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게임계 AI전쟁이 예고된 해였다. 인공지능 기술의 관심은 매년 급증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실제 게임개발에 적극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효율성을 입증받았다.

게임계의 '3N'은 AI 산업을 미리 전망하고 연구 투자를 진행해왔다. 실제 구현이 확인되자 규모 경쟁은 더욱 커졌다. 올해 들어 인공지능 기술 보유자를 서로 데려가기 위한 영입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수요에 비해 인력 공급이 많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게임과 야구 등 금융업계와 협업할 만큼 기술 규모를 키웠고, 넷마블의 콜럼버스 프로젝트와 마젤란 프로젝트는 이미 사내 개발 프로세스에 자리잡았다. 넥슨은 재차 대규모 인재 채용에 나서면서 데이터 분석 및 탐지 능력 강화에 나섰다. 여기에 후발주자 스마일게이트가 엔터테인먼트 AI 연구에 나서면서 추격을 개시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먼저 대규모 AI 개발진을 구성했다. 지금은 한국 모든 산업을 통틀어 AI 기술력으로 손꼽히는 업체다. 인력 보강 역시 멈추지 않는다. 9월 발표한 신입사원 공개채용은 총 20개 부문으로 나뉘는데, 그중 20%에 해당하는 5개 부문이 AI 기술 관련이다.

자사 게임의 콘텐츠 구성에 기술이 도입됐고, AI 음성합성 기술(Neural Vocoder)을 실사용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며 개발 효율도 유의미하게 단축시켰다. 이 기술은 국제학회‘인터스피치 2020'에 정식 논문 발표가 이뤄지기도 했다.

AI 기술력은 금융계와 연결될 만큼 성장했다.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에 나섰다. KB증권의 제안으로 엔씨가 협력하게 될  ‘AI PB(Private Banking)’는 금융 데이터와 자연어처리 기술을 접목해 인공지능이 자산관리 조언을 제공하는 첨단 기술이다.

넥슨은 최근 1개월에 걸쳐 인텔리전스랩스 인력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이다. 2017년 신설된 인텔리전스랩스는 인공지능 기반 기술인 빅데이터, 머신러닝 및 딥러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부서다.

올해 초 기준 인력은 200명 가량이며, 예정대로 채용이 이뤄질 경우 연말까지 3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강 분야 역시 전방위적이다. 프로그래밍은 물론 머신러닝 개발, 프론트엔드 및 백엔드 개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데이터분석, 모델링, UX분석, 플랫폼 개발에 이르기까지 AI 관련 모든 분야 인재 영입에 나섰다.

스마일게이트는 게임과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겨냥한다. 8월 스마일게이트 AI센터를 설립해 감정표현과 소통에 특화된 인공지능 개발에 나섰다.

비전으로 내세운 키워드는 2개, 'Fun AI'와 'Human-Like AI'다. 즐거움, 놀람, 기쁨, 감동 등 인간의 다양한 감성을 AI 기술로 풀어내기 위한 선행 기술을 연구가 목표다. 공감과 소통 등 인간 자체에 대한 연구를 통해 기계적 응답에서 벗어나 인간처럼 상호 작용하는 AI를 구현하는 것이다.

최근 채용을 발표한 분야인 AI 인터랙션 강화학습은 그런 의미와 연결된다. 가상 캐릭터의 대화, 행동 등 상호작용을 고도화하는 연구다. 온라인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청각장애 청소년을 위해 AI 문자통역 서비스를 지원하기도 했다. 언어와 소통을 중점에 둔 개발이 어떤 식으로 꽃을 피울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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