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라이브 서비스 역량에 투자해 ‘초격차’를 만들어보려 한다. 또한 신작을 갈고닦아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겠다.”

넥슨 이정헌 대표가 2020년 신년사에서 언급한 청사진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현시점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현실이 됐다.

꾸준한 강세였던 온라인게임은 여전히 PC방 점유율 순위 상위권이다. 더 로그의 PC방 점유율 순위(21일 기준)는 피파온라인4(2위, 8.43%), 서든어택(4위, 6.99%), 메이플스토리(5위 5.34%), 던전앤파이터(10위, 1.52%)가 Top10을 형성하고 있으며, 카트라이더(16위, 0.66%), 사이퍼즈(20위, 0.36%), 마비노기 영웅전(30위, 0.17%)이 뒤를 따르고 있다.

2018년 출시된 피파온라인4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10년 이상 서비스 중인 장수게임이다. 빠르게 흐름이 변화하는 게임 시장에서 10년 이상 꾸준한 서비스가 이어지는 것은,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 역량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라이브 서비스 역량은 꾸준한 업데이트와 유저 관리에서 드러난다. 이는 PC방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넥슨의 모든 게임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피파온라인4는 지난달 윈터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겨울 시즌 업데이트와 이벤트 계획 등의 청사진을 유저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었으며,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역시 각각 온라인 쇼케이스 ‘메이플TV’와 ‘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 페스티벌’로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운영 방침은 오랜 기간 지속돼 유저들의 신뢰를 쌓고 있으며, 게임이 장수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 결과 주요 온라인게임 매출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넥슨의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17주년을 맞은 메이플스토리는 한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71% 성장했으며, 북미·유럽과 아시아·남미에서 각각 178%, 16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던전앤파이터와 서든어택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 35%를 기록하며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데 일조했다.

온라인게임의 성과가 이 대표의 신년사 중 첫 문장을 대표한다면, 모바일게임은 두 번째 문장에 부합한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V4와 올해 출시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나라:연 등의 신작이 모바일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그동안 모바일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 특히, 모바일게임의 최대 격전지인 MMORPG에서 리니지 IP(지식재산권) 기반의 게임들에 밀려 아쉬움을 남겼다.

V4 출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V4는 출시 초반부터 서비스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최상위권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 포함 4관왕을 달성하는 등 게임성과 상업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신규 IP로 꾸준히 모바일 MMORPG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결과가 드디어 빛을 보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바람의나라:연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이하 카러플)의 흥행은 자사 IP로 거둔 성과로 의미가 있다. 과거 넥슨은 던전앤파이터:혼이나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 등 자사의 인기 IP를 모바일게임으로 출시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카러플과 바람의나라:연은 출시와 함께 승승장구하며 각각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5위, 6위를 기록 중이다. 카러플의 경우 과금 비중이 높지 않은 캐주얼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넓은 유저풀과 합리적인 시즌패스 중심의 상품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상위권에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넥슨의 3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넥슨은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시가총액 30조 원 돌파란 금자탑을 쌓았다.

넥슨은 현재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마비노기 모바일, 테일즈위버M 등 자사 IP 기반의 신작을 개발 중인데, V4를 시작으로 카러플과 바람의나라:연이 거둔 성공은 차기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게임 사업이 급성장의 원동력은 성공적인 조직 개편 덕분이다. 넥슨은 지난해 온라인과 모바일 사업부를 통합하고 개발 자회사의 지배 구조를 개편하는 등의 정비 과정을 거쳤다. 개편 과정에서 온라인게임 서비스 경험을 가진 PM들이 모바일게임에 투입됐고 이는 모바일게임 서비스의 퀄리티 향상이란 긍정적인 결과물을 가져왔다.

이처럼 넥슨은 이 대표가 연초에 언급했던 것처럼 라이브 서비스 역량 투자로 온라인게임에서 초격차를, 모바일게임은 신작 성공으로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데 성공했다.

조직 개편을 통한 체질 개선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올해와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된다면 2021년에도 넥슨의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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