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는 올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신작을 선보였다. 

레전드오브룬테라(이하 LoR)와 전략적 팀전투 모바일 버전으로 서비스 플랫폼을 확장했다. 신규 IP 발로란트로 FPS 장르에 도전했으며, LoL 월드챔피언십 10주년 대회와 프리시즌 업데이트를 코로나19 악재 속에서 차질 없이 진행했다. 

LoL의 흥행도 계속되고 있다. PC방 점유율은 50%에 가까운 수치로 1위를 수성 중이고 e스포츠도 매년 새로운 시청자 기록을 경신 중이다. 11월 기준 LoL은 트위치에서 평균 18만 명 이상의 시청자를 달성하며, 가장 많은 시청자를 모은 게임 카테고리로 기록됐다. 

내년도 바쁜 일정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LoL 기반 턴제RPG 몰락한 왕과 LoL 애니메이션 아케인 공개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중 몰락한 왕은 퍼블리싱 레이블 라이엇 포지의 게임으로, 레이블의 방향성을 공개하는 첫 사례다. 흥행 여부에 따라, 다음에 출시될 시간/교차를 향한 기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이렇게 견고한 LoL의 성장세와 비교해, 신작의 성과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LoR, 발로란트 모두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시즌제 콘텐츠를 출시했지만 점유율은 역으로 하락하고 있다. 발로란트의 PC방 점유율 수치는 출시 초기에 비해 절반으로 하락, 10위권 후반대로 밀려났다. 

모바일 역시 고요하다. LoR과 전략적 팀전투는 IP의 유명세에 비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오히려 오픈베타 중인 와일드리프트가 라이엇게임즈 모바일게임 사이에서 가장 높은 매출순위를 기록 중이다. 

LoL이란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신작을 출시했음에도, 그만한 파급력을 얻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신작의 게임성이 국내 성향에 맞지 않을 수 있다. LoR은 챔피언과 지역별 키워드의 연계가 특징인데, 이러한 장점이 국내 유저들에겐 느린 경기 템포 등의 단점으로 언급되고 있다.

발로란트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고사양 게임이 대중화된 국내에서 그래픽을 일정 부분 포기한 최적화는 장점이 아닌, 단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배틀로얄, 하이퍼 FPS가 선점한 시장 분위기도 택티컬 FPS를 표방하는 발로란트가 안착하기 어려운 이유다. 

발로란트의 문제는 정식출시를 앞둔 와일드리프트에도 적용될 수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유저에게 MOBA 장르가 외면받는 상황과 PC방 인프라를 감안하면 원작의 대체재를 선택할 이유가 크지 않다. 와일드리프트가 변화의 시작이 될 가능성도 있지만 확실한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확신하기 어렵다. 

게임의 하드코어한 방향성도 영향이 있다. 국내 유저에게 FPS와 CCG는 익숙한 장르지만 라이엇게임즈의 신작은 세부 요소에서 진입장벽을 느낄만한 부분이 많다. 많은 보상을 지급해도, LoR의 복잡한 키워드와 발로란트의 짧은 TTK(Time to Kill) 등을 극복하는 과정은 별개의 문제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출시 초기 골든타임을 놓친 것도 아쉽다. 발로란트는 뱅가드를 완벽에 가까운 보안 프로그램으로 소개했으나, 백도어 논란과 실행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신작들의 아쉬운 성과는 라이엇게임즈의 청사진에 참고할 고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라이엇게임즈는 2020년을 확장과 도약의 해로 선언한 바 있다. 신규 장르 개척과 발로란트 IP 발굴로 사업 영역의 폭을 넓혔으나, 올해 이룬 성과는 신작보다 LoL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고 어느 때보다 새로운 면모도 보여줬다. 하지만 원히트원더의 꼬리표는 라이엇게임즈가 2021년 해결해야할 숙제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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