하프라이프: 알릭스는 VR게임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상호작용의 자유도를 극대화했다. 고도화된 물리엔진으로 기존 VR게임에 비해 사물의 움직임에 이질감이 줄어들었으며, 물체가 가진 특성을 그대로 구현해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분명 존재하며, 상업적인 부분에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모동숲이나 둠 이터널 같은 타이틀에 비해 아쉬운 성과를 거뒀다.
 
다만 여전히 과도기 단계라고 볼 수 있는 VR게임 시장에서 거둔 성과인 만큼, 한 단계 진보된 퀄리티로 VR게임의 가능성을 선보인 하프라이프: 알릭스를 향한 호평은 끊이지 않고 있다.
 
9. 콘솔독점으로 예상됐던 타이틀의 PC 출시

PS4 독점 타이틀로 유명한 호라이즌 제로 던, 데스 스트랜딩, 페르소나4 골든이 PC 버전으로 출시된다.
 
2019 최다 GOTY 수상작 데스 스트랜딩은 지난 6월 3일 PC버전을 출시했다. 스팀과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며 PS4 버전에 없는 포토 모드와 개선된 프레임, 향상된 해상도를 제공한다.
 
지난 2008년 PS2로 출시된 페르소나4의 확장판 페르소나4 골든이 스팀에 출시됐다. 인게임의 큰 변화는 없지만 프레임 향상 및 풀HD를 지원하며, 스팀 업적과 트레이딩 카드가 추가됐다.
 
올해 초 PC버전 포팅이 공식화된 바 있는 호라이즌 제로 던은 8월 7일 정식출시가 확정됐다. 네이티브 4K 및 최대 32:9 비율을 지원하며, AA 및 AF 종류 설정이 가능하다. 이번에 출시되는 컴플리트 에디션은 프로즌 와일드 지역이 추가로 등장하는 DLC가 포함된 버전이다.
 
10. 게임업계의 연이은 성추행 논란

게임계에서 연이은 성추행 논란이 터지고 있다.
 
격투게임 대회 EVO 조이 쿠에야르 CEO의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EVO 참가 의사를 밝혔던 게임사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스트리트파이터5 개발사 캡콤과 철권7 개발사 반다이남코, 모탈컴뱃11 개발사 네더렐름 스튜디오가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EVO의 온라인 개최는 백지화됐다.
 
유비소프트 막심 벨랜드 부사장 역시, 폭행 및 성희롱 혐의로 논란을 일으켜 사임했다. 막심 벨랜드 부사장은 여성 직원 성추행과 인종차별 행위를 했으며, 이를 거부하는 직원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다잉라이트2의 메인 작가로 참여한 크리스 아발론은 직장 내 여성을 성폭행하고 괴롭힌 혐의로 고발당했다. 피해자에 따르면, 크리스 아발론은 여성들을 만취하게 한 후 성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그는 2013년 라이엇게임즈 재키 콜린스 PR 책임자에게 성적 표현이 담긴 메시지를 보내며 성희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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