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간 게임사는 있지만 돌아온 게임사는 없다. 네이버 카페의 커뮤니티 이야기다.

PC 온라인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네이버 공식카페 이용 비중이 높았다. 게임사 입장에서 소모값 없이 편리하게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고, 유저는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효과를 받았다.

판도가 바뀌는 데에 긴 시간이 들진 않았다. 게임사들의 자체 플랫폼과 커뮤니티에 모바일게임이 보이는 현상은 흔해졌다. 모바일과 PC의 게임성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유저간 정보공유 수요가 많아진 것이 이유다. 결정적인 계기는 네이버의 공식카페 유료화였다.

"네이버가 쏘아올린 작은 엑소더스"

2018년 말, 네이버는 게임사를 대상으로 공식카페 유료화 상품 구매를 유도했다. 기업형 상품은 매달 최대 600만원을 지불해야 하며, 광고 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타 게임사의 광고가 카페 메인화면에 노출된다. 중소 업체의 커뮤니티 운영비로는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따라왔다.

이를 네이버의 '갑질'로 받아들인 업체들은 발 빠르게 이동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사 플랫폼 스토브에 PC 플랫폼 커뮤니티만 포함했지만, 에픽세븐 등 모바일게임 커뮤니티까지 스토브로 옮기는 모습을 보였다. 펄어비스 역시 검은사막 모바일 네이버 카페를 버리고 자사 사이트에 공식 포럼을 개설했다.

넥슨은 게임에 따라 취사선택을 나타냈다. 네이버 유료화 이전 모바일게임은 커뮤니티를 그대로 유지하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바람의나라:연 등 이후 출시 게임은 독자 커뮤니티를 구성했다. 반면 V4처럼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카페를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게임과 커뮤니티 일원화, 상상 이상으로 편리하다"

웹젠은 카페 유료화 이후 마스터탱커를 기점으로 모든 신작이 독립 커뮤니티로 편입됐다. 독립 이후 체감한 가장 큰 장점에 대해, 뮤 오리진과 뮤 아크엔젤 운영을 담당했던 관계자는 '계정 연동'을 꼽았다.

"게임과 커뮤니티 계정이 연동되면 유저 동향 확인도 손쉽지만, 무엇보다 문의 대응과 서비스 제공이 훨씬 빠른 속도로 가능하다"는 것. 또한 "커뮤니티가 게임과 일원화되어 편리한 이벤트와 보안 강화, 빅데이터 활용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예컨대 운영팀에서 커뮤니티 이벤트 당첨 보상을 지급할 때, 네이버 카페는 유저가 댓글에 적어준 캐릭터 정보를 하나하나 수동으로 처리해 데이터를 처리해야 했다. 당연히 지급 속도가 매우 느리고 지급오류도 자주 발생했다. 반면 독립 커뮤니티는 최초 시스템만 구축해두면 불과 몇초만에 모든 당첨자에게 지급을 끝낼 수 있다.

2017년 경 일찌감치 독립 커뮤니티 구축을 시작한 넷마블 관계자 역시, 계정 연동의 편리함을 당시에 언급했다. "네이버 카페는 유저 계정과 캐릭터가 연동되지 않아 문의에 즉각 응대가 어려웠다"면서 "특히 레볼루션 시리즈처럼 혈맹 유저간 커뮤니티 기능이 중요한 게임은 독립 커뮤니티 활성화가 큰 도움이 된다"고 답한 바 있다.

유저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유저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서브컬처 게임 유저들은 '디시'로 빠진다?

유저들의 응답은 미지근했다. 독립 커뮤니티의 주요 단점으로는 '접근성'이 꼽힌다.

길드원 중심으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인 MMORPG는 독립 커뮤니티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브컬처 성향이 강한 게임들은 유저 참여율이 비교적 저조했고, 공식보다 외부 커뮤니티로 빠져나가는 성향을 보였다.

디시인사이드, 루리웹 등 인터넷 대형 사이트에서 최상위 트래픽을 차지하는 커뮤니티가 수집형게임 관련이다. 게임을 간단하게 즐기면서도 가입과 상시 접속이 간단하고, 훨씬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나왔다.

익명의 수집형RPG 관계자는 한 가지 이유를 추가 제시했다. "이쪽 분야에서 게임을 1~2종만 붙잡는 유저는 거의 없다"는 것. 하나만 플레이해도 하루가 모자란 MMORPG와 달리 하루 이용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동시에 즐기는 게임이 많을수록 게시판 이동이 편리한 플랫폼에 자리를 잡는다는 의미다.

커뮤니티 접근성, 커뮤니티 내 콘텐츠 고민할 시기

독립 운영을 시작한 게임사들은 대부분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숙제는 남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포털 사이트보다 접근이 편하게 만드는 일은 태생적으로 어렵다.

앞서 언급된 웹젠 커뮤니티 관계자 역시 "회원 유입만큼은 네이버 카페가 용이하다"고 말을 남겼다. 포털에 게임명 검색 한번으로 공식카페 링크가 최상단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아이디 하나로 모든 곳에서 사용 가능하므로 진입장벽도 낮고, 중소 업체 입장에서는 커뮤니티 초기 세팅이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진정한 '독립'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게임 연동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 지점에서 요구되는 것이 콘텐츠 창의력이다. 콘텐츠와 이벤트가 재미있어야 하는 것은 게임뿐이 아니다. 업계는 커뮤니티 콘텐츠 경쟁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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