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마스크 착용은 매너를 넘어, 사회규범이 됐다. 모임과 행사도 언택트 트렌드 아래, 온라인으로 장소를 옮기고 있다. 

올해 게임계는 IT를 선도하는 분야로서 변화에 앞장섰다. 신작 관련 쇼케이스와 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오프라인 유저 행사 또한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코스프레 모임부터 지스타까지 규모를 가리지 않고 질병 방역에 힘쓰는 노력들이 이어졌다. 

온라인으로 무대가 바뀌는 과정은 오랜 시간이 들지 않았다. 많은 게임사들이 스트리밍으로 공개한 바 있고 유저들과 소통하는데 익숙했다. 유저 또한 새로운 형태의 쇼케이스와 간담회 방식에 금새 익숙해졌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됐던 e스포츠는 돌파구를 마련했다. 2020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는 무관중 경기에도 일평균 국내 동시 시청자 16만을 모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오버워치 리그 또한 그랜드 파이널 경기에서 분당 평균 시청자 155만으로 성공적으로 2020 시즌을 마무리했다. 

게임쇼가 온라인 행사로 거둔 성과는 e스포츠 이상이다. 게임스컴에 따르면 행사 전야제, 오프닝 나이트쇼는 지난해 기록에 4배가 넘는 200만 명 이상의 시청자를 달성했다. 이밖에도 TGS와 지스타 모두 시청자 수치에서 성장세를 보이며, 온라인 행사의 잠재력을 증명했다. 

온라인 간담회와 쇼케이스 진행을 맡았던 관계자는 언택트 트렌드에 대해 ‘가성비’를 장점으로 꼽았다. 장소 섭외, 무대 제작비용을 크게 줄임과 동시에, 행사의 취지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오프라인 행사는 기획 단계부터 무대 제작까지, 많은 비용과 오랜 준비 기간을 필요로 했다. 업데이트 일정에 변동이 생기거나, 예상치 못한 사고가 벌어지면 수습하는데 추가적인 손해가 발생했다. 여기에 다수의 유저가 참석하는 자리라면 제작비는 큰 폭으로 올랐다. 

관계자는 “현장을 방문한 유저에게 드릴 굿즈와 식사비용이 만만치 않다”라며 “온라인 행사 특성상 현장에서 유저들과 함께 호흡할 수 없는 부분은 아쉽지만 가성비가 높고 돌발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은 매력적이다”라고 밝혔다. 

신작 관련 인터뷰를 화상회의로 진행 중인 해외 게임사 관계자는 ‘편리함’을 온라인 행사의 장점으로 언급했다. “장소를 마련할 필요 없이, 전문 통역사 혹은 내부 인력만으로 내용을 즉시 전달할 수 있다”라고 답한 바 있다.

아쉬움도 함께했다. 몇몇 온라인 행사는 트렌드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소통 단절과 콘텐츠 부족, 미숙한 시스템 운영 등의 문제는 온라인 행사가 오프라인 행사를 완벽하게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올해 지스타는 4일간 85만 명의 시청자를 모았으나, 미흡한 방송 송출과 부족한 콘텐츠로 불편을 안겼다. 대다수 방송 프로그램이 사전녹화였음에도, 음향이 정상적으로 출력되지 않고 영상이 끊기는 문제가 잇따라 발생했다. 신작 발표는 개발자 인터뷰, 티저 영상에 그쳐 실제 플레이 영상을 기대했던 유저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온라인 쇼케이스를 준비 중인 익명의 관계자는 ‘아직 온라인 행사의 실효성을 판단하기 이르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가성비를 판단하기에 표본이 부족하고 기간 또한 짧다는 것. 행사가 신규, 복귀 유저 유입, 검색 지표 및 매출 상승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언택트 트렌드 적응을 끝낸 게임사는 온라인 행사 진행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으로 해결해야할 숙제도 있다.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과 소통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전할 일이 남았다.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어설픈 온라인 행사는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무분별한 트렌드 쫒기 행보를 경고했다. 무대가 달라졌을 뿐, 유저들에게 전할 메시지는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업계에 변화를 강제했고 많은 숙제를 남겼다. 팬데믹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언택트 트렌드 활용법은 중요해지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고 기본에 충실할 것. 관계자들이 바라보는 온라인 행사의 핵심은 작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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