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온라인, 모바일, 스팀, 콘솔까지. 네오위즈는 2020년 모든 플랫폼에서 존재감을 빛냈다. 장르와 규모 역시 가장 다양했다.

기본 호재는 주 수익원인 웹보드에서 나왔다. 3월 게임법 시행령 개정으로 웹보드게임 규제가 완화됐고, 같은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모바일 수요가 급증했다. 2020년 상반기 네오위즈 매출은 약 1,4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웹보드에 안주하지 않았다. 수년 전부터 인디게임 지원과 퍼블리싱 사업을 확대했고, 자체개발 PC 콘솔게임과 글로벌 공략에 힘을 실었다. 올해 들어 그 결과물은 선명해졌다. 네오위즈 스팀 라인업은 이제 하나의 레이블을 구성할 정도로 성장했다.

사우스포게임즈가 개발한 스컬(SKUL)은 개발사와 퍼블리셔간 윈-윈 사례가 됐다. 2월 얼리액세스 출시 이후 1개월 만에 판매 10만장을 넘겼다. 해골을 주인공으로 활용한 개성과 게임성, 경쾌한 로그라이트 액션은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국내 대표 리듬게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V는 정식 출시와 함께 매달 업데이트로 사후관리를 이어나갔다. 신규 DLC 출시마다 스팀 인기 신제품 판매 국내 1위를 차지했고, 해외 인지도를 꾸준히 넓혀 매출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4월 출시한 플레비 퀘스트: 크루세이더즈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대전략 시뮬레이션이란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십자군전쟁을 배경으로 유럽과 중동 전체를 활용했고, 귀여운 사각타일 캐릭터를 내세워 깔끔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3분기는 모바일 방치형게임 기타소녀와 데스나이트키우기의 출시 효과가 더해지며 실적 증가를 이뤘다. 슈퍼플렉스가 개발한 데스나이트키우기는 지난 6월 자회사 편입 이후 성과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기타소녀는 감성과 힐링을 내세우면서 화제를 모았고, 구글플레이 '올해를 빛낸 캐주얼게임'에 선정됐다.

네오위즈가 주력으로 내건 차기 '플래그십'은 블레스 언리쉬드다. 블레스 IP를 논타게팅 액션 중심 MMORPG로 탈바꿈했고, 몬스터헌터 시리즈 참여 경력을 가진 개발자들을 대거 영입해 콘솔 액션에 공을 들였다. 콘솔 글로벌 서비스에 이어 국내를 포함한 모든 지역에 PC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 게임들의 글로벌 사업도 주도적으로 이뤄졌다. 네오위즈는 작년 10월 PC게임 아바(A.V.A)를 인수하고, 레드덕 핵심 개발자들을 자사에 편입시켜 게임 재정비 작업을 거쳤다. 지난 7월에는 현지 업체 해피툭을 통해 대만 지역에 재출시했다.

네오위즈 자회사 게임온은 일본 공략의 새 장을 마련했다. 검은사막 일본 서비스는 개발사 펄어비스에게 돌아갔지만, 대신 로스트아크 서비스를 맡아 성공적으로 진입시켰다. 일본 PC 온라인게임 중 이례적으로 사전예약 10만명을 넘겼고, 출시 2주 만에 인기 1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네오위즈의 2020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이벤트는 스팀 배급사 할인이었다. 국내 게임사 중 최초다. 이미 스팀 플랫폼에 자사 게임을 풍부하게 보유했기에 가능했다. 

새로운 시도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인력 모집에 나선 내부 개발작 프로젝트P는 콘솔 플랫폼 기반 소울라이크 액션으로,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스튜디오가 개발한다. 개발이 궤도에 오르는 시점이 언제일진 알 수 없지만, 해외에 내놓을 만한 콘솔 대작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퍼블리싱 인디게임들도 기지개를 켤 준비를 마쳤다. 스컬은 1년간의 담금질 끝에 1월 21일 정식출시에 나선다. 각성 시스템을 준비해 50여 종의 각성 스컬을 선보이고, 2개 챕터와 보스를 추가해 엔딩까지 볼륨을 갖춘다. 블레이드 어썰트, 사망여각, 댄디 에이스 등 신작 인디게임들도 내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게임계는 이제 해외 PC와 콘솔게임에 눈을 돌리고 있다. 네오위즈에 대해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한 박자 빠른 선점이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노하우는 충분히 쌓였고, 결과물은 눈에 띄기 시작했다. 네오위즈의 2020년은 증명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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